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훈 기자] 동화는 어린이를 위하여 동심(童心)을 바탕으로 지은 이야기를 뜻한다. 그렇다고 동화가 어린이들만 즐기라는 법은 없다. 누군가는 동심을 찾기 위해, 아이와의 벽을 허물기 위해 읽기도 한다. 팟캐스트에는 어른과 아이 모두 들을 수 있는 동화를 선보이는 방송이 있다.
‘청피망의 졸래? 동화’(이하 ‘졸래동화’)는 성우 지망생 청피망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방송이다. 2015년 4월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이야기들과 함께 청취자들과 호흡하고 있다.
“나이는 30대라고만 말씀드려도 될까요? 직업은 음식을 만지고 있습니다.(웃음) 개인정보 공개는 사실 좀 꺼려집니다. 제 방송을 들으면서 상상하게끔 만들고 싶어서요. 정보의 전달이 다른 정보의 전달을 차단한다고 할까요. 편견 없이 제 방송을 들어주셨으면 하는 바램에서입니다.”
“지금은 거의 방송을 한지 1년이 되어갑니다. 그래서인지 대부분 무감각해 하죠. 그냥 일상생활 처럼요. 처음 시작할 때는 주변에서 많이 도와줬어요. 다른 지인 분들에게 홍보도 해주시고 응원도 해주시고, ‘오늘방송 진짜 재밌었어’라고 할 때 기분 좋고, 제 활력소죠. 요즘은 방송 아이디어 의견들을 많이 주시더라고요.”
‘청피망의 졸래동화’는 한국의 전래동화나 전설, 설화를 코믹하게 각색하여 들려주는 라디오 드라마 형식의 방송이다. 기존 동화 팟캐스트가 어린이들을 위한 것이었다면 ‘졸래동화’는 전 연령층이 즐길수 있는, 부모와 아이 모두 재밌게 함께 즐길 수 있는 코믹동화다.
“유명한 동화는 제가 좀 많이 각색을 합니다. 가끔 동심도 파괴합니다.(웃음) 동화가 끝나면 편안히 주무실 수 있게 수면프로그램도 있습니다. 방송 제목이 ‘졸래?동화!’니까요.(웃음) 어렸을 때 할아버지나 할머니께서 자기 전에 재미있게 들려주셨던 것처럼 편하게 즐기시면 돼요.”
‘졸래동화’는 청피망으로 인해 더욱 재미를 더하는 방송이다. 성우지망생인 그는 단순 창작, 낭독을 넘어서 다양한 성대모사로 청취자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팥죽할머니와 호랑이’에서는 10여 명의 인물을 성대모사하며 성우지망생으로서의 면모를 마음껏 뽐냈다. 여름에는 무서운 전래 동화로 공포 특집을 선보이며 색다른 재미를 전한다.
“‘아, 이건 이야기가 되겠구나’하고 느낌이 오는 동화가 있어요. 그런 동화를 몇 개 선정한 후 등장인물을 들여다봅니다. 아무래도 제가 혼자 성대모사로 인물들을 연기해야하니 너무 많은 인물이 나오면 저도 곤란하니까요.(웃음) 동화선정은 거의 대부분 위의 두 개 조건을 기준으로 선정합니다. 가끔 게시판에 청취자분들이 듣고 싶은 동화를 추천해주시면 그것을 만들기도 하고요.”
청피망은 ‘졸래동화’외에도 다양한 팟캐스트 방송을 선보이고 있다. 아마추어 작가의 소설을 읽어주는 ‘청피망의 사운드 노블’, 애니메이션과 게임을 소재로 토론을 벌이는 ‘청피망의 덕심이야’가 바로 그것. 그는 다양한 콘텐츠로 대중과 자신의 벽을 조금씩 허물어가고 있다.
“팟캐스트를 많이 하게 된 이유는 제 나름의 목표 때문입니다. 일주일 내내 청피망의 다양한 콘텐츠를 들려드리는 게 목표죠. 매우 어려운 목표지만요. 음악만 듣는 라디오가 아닌 좀 더 다양하고 재밌는, 라디오의 한계를 넘어보고 싶어서 여러 가지를 제작 하게 됐습니다. 지금도 몇 개 더 구상해놓은 게 있지만, 아무래도 상황이 아직은 어려울 것 같아요.(웃음)”
‘졸래동화’는 팟빵 기준으로 평균 30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높지도 낮지도 않은 수치지만 꾸준히 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셈이다. 순위가 낮으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바로 새로운 방송을 준비하는, 다른 팟캐스터들과 다른 행보다. 청피망은 자신만이 선보일 수 있는 콘텐츠가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고민을 바탕으로 ‘졸래동화’를 계속해 이어가고 있다.
“순위에 그렇게 연연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열심히 알차게, 재미있게 만들면 자연스럽게 바뀌는 거라고 생각하니까요. 아참 이런 적은 있었습니다. 딱 한번 최고 순위를 갱신한 적이 있었는데 190위정도였는데, 물론 엄청 높은 순위는 아닙니다만 정말 행복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제 이야기를 들어준 거니까요. 순위가 높으면 좋겠지만 뭐, 괜찮습니다. 순위가 제 방송의 가치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 ‘청피망의 졸래?동화’
2015년 4월22일 ‘해와 달이 된 오누이(햇님달님)’로 첫 방송. 2016년 3월14일 ‘해외동화특집 이솝우화 개미와 베짱이’까지 휴식기 없이 방송 진행 중. 매주 월요일 업로드.
*‘팟캐스트’는 애플의 아이팟(iPod)과 방송(broadcasting)을 합성한 신조어다. 주로 비디오 파일형태로 인터넷을 통해 콘텐츠를 제공한다. 안드로이드 기기에서는 ‘팟빵’ 어플리케이션으로, 애플 기기에서는 ‘Podcast’ 앱으로 즐길 수 있다.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