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탐정` 시리즈에 각별한 애정을 보인 배우 권상우. 사진 | 강영국 기자 |
“영화 ‘탐정’ 시리즈는 그야말로 의리와 애정으로 모두가 똘똘 뭉쳐 어렵게 살려낸 자식이랄까요? 전편 스코어가 5만 명으로 시작해 마지막엔 200명만 명을 넘겼는데 주변은 물론 내부 반응이 정말 뜨거웠어요. 사실 일주일 만에 몇 백만을 돌파할 만한 영화가 아닌데… 유난히 더 애틋하고 기특하고 간절했죠.”
각종 공식석상을 통해 “할 수만 있다면 연기를 할 수 있는 그 날까지 ‘탐정’ 시리즈를 이어가고 싶다”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 권상우(42)가 올해 스크린 공약에 대한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그리고 그 시작은 반드시 ‘탐정: 리턴즈’(감독 이언희, 이하 ‘탐정2’)가 됐으면 좋겠단다.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권상우는 비교적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일단 정말 열심히 찍었고, 한 명의 관객으로서도 재미있게 봤다. 실제로 (개봉 이후에 관객들은)어떤 반응을 보여주실지 모르겠지만 많이 웃으셨으면 좋겠다”고 개봉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추리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늘 봐 온 어떤 법칙 같은게 있지 않나”라며 “‘탐정’은 장르는 추리물이지만 그것에 국한되지 않은 다른 지점이 있었다. 한국의 가장으로서 애환이나 치열함 속에서도 포기할 수 없는 꿈, 그리고 일상적인 공감대와 웃음이 녹아 있어 좋았다. 무엇보다 성동일 선배에 대한 신뢰가 워낙 컸다.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사람이니까”라며 웃었다.
“속편이라고 해서 대단한 포부나 욕심이 있던 건 아니에요. 현장에 다시 모인 게 반가웠고 ‘또 한 번 재미있게 찍어보자’라는 마음뿐이었죠. 사실 아무리 시나리오가 좋아도 상대 배우와의 호흡이나 신뢰가 엉망이면 하고 싶지 않잖아요? 성동일 선배는 말할 것도 없고, 이광수 역시 이미 너무나 검증된 친구니까 뭘 하든 든든하고 설렜죠. 서로를 의식해 욕심 내기보단 오히려 더 돋보이게 해주려고 했고 즐기는 마음이 컸어요. 그런 지점들을 몇 번이고 확인하고 나니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더 좋은 무언가를 보여드릴 수 있겠다는 자신감과 설렘이 커졌고요.”
’탐정2’는 셜록 덕후 만화방 주인 ‘강대만’(권상우 분)과 레전드 형사 ’노태수’(성동일 분)가 탐정사무소를 개업한 이후 예상치 못한 살인 사건을 의뢰 받은 뒤 전직 사이버수사대 에이스 ’여치’(이광수 분)를 영입해 진실을 파헤쳐 나가는 코믹 범죄 추리극. 전작인 ‘탐정: 더 비기닝’(감독 김정훈, 이하 ’탐정1’)은 2015년 9월 추석 시즌에 개봉해 누적 관객수 262만5686명을 끌어 모으며 손익분기점(약 180만명)을 가뿐하게 넘긴 바 있다.
그는 ‘탐정2’를 두고 “화려하게 멋 부리지는 않았지만 맛깔스럽고, 아슬아슬하게 사건을 파헤쳐가는 재미가 솔솔한 캐릭터 무비”라고 소개했다. 이어 “이번 시즌에서 탐정 사무소를 본격적으로 차렸기 때문에 사실 진짜 시작은 이제부터”라며 “갈수록 업그레이드될 수 있는 작품으로 남았으면 좋겠고 우린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흥행이 돼야만 한다”며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미래에 대한 고민이 극심한 요즘”이라는 그는 “언제까지 내가 이 일을 할 수 있을 지 모르기 때문에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값지게 보내고 싶은 마음이다. 좋은 작품을 만나 언젠가 뒤돌아 봤을 때 회자될 만한, 그래도 뿌듯할 만한 작품을 많이 만나고 싶다. ‘탐정’ 역시 내게 그런 시리즈로 만들어가고 싶다”고 했다.
“드라마와 영화가 저마다 장단점이 있고 서로 다른 매력이 있는데 영화는 상대적으로 많이 하질 못 한 것 같아 당분간은 스크린 공략을 위해 힘을 쏟아 부으려고 해요. 다양한 장르로 변화도 주고 어떤 갈증도 좀 채우고 싶고…가족에게도 보다 당당하게 보여줄 수 있고 스스로 뿌듯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려고 해요. 무리는 안 해요, 스스로 잘 할 수 없는데 욕심내거나 무모하게 뛰어 들진 않아요.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해야죠.(웃음)”
↑ 권상우는 배우로 가장으로 `오늘`을 열심히 살겠다고 말했다. 사진 | 강영국 기자 |
끝으로 어떤 작품을 하고 싶고, 어떤 배우로 남고 싶냐고 물었다. 담백하지만 진심이 느껴지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냥 다작 배우가 아닌 다 잘 하는? 멜로 코미디 액션 상관없이 뭐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그는 “시간이 지닌 양면성을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느끼는 요즘, 돌아오지 않는 시간을 아주 잘 현명하게 보내고 싶다. 그리고 그 결과는 내 작품이 말해주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배우로서 정말 후회가 남지 않도록 열심히 하고, 그 이후에는 가족에게 좋은 남편이자 아버지, 아들이 되고 싶어요. 더 뜨겁게 오늘을 살고, 보다 행복한 내일을 맞이하고 싶어요. 시간이 지나서도 계속 이야기하고 싶은, 몇 년에 한 번씩이라도 다시금 보고 깊은 그런 작품을 만나고 싶어요. 그게 배우로서 남은 제 꿈이죠.”
‘탐정2’는 전작 ‘미씽’으로 굵직한 울림을 선사한 이언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일찌감치 찰떡궁합을 입증한 권상우 성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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