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윤아 기자] 국내 최장수 공개코미디 KBS2 예능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이하 ‘개콘’)는 최근 한 자릿수 시청률로 떨어지며 굴욕을 맛봐야 했다. 10%대 초반 시청률과 한 자릿수 시청률을 넘나들고 있는 것.
‘개콘’은 국내 최장수 공개코미디로 1999년부터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왔다. 한 때, 일요일의 마무리는 가족과 함께 보는 ‘개그콘서트’와 정리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특히 수많은 유행어가 탄생했고 신랄한 풍자개그부터, 몸과 말로 빚어내는 다양한 형태의 개그가 매회 시청자들에게 회자되는 것은 물론이고, ‘개콘’은 개그맨들의 양성소로 통하기도 했다. 과거 강성범, 박준형, 김준호, 김영철, 그리고 김병만, 김준현, 신봉선, 유상무, 장동민, 유세윤 등등 현재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스타급 개그맨들은 ‘개그콘서트’를 거쳐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개그의 강자는 ‘개콘’이라는 이미지가 확실히 심어진 덕분에 ‘개콘’은 2013년 초반까지만 해도 무리 없이 20%대 시청률을 꾸준히 기록했다. 그런데 지난 2014년부터 급격하게 시청률 하락세를 보였다. 10%대 중반을 오가던 시청률은 2015년에 접어들며 10%대 초반으로 기울어졌고, 연말에는 급기야는 한 자릿수 시청률로 곤두박질치고 말았다.
지난 3년 간 최근 시청률 자료를 비교해본 결과, ‘개콘’에게 2015년 겨울은 유난히 혹독했다. 사실 ‘개콘’의 위기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늘 10% 이상의 시청률을 유지했던 ‘개콘’은 2015년 하반기부터 10% 아래로 떨어져 1차 위기설이 고개를 들었으나, 12월 막바지에는 12%까지 다시 상승세를 타 우려를 떨치는 듯 보였다. 하지만 2016년 첫 방송부터 9%대를 기록하다 지난달에는 9%대마저도 붕괴돼 8%대까지 떨어졌고, 지난 28일 다시금 10.8%까지 올라왔다. 이렇듯 아직까진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고 있는 추세다.
↑ 디자인=이주영 |
이에 최근 ‘개콘’은 ‘요리하는 고야’, ‘일촉즉발’, ‘가족같은’ 등 새로운 코너를 계속해서 내놓으며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특히 과거 ‘개콘’의 주역으로 사랑받던 박휘순, 송준근, 양상국, 안상태까지 들어와 새로운 코너들을 이끌고 있다. 현 ‘개콘’의 부진을 타파할 인물로 제작진은 핵심 출연진 변화라는 카드를 내밀었고 대중들 역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때문에 복귀한 개그맨들의 어깨가 어느 때보다 무겁다. 안상태는 “‘개콘’에 대한 시청자들의 애정과 기대치가 높다는 것을 안다. 나의 장점인 캐릭터를 십분 살리려고 한다. 시청자들의 일상을 파고들어 피로를 덜어드리겠다”며 각오를 다졌고, 양상국 역시 “오랜만에 고향집에 돌아오니 즐겁기도 했지만 부담도 되더라. 웃긴 코너로 시청자들 앞에 서고 싶은 생각뿐이다. 2016년에 시청자들에게 사랑받는 대박 코너와 대한민국을 흔들 유행어를 하나씩 꼭 만들겠다. 못 지키면 나의 궁디를 차 버리셔도 된다”며 공약과 함께 절치부심한 각오를 드러냈다.
오랜 역사를 지닌 만큼 ‘개콘’은 한국 코미디의 자존심이다. 더욱이 신인 개그맨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장소이기에 ‘개콘’은 일반적인 예능프로그램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시청률의 부침에 따라 많은 시청자들의 질타를 받는 것 역시 ‘개콘’을 향한 애정과 관심이 크다는 하나의 방증이 될 수 있다.
김윤아 기자 younahkim@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