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된 방송인 이창명이 날로 화제에 오르는 가운데 경찰이 그 어느 때보다 강경하게 사건을 조사하고 있어 눈길이 모은다. 평소와는 다르다.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상원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이창명은 위드마크 공식에 의해 음주운전을 한 것으로 충분히 인정된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해 이창명이 면허취소 수준인 혈중알콜농도 0.16% 상태로 운전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음주운전 및 사고후 미조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기자간담회에 따르면, 이창명이 술을 마셨다는 여러 정황증거를 충분히 확보했고,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해 술을 마셨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이창명은 처음에 진술한 대로 본인은 술을 마시지 않았으며, 음주운전도 하지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하는 중이다.
경찰은 거짓말 탐지기 조사까지 동원했다. 이 청장은 “이창명이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거부했다. 본인의 동의가 없으면 사용할 수 없으므로 강제할 수 없었다. 법원에 가면 거부한 것 자체도 본인에게 불리할 수 있다”고 말하며 수사 내용을 밝히기도 했다.
이창명은 지난 달 20일 밤 서울 여의도동 삼거리에서 포르쉐 차량을 몰다 전신주를 들이받고 사고 현장을 이탈했다. 21일 오전까지만 해도 이창명은 경찰과의 연락을 두절한 채 사라졌고, 사고 발생 하루 만에 경찰에 출석해 “사업차 대전을 갔을 뿐 도주는 아니다”라고 진술했다.
사고를 내고, 하루 지나 경찰에 출석해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 어디서 많이 본 모양새다. 연예계에서는 종종 비슷한 경우가 있었다. ‘술을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는 말로 연예계를 발칵 뒤집어놓았던 10년 전 김상혁 때와 2016년의 이창명의 사례와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다.
스타들의 ‘꼼수’는 10년 동안 변하지 않았지만, 그 사이에 경찰은 많은 일을 겪었다. 음주운전을 했다 하루 지난 후 경찰에 출두해 음주운전을 부인했던 김상혁 사건 당시, 경찰은 음주운전보다 사고 후 도주에 초점을 맞추고 사건 조사를 진행하려다 대중에 ‘뭇매’를 맞았다. 봐주기 의혹도 계속됐다. 결국 김상혁의 사례는 연예계의 ‘음주운전 모범답안’으로 남겨졌다.
이외에도 많은 스타들은 음주운전 후 하루 지나 경찰에 출석하거나 매니저와 자리를 바꿔 타는 등 각종 수법으로 음주운전 혐의를 벗어나기 위해 ‘꼼수’를 썼다. 그렇게 ‘혐의’만 있고 솜방망이 처벌을 받고 풀려난 스타들은 다시금 브라운관에서 활개를 쳤고, 이를 본 대중은 ‘저 사람들은 저렇게 해도 잘만 활동하는데, 왜 우리는 안 돼?’라는 인식이 생겨났다.
그야말로 ‘선례 악용’이었다. 스타들은 음주운전을 했거나 음주운전은 했는데 ‘꼼수’로 벌을 비켜간 상태에서 짧은 자숙 기간을 거쳐 활동에 재개했다. 자신의 음주운전을 희화화하는 데에 사용했고, 자신이 ‘잘못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활동을 쉴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지나지 않는 것처럼 말했다. 제대로 된 ‘사과’가 없으니 이를 보는 대중은 음주운전에 대해 더욱 무감각해지고 ‘음주운전쯤이야’라는 위험한 생각을 가지게 된 거다.
경찰이 이창명의 사건에 더욱 강경해진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경찰은 이창명의 사건 만큼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회지도층인 연예인의 행위인 만큼 꼭 ‘단죄’해 선례를 남기지 않겠다고도 말했다. 이창명의 사례로 ‘일벌백계’해 앞으로도 강경한 처벌의 사례로 남길 것이란 단호함이 엿보인다.
이젠 경찰은 ‘연예인 봐주기’가 아니라 ‘연예인이기 때문에’ 더 철저히 조사하게 됐다. 그 어느 때보다 단호해진 경찰, 그리고 ‘혐의 없음’으로 일관하고 있는 이창명의 ‘줄다리기’가 어떻게 끝나게 될지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