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유리가 드라마보다 더 강한 임팩트를 남기며 시청자와 짧은 작별을 했다.
MBC 주말드라마 '숨바꼭질'이 최종회차 15.4%(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로 17일 종영했다. 동시간대 1위를 꾸준히 수성해온 것은 사실이나 절대적 수치나 체감 호응도까지 '대박'이라고 말하기엔 2% 부족했던 '숨바꼭질'. 하지만 시청률을 떠나 이유리의 '믿보배'(믿고 보는 배우)다운 활약은 주목할만하다.
'숨바꼭질'은 대한민국 유수의 화장품 기업 메이크 퍼시픽의 상속녀 민수아(엄현경 분)와 그녀의 인생을 대신 살아야만 했던 또 다른 여자 민채린(이유리 분)의 뒤바뀐 운명과 이를 둘러싼 욕망, 비밀을 그렸다.
드라마는 출생의 비밀과 복수, 얽혀있는 이해관계 등 많은 내용을 담았다. 자칫 어수선해 보일 수 있음에도 안정적으로 극이 진행된 데에는 배우들의 공이 크다. 그 중에서도 주인공 민채린 역을 맡은 이유리는 말이 필요 없는 열연을 펼쳐 극을 이끌었다.
극중 민채린은 정혜선 손녀 민수아(엄현경 분)의 액받이로 들어갔으나 수아가 유괴 당한 후 자신이 입양아라는 사실을 감춘 채 '부잣집 딸'로 살아가는 고달픈 역할이다. 뛰어난 능력에도 인정을 받지 못하고 계속해서 자신의 존재 이유를 입증하기 위해 노력하는 짠내 나는 악바리다.
4년 전, MBC 드라마 '왔다! 장보리'에서 악녀 연민정이라는 '인생캐릭터'를 연기했던 이유리는 '숨바꼭질'에서도 다시 한 번 연기력을 입증했다. 연민정이 악에 가까운 인물로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했다면 민채린은 가족들의 애정과 인정을 갈구하고 자신의 대외적 이미지인 '화려한 상속녀' 이미지를 지키고 싶어 하는, 선과 악이 모호한 그저 욕망에 솔직한 인물이다.
민채린은 양어머니인 조미령이 잃어버린 친딸 수아를 그리며 힘들어할 때면 같이 마음 아파하면서 찾아주겠다 다짐하고, 수아를 찾으면 자신을 파양하겠다는 할머니 정혜선의 말에 엄현경이 수아인 것을 알면서도 숨기려 하는 이중적인 면모를 보인다. 이유리는 이처럼 입체적인 캐릭터를 완벽한 분석으로 표현, 시청자의 공감을 샀다.
특히 엄현경을 숨기려던 시도가 들통난 뒤 20년을 엄마라고 부르고 살아온 조미령에 이끌려 맨발로 쫓겨나 오열하는 모습이나 송창의를 지키기 위해 그토록 바라던 가족을 포기하고 파양해달라고 정혜선에 매달리던 모습 등 시청자마저 가슴 아리게 만드는 연기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믿보배(믿고 보는 배우)', '주말극 퀸', '시청률의 여왕' 등 찬사에 가까운 수식어에 걸맞는 활약을 보여준 이유리. 그는 내년 1월 방송을 앞둔 MBC 새 수목드라마 ‘봄이 오나 봄'을 통해 휴식 없이 안방극장에 복귀한다. 차기작에서 이유리가 또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한편 이유리는 17일 소속사를 통해 “모든 스태프, 배우 감독님 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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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스타투데이 DB, MBC 방송화면 캡처[ⓒ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