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또 오해영’은 연기 인생에 있어 완전한 전환점이자 인생작이에요. 사고 없이 현장분위기도 좋으면서 시청률이 좋게 끝나기가 쉽지 않은데, 정말 여러 가지 의미로 온 우주가 도와주는 느낌이었죠.”
어느덧 13년 차 배우가 된 에릭이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을 통해 느낀 것은 ‘감사함’이었다. 유독 드라마 촬영장에서 다사다난한 사건을 겪었던 에릭에게 있어 ‘또 오해영’은 촬영장 분위기도 좋았을 뿐 아니라 시청률 또한 좋았으며, 연기력까지 인정받게 해준 최고의 작품이었던 것이다.
함께 연기했던 배우들 뿐 아니라 함께 했던 제작진까지 누구 하나 빼 놓을 수 없을 정도로 친해졌다고 고백한 에릭은 ‘또 오해영’에 대해 “모든 박자가 다 맞아 떨어진 작품”이라고 정의했다.
“제가 낯을 가리다보니 드라마 촬영을 하면 쫑파티 때쯤 친해지고 하는 편인데, 그런 것 치고 ‘또 오해영’은 굉장히 빠른 시간동안 모든 사람과 친해진 작품이었어요. 재미있는 것이 ‘또 오해영’ 출연 배우 대부분이 가수출신이에요. 이렇게 모으려고 해도 쉽지 않을텐데, 저(신화)나 현진(밀크), 혜빈(LUV)이나, 정민이(문차일드), 막내 영지(카라) 모두 아이돌 출신이었고, 심지어 다들 잘 모르시던데 재윤씨도 알고 보니 가수 출신이더라고요. 지석이 같은 경우 연습생 시절 저에게 랩을 배웠던 적이 있었고요. 작품 초반에는 독이 될까 싶어 이 같은 부분을 말하기가 조심스러웠는데, 그래도 덕분에 처음부터 완전히 남 같지 않은 동료애가 느껴졌었어요. 아마 잘 되려고 그랬나 봐요.(웃음)”
에릭에게 있어 ‘또 오해영’은 도전과도 같은 작품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에릭이 연기한 ‘또 오해영’ 속 박도경이라는 인물은 그동안 그가 연기했던 캐릭터들의 색깔과 크게 달랐을 뿐 아니라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오해영’이라는 동명이인의 두 여자와 그들 사이에서 미래를 보기 시작한 남자 박도경이 미필적 고의로 서로의 인생에 얽혀가는 과정을 다룬 ‘또 오해영’에서 에릭이 연기하게 된 박도경은 무척이나 복잡한 인물이다. 예민함과 날카로움, 그러면서도 은근히 남을 배려하고 도와주는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박도경은 시쳇말로 ‘츤데레’ 캐릭터에 속한다. 여기에 미래를 보는 초능력까지 가진 박도경을 연기하게 된 에릭은 쉽지 않았던 인물이었음에도, 전작이었던 드라마 ‘연애의 발견’ 때보다 연기와 감성이 더욱 깊어져 있었다.
“‘또 오해영’은 완전한 전환점이자 완전한 인생작이에요. 아무런 사고 없이 현장의 분위기가 좋을 뿐 아니라 시청률까지 올라가는 것에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 ‘또 오해영’은 아니었거든요. ‘어? 이럴 수도 있구나’ 싶을 정도로 사람도 시청률도, 대본도 모든 것이 다 좋았던 직품이었죠. 극중 해영이(서현진 분)의 대사처럼 ‘또 오해영’을 위해 온 우주가 도와주는 느낌이었달까.”
‘또 오해영’에 대한 깊은 애정을 표한 에릭이 자기 자신에게 준 점수는 100점 만점에 80점이었다. 이 같은 점수를 준 이유에 대해 에릭은 “제 나름대로 만족도가 있었던 캐릭터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또 오해영’을 연기하면서 가장 신경을 썼던 부분은 ‘여백’을 남겨 두는 것이었어요. 감독님과, 영상과 커트의 힘, 그리고 배경 음악의 힘을 믿었기에 여백을 남겨두려고 했었죠. 연기적으로 아쉬운 점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박도경의 이야기가 완전히 허무맹랑하게 보이지 않도록 노력한 만큼 제 자신에게 좋은 점수를 주고 싶어요.”
여백의 미를 채워준 제작진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사실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한 마음으로 한 목적으로 북적거리기 쉽지 않아요. 시간 채우고 자리 채우는 사람이 있기 마련인데 감독님들부터 막내 스태프들까지 노력을 했던 현장이었고, 저는 이미지 자체가 눈코입이 크고 얼굴이 길어서 각도의 큰 영향을 받거든요. 앵글상으로 신경을 써서 잡아주지 않으면, 예쁘게 붙어야 하는 신에서 그런 느낌이 덜할 수 있어요. 한동현 감독님은 연구를 해 주시고 오셔서 제 단점이 뭔지 아시니, 화면 속 제 얼굴이 매우 잘생겨 보이고 예뻐 보이는 거예요. 이번 드라마를 통해 영상의 힘이 크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 중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는 한동현 촬영감독에 대한 고마움을 언급하며 “편집에 있어서 끝판왕이신 것 같다. 부족함을 많이 커버해 주었고, 설명해 주지 않아도 제가 원했던 여백을 꽉꽉 채워주시더라. 덕분에 굉장히 감사했다고 꼭 좀 게재해 달라”고 강조했다.
“현진이 같은 경우는 감정적으로 다이다믹하고 비호감처럼 보일 수 있는데 그것을 자기가 가진 매력으로 커버했다면 저는 영상의 힘이 필요한 캐릭터였어요. 표현을 못하는 캐릭터였기에 연기가 심심할 수 있는데, 그런 부분들이 영상과 음악의 힘으로 덧칠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도 감사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한동현 감독님께서 촬영 2주 전부터 현진이와 제가 나온 것을 보면서 연구를 하셨다고 하시더라고요. 유리한 각도를 맞춰서 그런 작업이 오래 걸렸는데, 사실 감독님처럼 배우의 조명과 각도를 달리하면서까지 잘 안 찍어주세요. 날 새면서까지 그렇게 하기 쉽지 않은데, 끝까지 퀄리티를 놓치지 않으시고 욕심을 내셔 주셔서 감사했어요. 드라마는 작가의 예술이지만, 감독님 덕분에 영상적인 아름다움이 부각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에릭은 이번 인터뷰를 통해 유독 사람에 대한 고마움을 많이 표했다. 그만큼 촬영장의 분위기가 좋았던 것이다. 제작진으로부터 감사했다면, 함께 했던 배우들, 특히 연인호흡을 맞췄던 서현진에게는 좋은 자극을 받았고 덕분에 연기 욕심이 생겼다고 말을 했다.
“단체톡에서 우리 배우들끼리 말을 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서현진은 사기 캐릭터’라는 말이에요. 정말 못 하는 것이 없고, 다 되는 배우죠. 심지어 밤샘 촬영 당시 한 시간도 못하고 꼬박 새는 경우가 많았는데 현진이는 또 대사까지 많아서 무척 힘들었을 거예요. 저는 에너지를 비축한다고 가만히 있는데, 이 친구는 똑같이 날을 새고 와서도 업 시켜주고 막내 스태프들도 챙겨주고 농담도 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신기했어요. 그런 배우는 처음 봤죠.”
이와 더불어 또 다른 오해영 전혜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굳이 나눈다면 ‘또 오해영’에서 전혜빈은 예쁜 오해영, 금해영으로 불렸으며, 서현진은 그냥 오해영, 흙해영으로 불린 바 있다. 두 사람과 모두 친해진 에릭은 “현실 속에서는 금해영과 흙해영이 서로 바뀐 것 같기도 하다”고 웃으며 증언했다.
“사람들의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