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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6일 방송된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에서는 현대판 콩쥐팥쥐 자매가 출연했다. 여성 출연자는 세 언니들에게 막말을 들으면서도 허드렛일을 도맡아 했다. 시청자들은 방송 후 이 자매의 생활이 연출된 것 아니냐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일반인의 고민과 사연을 다루는 프로그램은 여전히 '실제'와 '연출' 사이에서 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동상이몽'은 부모와 자식 사이의 고민을 다루는 프로그램이다. 각자의 시선에서 일상생활을 담은 화면을 비교하고, 패널들의 의견이 더해져 더 나은 길을 찾는다. 최근에는 주제를 확장해 모든 가족 구성원을 대상으로 했다. 현대판 콩쥐팥쥐 자매도 부모와 자식이 아닌 자매끼리의 갈등을 보여준 것이다.
사연 프로그램에서의 가족의 테두리를 벗어나면 KBS 2TV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가 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사연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일반인 출연자가 사연을 털어놓으면 반대편에 있는 이가 해명하고, 방청객들은 투표를 통해 공감도를 측정했다.
두 프로그램은 오해로 얽힌 양측의 입장을 전한 뒤 '소통 부재로 인한 마음의 벽을 허문다'는 기획 의도가 있다. 시청자들은 이웃처럼 느껴지는 이들의 사연에 마음을 함께했다. 1시간 여의 방송 시간 동안 얼굴을 붉혔다가도 감동 받는 것이 주된 성공 포인트다.
일반인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에서는 등장인물이 주목받기는 힘들다. 시청자들이 굳이 처음 보는 사연 주인공을 위해 그 채널을 선택하지 않는다.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달하는 입보다는 그 소재 자체가 중요한 것이다. 일상적인 대화 속의 일상적이지 않은 사연은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잡아당기는 역할을 하고, 시청률의 낙폭을 결정한다.
이 같은 사연을 일상의 화면으로 풀거나 토크 형식을 취하는 순간, 출연자와 함께 제작진도 책임의 몫을 지게 된다. 시청자에게 전달하는 사연이 방송에 담기게 되고, 여기에는 연출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촬영과 편집 등 다른 요소들이 버무려져 프로그램이 탄생한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현대판 콩쥐팥쥐 사연 주인공이 올린 것으로 보인 글이 화제가 됐다. 제작진의 말에 따라 과장해 촬영한 부분이 있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글은 곧 삭제됐지만, 누리꾼들은 이를 계기로 '동상이몽' '안녕하세요' 등의 일반인 참여 프로그램의 진정성에 의문을 갖게 됐다.
카메라가 돌고 있는 모든 장면에 진실을 요구하기는 어렵다. 제작진이나 카메라 앵글 안에 있는 주인공이 양측이 촬영 중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어서다. 사연자는 생활의 주체가 아닌 프로그램의 참여자가 된다. 카메라를 의식하는 과장된 몸짓이나 대화를 할 수밖에 없고, 일상을 보여주지만 일상이 아닌 장면이 전해진다.
제작진과 출연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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