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외모지상주의가 팽배한 연예계, 이 중에서도 이를 역이용하거나 휩쓸리지 않는 연예인들이 등장하고 있다.
지난 달 2일 MBC ‘무한도전’에서는 ‘못친소 페스티벌’ 시즌2가 방영됐다. ‘못생긴 친구를 소개합니다’의 준말인 ‘못친소 페스티벌’에는 이봉주, 우현, 김희원, 이천수, 하상욱 등이 등장해 그들만의 페스티벌을 즐기고 갔다.
‘못생긴 친구를 소개한다’. 소개문구만 보면 못생김을 비하하는 느낌이 들지만, ‘못친소 페스티벌’을 뜯어보면 연예계에 팽배한 외모지상주의를 꼬집는 요소들이 다분한 콘셉트다. 일단 초대되는 인물들의 겉치장을 강력한 바람과 잠옷 등으로 모두 떼어버린다. 평소엔 못생겨 보일까봐 최대한 꾸몄던 것들을 벗어던져도 편안해 보이는 그들의 모습이 어딘지 생소하다.
↑ 사진=무한도전 트위터 |
분명 의도는 좋았지만 사실 ‘못친소 페스티벌’을 둘러싼 외모 비하 논란은 시즌1 때에도, 시즌 2때에도 존재했다. 획일된 미적 가치관으로 ‘못생겼다’고 판단하는 얼굴을 웃음 거리로 전락시킨다는 의견도 다수 있었던 바. 하지만 예쁘고 멋있지 않아도 환대 받고, 오히려 박수를 받는 ‘못친소 페스티벌’는 꼭 예뻐야 환영받는다는 외모지상주의의 원칙을 깨는 시도였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을 만 하다.
이처럼 최근 연예계에는 외모지상주의(루키즘, Lookism)에 반발하는 사례들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 조각 같은 외모를 가지지 않았지만 실력있는 가수들이 ‘실력파’라는 수식어를 붙였던 상투적인 옛날 방식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못생김’ 혹은 ‘뚱뚱함’을 개성으로 내세우고 획일적인 미의 기준을 깨려고 노력하는 연예인들이 눈에 띄고 있는 것.
이국주는 비록 다른 여성들보다 뚱뚱한 체구를 가지고 있지만 이를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그는 메이크업 프로그램 MC로 나설 만큼 메이크업에도 일가견이 있고, 늘 스스로를 ‘섹시 뚱땡이’라고 칭하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많은 사람들이 뚱뚱하면 게으르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깨고 싶었다”며 늘 화장과 옷차림에 신경 쓰는 이유를 밝혔다.
또한 그는 성형수술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해 ‘나는 괜찮은 연이야’라는 책을 출간하며 가진 책 출간기념회에서 그는 “단지 예뻐지기 위해 성형수술을 하면 만족하지 못하고 또 손을 대게 된다”며 만족을 하지 못할 바에야 다른 개성으로 스스로를 채워가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외모보다 내면을 잘 가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획일화된 미(美)의 기준에 의문을 가지는 배우들이 최근 대세를 이루고 있다. 김고은과 박소담, 한예리, 류준열이 그 예다. 인형 같이 큰 눈에 높다란 코를 가지고 있진 않지만 이들은 단아한 매력이나 개성 강한 표정으로 승부수를 띄운다.
실제로 인터뷰에서 김고은은 스스로의 외모에 대해 “제가 조각 같이 예쁜 외모는 아니다”라고 농담을 던질 만큼 현대인들이 제시하는 ‘예쁨’의 기준과는 다른 외모를 가지고 있다고 인정한다. 그는 “배우로서 제 외모는 무난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외모가 조각 같이 아름다워야 연기를 잘 하는 건 아니지 않나. 그저 ‘안 예쁘다’라는 소리만은 안 듣게 하려고 한다”고 미에 대한 나름의 기준을 설명하기도 했다.
류준열 또한 ‘잘생김을 연기하는 배우’라는 수식어에 대해 “외모에 크게 신경 쓰는 스타일은 아니다. 닮은 사람은 있지만 똑같은 사람은 없다. 그래서 외모에 개의치 않고 그 외의 매력을 살리려 한다. 배우는 더욱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개인적인 견해를 밝혔다.
‘예쁘고 잘생긴’ 연예인들만이 대세가 되는 시대는 조금씩 뒤로 물러서고 있는 것일까. 더욱 극단적으로 외모지상주의에 노출돼있던 연예계에 이런 개성 넘치는 연예인들이 ‘대세’를 이루는 사례들이 속속 생겨나면서 시청자들에 ‘외모에 지나치게 획일화된 잣대를 들이대진 않았나’하는 반문을 던지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