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이스 김재욱 |
“완벽주의자? 전혀 아니다(웃음). 예민할 땐 물론 있겠지만, 늘어질 때는 한 없이 늘어지기도 한다. 개와 고양이를 키우는데 얘들과 놀 때와 카메라 앞모습은 전혀 다르다. 모태구와 연관 지으면 놀란 것이다(웃음). 개 이름은 다음이, 고양이 이름은 무량이다. 데려오기 전부터 ‘감개’ ‘무량’으로 짓고 싶었는데 보호소 다음이라고 불렸더라. 아무리 ‘감개야’라고 불러도 반응이 없어 그냥 ‘다음’이라고 부른다. 동물은 너무 좋아한다. 아직 동물 관련 활동을 하는 것은 아닌데 관심이 많다.
행동력을 키워서 뭔가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외모만 보면 한없이 차갑고, 완벽을 추구할 것 같고, 예민할 것 같지만, 김재욱은 이에 대해 “전혀 아니다”라고 답하면서 “그렇게 봐주는 것에 익숙하다. 노출되는 직업 아닌가. 그러려니 한다”라고 말하며 허허 웃었다.
‘보이스’로 관심을 받고 있는 그이지만, 사실 벌써 데뷔 15년차. 꽃미남 외모에 주목을 받기 시작,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 ‘메리는 외박 중’ 영화 ‘서양골동양과점 앤티크’ ‘프랑크 상수’ ‘다른 길이 있다’ 등에 꾸준히 출연했다. 하지만 이토록 주목을 받은 것은 꽤 오래간만이라 할 수 있다. 충분히 ‘빠르게 갈 수 있는’ 길도 있었을 텐데 김재욱은 묵묵히, 자신의 길을 고집했다.
“제가 그동안 가진 이미지 때문인 거 같다. ‘이런 역할이 잘 어울릴 거야’라는. 한 두 번 밖에 안 해 본 카테고리인데 이미지적인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실제로 소화했던, 부각됐던 캐릭터와 비슷한 선상의 인물 제의가 들어오기도 했고 그런 문제가 현실적으로 있었다. 나도 즐겁지 않았다. 소모적이고 비슷한 인물을 주구장창 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기에.”
배우로서 확고하게 생각하고 있는 김재욱의 심지가 오롯이 드러났다. 김재욱이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일지 궁금했다.
“복합적인 이유로 선택한다. 정말 촬영하면서 보람차고 재밌겠다, 도전하고픈 마음이 든다면 참여한다, ‘잘 될 거야’ ‘인기가 많아지겠는 걸’ 그런 생각은 해본 적 없다.”
“물론 ‘이런 선택을 한다면 배우로서 성공할 거’라는 것을 예상은 할 수 있다. 늘 선택을 하는 지점에서 30대 들어서 변했다. ‘왜 연기를 하지?’ 접근하기 시작했다. 20대에는 잘못된 선택이라고 한 것도 있을 텐데 고민을 했다면 다른 결과가 있을 수도 있겠다는 후회도 한다. 나를 보고 ‘배우로서 저렇게 가는 게 아닌데’ 혹은 ‘머리가 나쁘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내가 다른 분들의 선택을 존중하듯이 제 선택이 존중받기 위해서는 제 연기로 증명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과 장면 하나 만들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고민하는 현장이 너무 좋다. 결과물을 위해 달려가는 과정은 너무나 즐겁다. 또 다른 쾌감이다. 상대 배우와 호흡 맞췄을 때 짜릿함도.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