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영화 ‘베로니카의 이중생활’의 메인 예고편이 공개됐다.
‘십계’ ‘세 가지 색’ 3부작을 연출한 폴란드 출신의 전설적인 거장 크쥐시토프 키에슬로브스키의 ‘베로니카의 이중생활’이 메인 예고편을 공개했다. 아름다운 영상과 가슴을 저격하는 음악 그리고 1인 2역으로 열연을 펼치는 이렌느 야곱의 순수한 광채가 화면을 가득 채우며 보는 이들을 매혹시키는 이번 메인 예고편은, 도플갱어인 폴란드의 베로니카와 프랑스의 베로니끄가 우연히 마주친 극적인 순간을 담았다.
시위로 소란스러운 광장을 지나가던 베로니카는 프랑스 관광객들 틈에서 자신과 똑같이 생긴 여인 베로니끄를 발견하곤 얼어붙는다. 자신의 도플갱어를 본 베로니카의 당혹스러운 얼굴이 클로즈업되어 스크린을 가득 메운다. 이윽고 카메라는 트랙숏으로 베로니카를 중심에 두고 주위를 회전하면서 광장의 시위 풍경을 비춘다.
↑ 사진=영화사 백두대간 제공 |
사회주의가 붕괴하는 시대적 배경을 보여주는 이 장면은 사회주의의 알레고리로 치환한 베로니카의 죽음을 암시하기도 한다. 베로니카와 베로니끄의 옷차림은 구분이 잘 가지 않을 정도로 비슷한데, 이는두 사람이 인격적으로 동일한 존재임을 보여준다. 여기에 “우리의 운명은 이어져 있었다, 언제나”란 카피가 더해져 두 여인의 운명적인 삶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인간은 결코 개별적으로 분리된 존재가 아니라는 영화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도플갱어’라는 흥미로운 소재에 아름답고 시적인 영상미, 신비로운 음악의 조화로 지금 봐도 감각적인 아트필름의 진수를 보여줄 ‘베로니카의 이중생활’은 거장다운 연출이 돋보이는 키에슬로브스키의 가장 매혹적인 걸작으로 오는 23일 개봉 예정이다.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