↑ 2019년 한 해 사랑받은 예능 프로그램들. 트로트와 스포츠, 다양한 소재로 재미를 더해 시청자 층을 넓혔다. 제공|각 방송사 |
2019년에도 예능은 넘치는 사랑을 받았다. 2018년 먹방 예능이 방송가를 휩쓸었다면, 2019년은 주류와 비주류를 넘나드는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들이 사랑받았다. 지상파를 위협하던 tvN 예능이 잠시 주춤하는 사이, 기존 형식과 분야, 틀을 깬 예능이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중장년층 겨냥 프로그램들이 대박나면서 종합편성채널의 성장세가 두드러진 한해였다.
↑ ‘미스트롯’ ‘보이스퀸’ ‘뭉쳐야 찬다’. 제공 l TV CHOSUN MBN JTBC |
올 한해 예능 프로그램은 종합편성채널의 판정승으로 보여진다. 틈새 시장을 겨냥한 참신한 아이디어와 기획이 돋보이는 예능들이 큰 사랑을 받았다. 채널A를 제외하고 모두 매서운 성장세를 보였다.
JTBC는 드라마 못지 않게 인기 예능 프로그램을 다수 보유한 예능 강국이다. ‘한끼줍쇼’ ‘아는 형님’ 등이 여전히 선방한 가운데, 장수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가 아쉽게 막을 내렸다. 그런 반면, 지난 여름 ‘효리네 민박’ 제작진이 핑클의 완전체 예능 ‘캠핑클럽’를 선보여 반가움을 줬고, 추억소환 음악 예능 ‘슈가맨3’을 통해 양준일이 컴백쇼를 선보여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그 중 스포츠 전설들이 모여 조기축구를 하는 ‘뭉쳐야 찬다’의 성공은 대박에 가깝다. 스포츠 예능의 새 장을 연 동시에 ‘예능 늦둥이’ 스타 허재를 탄생시켰다. 안정환 감독 아래 여홍철, 진종오, 이형택, 모태범 등 좀처럼 볼 수 없던 스포츠 스타들이 축구공을 차며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불러모았고, 최근엔 박태환까지 합류하면서 절정의 팀워크를 보이고 있다. 이들 스포츠 레전드들이 보여주는 허당기 가득한 모습은 신선한 웃음을 안기며 전국에 조기축구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뭉쳐야 찬다’의 성공은 방송가에 스포츠 예능 제작 러시를 불러왔다. 서장훈이 다시 농구 코트에 복귀하는 SBS ‘핸섬 타이거즈’가 내년 1월 방송을 앞두고 있고, KBS ‘씨름의 희열’이 씨름의 부흥을 꿈꾸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TV조선은 새로운 예능 강자로 급부상 중이다. ‘아내의 맛’ ‘연애의 맛’이 성공적으로 안착한 가운데, 트로트 오디션 '미스트롯’의 성공은 역대급이었다. 시청률 18.1%까지 찍으며 종편 예능 사상 최고 성적을 냈고, 송가인·정미애·홍자 같은 트로트 가수들이 하루 아침에 스타덤에 올랐다. ‘미스트롯’은 비주류의 역습이라 불릴 만큼 소외된 시장에 집중했다. 2030 콘텐츠들이 넘쳐나는 요즘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중장년층을 끌어안으며 추억을 소환하고 대리만족을 선사했다. 재야 숨은 고수들의 열정적인 무대는 트로트를 잘 몰랐던 젊은 세대까지도 건드리는 기적적인 반응으로 이어졌다. ‘미스트롯’ 열기는 TV 밖에서도 이어졌다. 전국투어는 기획 때마다 문전성시를 이뤘고, 시즌2격인 ‘미스터트롯’ 제작으로 이어졌다.
MBN 주부 오디션 프로그램 ‘보이스퀸’ 역시 MBN 역대 첫방송 최고 시청률 5.3%로 출발한 후 10%에 육박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매회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가창력 맛집으로 통하고 있다. ‘보이스퀸’의 주인공 역시 꿈을 포기한 경력단절 주부다. 이 프로그램은 출연자들의 갖은 사연과 도전 과정에 주목한다. 파란만장한 삶의 굴곡을 가진 이들의 도전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올 한해 ‘미스 트롯’과 ‘보이스퀸’은 ‘프로듀스’ 사태로 늪에 빠진 오디션 예능의 체면을 살린 구세주가 된 셈이다.
MBN의 올 한해 행보는 주목할 만했다. 유일용 PD와 전인화의 첫 리얼버라이어티 예능 ‘자연스럽게’를 선보인 동시에 ‘오늘도 배우다’ ‘모던패밀리’ ‘우리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를 내놓으면서 다양화를 시도했다. 또, 2030 시청자들을 겨냥한 힙합 예능 ‘사인히어’ ‘연애DNA연구소X’ ‘비포썸라이즈’ 같은 신선한 시도로 눈길을 모았다.
반면, 채널A는 주춤했다. 지난해 ‘하트시그널’ ‘도시어부’로 채널 인지도를 올렸으나 이마저도 출연자의 개인사 문제로 시끄러웠다. 그나마 ‘도시어부’가 효자 노릇을 해오다 재정비를 위한 휴식기를 갖고 시즌2로 돌아왔다.
↑ ‘놀면 뭐하니’ ‘구해줘 홈즈’. 제공 l MBC |
MBC는 올해도 ‘나 혼자 산다’의 독주 속에 ‘라디오스타’ ‘전지적 참견 시점’ ‘복면가왕’ 등 효자 프로그램들이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다른 한편에서는 참신한 아이디어로 기획된 신상 예능 프로그램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김태호 유재석의 재회작으로 화제를 모은 ‘놀면 뭐하니’와 복덕방 예능 ‘구해줘 홈즈’이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를 잡았다.
고정 출연자 유재석을 중심으로 시작된 ‘릴레이 카메라’, 드럼 신동 유재석의 ‘유플래쉬’, 트로트 신인 가수 유산슬의 ‘뽕포유’까지, 릴레이와 확장을 기반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있다. ‘뽕포유’가 낳은 대세 신인 유산슬의 인기는 신드롬급이었다. 신곡 '합정역 5번 출구'와 '사랑의 재개발'은 MBC 뿐만 아니라 지상파 방송 3사를 넘나들며 인기몰이 중이다.
‘구해줘! 홈즈’는 일요일 밤을 구했다. 첫 방송부터 36주 연속 2049시청률 동시간대 1위를 지키고 있다. 스타들이 직접 발품을 팔아 집을 구해주는 리얼 발품 중개 배틀을 담은 이 프로그램은 1인 가구, 신혼부부, 5인 가족 등 다양한 의뢰인의 사연을 받아 실제 집을 구경하는 듯한 재미를 주고 있다. 여기에 ‘덕(德)’팀 팀장 김숙과 ‘복(福)’팀 팀장 박나래는 자취, 월세방이나 지하, 옥탑방, 친구들과 동거 등 이사를 각자 20번 넘게 다닌 여러 경험을 바탕으로 진정성 있는 조언을 전한다.
↑ ‘1박2일’ 시즌4. 제공 l KBS |
KBS 예능의 가장 큰 수확은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다. 일할 맛 나는 일터를 만들기 위한 대한민국 보스들의 자발적 자아성찰 프로그램으로, 시청률 10%대를 넘겼다.
네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 KBS2 간판 예능 ‘1박2일’은 우려와 달리 15%대 시청률로 출발하며 원조 ‘국민 예능’의 저력을 과시했다. 예능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웠던 연정훈이 ‘맏형’으로 합류해 호기심을 더했고 김선호, 문세윤, 김종민, 딘딘, 라비의 조합은 톱니바퀴가 맞물리듯이 잘 굴러갔다.
오후 9시대로 자리를 옮긴 KBS 2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동시간대 ‘미운 우리 새끼’의 대항마로 꼽힌다. 여전히 10%를 넘기며 순항 중이다. 지난 15일 방송부터 장윤정, 도경완 부부와 연우-하영 남매가 새롭게 합류해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10%를 넘나드는 ‘살림하는 남자들'도 김승현의 결혼 발표로 화제성을 더하며 수요일 예능 강자로 자리매김 중이다. 그 밖에 정해인의 첫 단독 예능 ‘정해인의 걸어보고서’, 스포츠 예능 ‘씨름의 희열’ 등이 새롭게 론칭되면서 시청자의 관심을 끌었다.
↑ ‘토크가 하고 싶어서’ ‘만남의 광장’. 제공 l SBS |
SBS는 탄탄한 장수 예능이 굳건했다. ‘런닝맨’을 시작으로 ‘정글의 법칙’ ‘동상이몽’ ‘불타는 청춘’ ‘미운 우리 새끼’ ‘집사부일체’ 등이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예능 우량주를 여럿 갖고 있는 예능강국이지만, 모험적인 실험도 멈추지 않았다. 월화 드라마 재정비를 위해 휴식기를 선언하면서 육아 예능 ‘리틀 포레스트’를 편성하는 변화를 감행했고, 기존 드라마 시간대인 수목 오후 10시대에 신규 예능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와 ‘맛남의 광장’을 파격 편성했다. 배우 이동욱은 SBS에서 ‘룸메이트’, ‘강심장’ 등을 진행한 경험이 있어 이번 궁합에 기대가 쏠린다.
‘맛남의 광장’은 고속도로 휴게소 뿐 아니라 공항, 철도역 등 유동 인구가 많은 만남의 광장에서 로컬 푸드나 특산물로 음식을 만들어 판매하는 과정을 그리는 먹방 프로다. 첫방송 후 백종원의 요청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구매한 ‘못난이 감자’가 불티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 ‘유 퀴즈 온더 블럭’. 제공 l tvN |
tvn은 올 한해도 나영석이 다했다. 나영석표 시즌제 예능 프로그램이 체면을 살렸다. ‘삼시세끼’ ‘신서유기’ ‘강식당’이 고정 팬층을 중심으로 중박 이상의 흥행을 기록했고, ‘스페인 하숙’ ‘커피프렌즈’도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착한 예능 ‘유퀴즈언더블럭’의 약진은 주목할만 했다. ‘유 퀴즈 온 더 블록’은 유재석과 조세호가 정처 없이 길을 걸으며 불특정 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로드 토크쇼’이자 ‘길거리 퀴즈쇼’다. 퀴즈를 맞히면 상금을 주는 기본 퀴즈쇼의 포맷에 유재석 특유의 친근 토크가 더해져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잡았다. 아직 시청률은 높지 않지만 시민들과 대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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