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MBC 수목드라마 ‘굿바이 미스터 블랙’이 해피엔딩으로 종영했다. 하지만 허술한 반전과 해피엔딩을 위해 끼워 맞춘 듯한 스토리은 실망스러웠다.
20일 오후 방송된 ‘굿바이 미스터 블랙’에서는 백은도(전국환 분)를 향한 차지원(이진욱 분)과 김스완(문채원 분)의 마지막 반격이 그려졌다.
앞서 차지원은 백은도의 범죄를 입증할 결정적인 증거인 만년필을 찾았으나 그 순간 백은도 부하들의 공격을 받고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다행히 동료인 안계동(배유람 분)이 차지원을 구출했지만, 그는 이미 폭탄 파편이 머리에 박혀 시한부를 선고받은 몸이기 때문에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 사진=굿바이 미스터 블랙 방송 캡처 |
그 시각, 김스완은 자신의 부모를 죽인 사람이 백은도라는 걸 기억해내고는 홀로 그를 찾아갔다. 백은도는 자신의 원래 정체가 조성배이며, 김스완의 아버지인 백은도를 죽여 그의 신분으로 살고 있었다. 김스완은 그가 조성배라는 증거가 담긴 문서를 내밀며 “살인자”라고 그에 소리쳤고, 그런 김스완에 백은도는 총을 쐈다.
결국 차지원과 김스완은 동시에 수술을 받게 됐다. 3개월 후 결국 살아남은 건 차지원 뿐이었다. 차지원은 3개월간 혼수 상태였으나 깨어나자마자 김스완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고 백은도에 복수를 하기 위해 길을 떠났다. 무기징역을 선고 받은 백은도는 탈옥 후 밀항해 한국을 떠나려 했으나 마지막 순간 차지원에 발각돼 최후의 싸움을 벌이다 결국 차지원이 쏜 총에 맞았다.
차지원은 복수를 마무리하고 김스완과 행복한 시간을 보냈던 태국으로 떠났다. 하지만 그는 거기에서 살아있는 김스완을 만나게 됐다. 김스완은 자신이 죽어야 백은도가 감옥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해 므텅(이원종 분)에 부탁해 자신을 사망자로 처리했던 것. 차지원과 김스완은 눈물로 키스를 했고, 곧 행복한 결혼식을 올렸다.
↑ 사진=굿바이 미스터 블랙 방송 캡처 |
앞서 차지원에 각종 악행을 저질렀던 민선재(김강우 분)는 감옥에서 민선재의 아버지 차재완(정동환 분)이 차지원, 차지수(임세미 분), 윤마리(유인영 분), 민선재 모두에게 똑같이 재산을 나눠주라고 쓴 유언장을 보고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그는 변호사 선임도 거절한 채 재판을 받고 10년형을 선고받았다.
그간 복수심에 가득 차있던 윤마리 또한 민선재의 참회를 보며 그를 용서했고, 그에 “기다릴게”라고 마음을 전했다. 권선징악이 이뤄진 해피엔딩이었다.
시청자들이 바랐던 해피엔딩이긴 했지만 실망스럽기 그지없었다. 일단 18회까지 차지원을 향해 칼날만 겨눴던 민선재가 차지원의 시한부 선고를 듣고 한순간에 흔들려 결국 참회를 하게 된 과정이 극히 짧았다. 차라리 극한으로 치달아 민선재라는 강렬했던 캐릭터를 ‘완성형’으로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싶은 아쉬움이 짙게 남았다.
또한 마지막 회에서 ‘반전’의 ‘반전’을 거듭했다고는 하나, 시한부 선고를 받았던 차지원이 살아나고, 윤마리가 결국 민선재를 용서하는 장면은 다소 황당했다. 죽은 김스완이 살아서 나타나는 장면도 해피엔딩을 위한 억지 반전이란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캐릭터들의 혼란스러우면서도 극으로 치닫는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했던 초반과는 매우 다른 모습이었다.
물론 늘 역경만 맞이했던 차지원, 김스완 커플이 해피엔딩이길 바랐으나 전체 스토리마저 무너뜨린 해피엔딩을 바란 건 아니었다. 차라리 비극적인 결말이 나았을지도 몰랐다. 시청자들 또한 ‘이런 해피엔딩을 바란 건 아니었다’ ‘그간 본방사수를 했던 게 허무할 정도로 어처구니없는 엔딩이었지만 김스완과 차지원의 미소로 위안 받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