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현실적 '원나잇' 로코, 윤계상-한예리 덕 현실감 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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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극적인 하룻밤'은 '원나잇'을 소재로 남녀의 사랑과 연애를 스크린에 담았다.
연애에 서툰 연애 하수들의 만남에 '원나잇'을 접목해 과감하고 솔직한 이야기를 전하려고 노력한 점이 눈에 띈다. 번듯한 직장을 찾고 갖출 것 다 갖춘 상태에서 연애하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평범한 사랑이라는 감정의 소중함에 관해 이야기하는 영화다.
비뇨기과 의사 친구 준석(박병은)과 결혼하는 전 여자친구 주연(박효주)을 축하하기 위해 예식장을 찾은 특수학교 기간제 체육 교사 정훈(윤계상). 술에 취한 정훈은 피로연에서 한 이상한 여자(한예리)를 만난다. 연어 초밥 하나 남은 걸 먹었다고 "책임지라"고 집착하고, "엉덩이 점 세 개"라는 정훈의 신체 비밀까지 알고 있는 여자다.
긴가민가한 상태로 술을 마신 정훈은 결국 이 여자와 자기 집에서 동침한다. 하지만 이 여자는 준석의 전 여자친구 시후였다. 복수를 꿈꾸며 정훈에게 접근했고,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고 만다.
하지만 몸이 먼저 반응한 두 사람이다. 커피 쿠폰 10번 찍을 때까지만 서로를 위로하는 파트너가 되기로 한다. 둘은 육체적인 관계만을 즐기다 점차 감정을 공유하는 관계로 변화한다. 몸에 이어 마음마저 움직이는데, 10번의 만남으로 도무지 끝낼 순 없다. 뻔한 결론을 예상할 수 있지만, 두 사람을 응원하게 된다. 우리 현실을 떠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살 떨릴 정도로 현실적이라고 볼 순 없다. 하지만 공감하고 몰입하게 된다. 윤계상과 한예리 덕에 더 현실적인 이야기로 비친다. '지잡대' 출신의 기간제 특수학교 체육교사. 가진 것 없는 그가 "사랑과 연애는 사치"라며 지레 겁먹고 상대를 밀어내는 모습은 안쓰럽기 그지없다. 스트레스로 고통받는 정훈의 심정이 이해되는 이가 많지 않을까. 또 동그랗고 예쁜, 흔히 미인이라고 하는 여배우들이 사랑 이야기를 꽉 채운 스크린에서 쌍꺼풀 없는 외모의 한예리는 조금 더 친근하게 다가온다. 색다른 매력이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데이트용 무비라 할 수 있는 '극적인 하룻밤'은 솔로인 이들에게도 연애하고 싶은 감정을 들게 할 만하다. 귀엽고 애교 넘치는 한예리 같은 여자와 털털하고 수더분한 윤계상과 같은 남자와 실제 연애를 한다면 최고의 결과가 되는 게 아닐까.
영화는 주인공들이 맞닥뜨린 상황과 각자의 업무를 하며 벌어지는 깨알 같은 유머가 즐거움을 주기도 한다. 특히 정훈의 학교 동료 교사로 나오는 조복래와 정수영의 연기가 예상치 못한 웃음 폭탄을 선사한다.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