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KBS 2TV 주말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 강태양 역할을 맡은 현우(본명 김현우·32)는 연인에게 배신 당한 취업준비생으로 등장해 민효원 역을 맡은 이세영(25)과 우여곡절 끝에 연인이 됐다. 배경음악으로 쓰인 그룹 러블리즈의 '아츄'에서 이름을 따 두 사람은 '아츄커플'로 불렸다. 드라마 종영 후 만난 현우는 "이세영이 너무 잘해줘서 더 관심을 받게 됐다"며 눈꼬리가 둥그렇게 접히는 미소를 지었다.
"저희 커플이 이렇게나 사랑받을지는 몰랐어요. 혼자였으면 절대 하지 못했죠. 매니저가 기사 댓글에 '아츄커플로 밀자'고 했는데, 반응이 좋아 정말 아츄커플로 불리기 시작했어요. 처음 커플 연기를 하다 보니 작품이 끝나도 같이 있어야만 할 것 같기도 했죠."
현우 이세영은 방송 내내 험난한 상황을 이겨내고 결혼한 연인을 연기했다. 드라마 외의 예능프로그램에서도 다정한 모습을 보여 실제 연인이 됐으면 하는 시청자도 많았다. 두 사람은 그럴수록 서로에게 조심스러웠다. 선 긋기보단 배려에 가까웠다.
"저는 30대 중반을 향해 달려가는 배우고, 세영이는 예쁜 나이에 관심을 받았죠. 더 좋은 작품에 들어가야 하니까 제가 잘 비켜줘야 하지 않을까요? 세영이가 다른 작품에서도 예쁘게 나왔으면 하죠. 세영이는 '완소녀(완전히 소중한 여자)'예요. 잘되길 바라는 마음이 큽니다."
작품 막바지에는 이세영이 손목 부상을 당했다. 현우는 "세영이의 깁스가 보이지 않게 더 붙어서 애정신을 촬영했다"고 했다. 스키장에서 달콤한 데이트를 즐기는 장면이 계획됐으나 부상 때문에 촬영하지는 못했다. 연애 장면이 짧았던 아츄커플에게도 아쉬운 순간이었다.
"힘겹게 연인이 돼 예쁜 데이트 장면을 찍고 싶었죠. 세영이의 부상이 더 심해질 것 같아 스키장 데이트는 촬영하지 못했고, 시간 관계상 일정이 취소됐죠. 결국 같이 걷는 신으로 대체됐습니다. 촬영했다면 스키장이 낯선 강태양과 그와 함께하는 민효원이 예쁘게 나왔을 거예요."
현우 이세영은 장벽을 치기보다는 마음을 열고 역할에 몰입했다. 처음에는 연인 같지 않았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끈끈한 인연처럼 보였다. "왜 이렇게 잘 맞지 싶을 정도였다"고 말한 현우의 말처럼 시청자도 아츄커플의 온기를 그대로 전달 받았다. 현우는 극 초반에는 이세영에 '아역 배우'라는 잔상을 느끼기도 했다.
"아역배우로서 '대장금'에 출연했던 세영이가 가장 기억에 남았어요. 어렸을 때부터 봐서 머릿속에 모습이 있더라고요. '애가 이렇게 컸구나' 했죠. 저도 당시보다 큰 건데 제가 삼촌 같다는 느낌이었어요. 나이가 중요한 건 아니지만 '삼촌이 아닌 오빠다'고 마인드 컨트롤도 했죠(웃음)."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촬영은 마지막 방송을 바로 앞두고서야 끝났다. 현우는 SBS '대박'에 이어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까지 쉼 없이 달려왔다. 이 작품에서 다양한 연령대의 배우와 대화를 나눴고,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얻은 것들이 많은 드라마였다.
"연기가 조금 더 성숙해진 듯해요. 너무 즐거웠죠. 강태양으로 7포 세대를 잘 표현하고 싶었지만, 다른 이야기가 많아서 시간이 짧았어요. 높은 시청률은 처음이라 어안이 벙벙했었죠. 현장에도 활력이 넘치고 다들 표정이 밝았어요. 앞으로 더 발전하고 믿고 볼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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