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4년 만에 취재진을 만난 가수 이효리의 입담은 거침 없었다. 그는 가장 관심이 가는 후배 가수로 마마무를, '포스트 이효리'로 아이유를 꼽았다. 다른 가수들을 의식하지 않고 생각하는 그대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이효리는 지난 4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새천년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정규 6집 '블랙'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오랜만에 카메라 플래시를 받아 기분 좋다"면서도 "서울 올라와서 2주 정도 지내고 있다. 복잡한 생활을 안 하다가 바쁘게 생활하다 보니 재밌지만 정신도 없는 듯하다"고 첫인사를 건넸다.
'블랙'은 이효리가 작사, 김도현과 공동 작곡한 곡으로 카메라 렌즈 뒤로 가려졌던 자신의 본질로 돌아가고 싶다는 뜻을 담았다. 지난 1998년 아이돌그룹 핑클로 데뷔한 뒤 화려한 연예계에서 활동했던 그가 제주도 전원생활을 하면서 되찾은 자신에 대한 이야기다.
이효리는 새 앨범에 대해 "저를 설명하는 수식어를 보면 컬러감이 많더라. 빨간색 오렌지색 등이 있다. 그런 색깔들을 걷어냈을 때 사람들이 저를 어떻게 볼지 궁금했다"며 "사람이 항상 밝을 순 없다. 항상 한쪽 면만 사랑받는 게 서글프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두운 면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화려한 겉치장보단 누구나 가진 어두운 면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이효리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할 때도 에둘러 말하지 않았다. 가장 좋아하는 그룹과 포스트 이효리와 관련해서도 마마무와 아이유를 콕 집어 언급했다.
이효리는 "마마무 친구들이 무대 위에서 끼가 많더라. 끼라는 건 타고 나는 게 있다. 연습한 것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포스트 이효리'라는 건 옛날식의 생각인 듯하다. 지금은 개성 있는 친구들이 많다. 그래도 꼽는다면 아이유가 포스트 이효리인 듯하다. 자신만의 색깔로 음악을 구축하는 것 같다"고 했다.
질문에 대상을 일일이 집어 말한 이효리는 자신에 대해서도 "화려한 치장을 해도 이전보다 아름답지 않을 것이라는 직감이 있었다. 제가 직접 작사 작곡한 앨범으로, 마음을 진솔하게 전하고 싶었지만, 섹시한 모습은 포기할 수 없더라"고 말해 웃
이효리는 1시간 넘게 이어진 질의응답을 마친 후 "예전에는 이런 자리에서 날 선 질문들도 받았는데, 오늘은 음악 얘기를 많이 한 것 같다. 감사하다. 과거에는 기자분들을 미워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이해가 되더라. 저도 활동 열심히 하겠다"며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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