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영화 ‘4등’은 그저 1, 2, 3등이 아니며, 하위권에 속하지도 않은 4등이라는 의미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영화다. 만년 4등을 하는 수영선수가 괴짜 수영코치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4등’은, 국가인권위원회 인권 영화 12번째 프로젝트로, 스포츠 인권을 주로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과거 아시아 신기록을 수립하며 수영 유망주로 떠올랐던 광수(박해준 분)는, 누구나 인정하는 실력을 가지고 있기에 쉽게 자만한다. 그로 훈련에 성실하게 참여하지 않았던 광수를 심하게 처벌하는 코치의 폭력으로 그는 결국 수영생활을 접는다. 이후 수영에 소질을 보이는 수영 선수 준호(유재상 분)의 코치로 활약하면서, 자신이 수영을 그만두게 된 이유와 똑같은 행동을 일삼는다. 체벌이라는 이름의 폭력이 시간이 지나도 세습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이야기는 우리가 적어도 1년에 몇 번씩은 접하는 스포츠 폭력에 속한다. 과거 역도 국가대표 선수가 후배를 폭행했다는 사건을 비롯해 쇼트트랙 훈련 도중 발생한 폭행 사건 또한 ‘4등’이 다루는 사건과 동일선상에 있다. 더욱이 ‘4등’에서는 이런 일을 접했을 때 언론의 태도까지 조명한다.
코치 혹은 선배 선수가 폭력을 행하고, 이런 일이 이미 만연한 이 세계에선 암묵적으로 입을 다물거나 자신이 스스로 스포츠를 그만 두는 일로 마무리될 뿐이다. 이에 ‘4등’은 이런 상황에 처해있는 선수들의 인권을 지키고자 나선 정지우 감독의 영화인 것이다.
‘체벌’은 일정한 교육목적으로 학교나 가정에서 아동에게 가하는 육체적 고통을 수반한 벌이다. 하지만 이런 체벌에 대한 어떤 기준은 없다. 회초리로 종아리를 때리는 것과, 아이를 심하게 때리는 일이 ‘체벌’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영화는 단순히 ‘4등’ 수영선수의 모습을 조명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 사회에 만연하게 퍼져있는 체육계 폭력의 실태를 함께 다룬다. 스포츠에서 군기 문화는 항상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부분이기에, 이런 이야기가 영화화되며 실제 관객들에게 그들이 알지 못했던 폭력의 실체를 깨닫게 해주는 것이다.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