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하와이)=김윤아 기자] ‘하와이 피스톨’이라고 쓰고 배우 ‘하정우’라고 읽는 현지 팬들은 이름 하나만으로도 영화 ‘암살’에 대한 기대감을 가졌다. 상영관 앞은 긴 줄로 인산인해를 이뤘고, 티켓은 이미 매진됐다. 그러나 이런 기대감과 달리 하정우 측 스태프들의 행동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지난 16일 미국 하와이 돌 캐너리 영화관(Regal Cinemas Dole Cannery)에서는 영화 ‘암살’의 공식 스크리닝 행사가 열렸다. 이날 하정우는 해외에서도 티켓 파워를 보여줬다. 제 35회 하와이국제영화제(Hawaii International Film Festival) 측도 현지 하정우의 인기에 다시 한 번 놀랐다고 말할 정도다.
↑ 영화 ‘암살’을 보기위해 상영관 밖에서부터 입구까지 관객들의 긴 줄이 늘어서있다. 사진=김윤아 기자 |
영화가 끝날 무렵 하정우는 관객과의 대화를 위해 영화관 뒤편에서 조용히 숨죽였고, 관객들과 영화의 여운을 느끼고 있었다. 하정우의 등장을 감지한 팬들은 미리부터 빠져나와 사인을 요청하기도 했고, 하정우는 양해를 구한 뒤 바로 무대에 올라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했다.
관객들은 ‘하와이 피스톨’ 하정우가 등장하자 박수로 반갑게 맞이했다. 그들은 하와이 피스톨이라는 이름에 대해 흥미를 갖고 물어봤고, 감독 하정우의 작품은 언제 만나볼 수 있는지 등 너나할 것 없이 손을 들고 질문을 쏟아냈다. 이에 하정우는 “하와이 피스톨은 나에게 운명 같은 제안이었다”며 “하와이에서 영화를 꼭 찍어보고 싶다”고 답했다. 특히 ‘암살’에서 하와이 피스톨이 끝내 하와이에 가보지 못한 채 영감(오달수 분)과 하와이에 대한 소회를 나눈 뒤 염석진(이정재 분)의 손에 죽어간 탓에 하정우의 하와이방문은 어느 때보다 큰 관심을 받았다.
형식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관객과의 대화에서 하정우는 진정성 있는 답변으로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행사를 끝낸 후 하정우가 유유히 영화관을 빠져나가려고 하는 순간 현지 팬들이 하정우에게 몰려들었다. 그럼에도 하정우는 팬들의 질문에 일일이 답변을 해주느라 바빴다. 특히 재외동포 팬들에게 하정우의 하와이 방문이 반가웠을 일이다.
↑ 사진=김윤아 기자 |
그러나 하정우의 신사적인 행동에 비해 하정우 측 스태프들의 태도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팬들의 사진 촬영을 제한시키는가 하면, 배우와 관객들을 무리하게 분리시키고자 했다. 특히 하정우가 하와이국제영화제에 처음으로 방문한 사실에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는 시도조차 거부했다.
올해 하와이국제영화제를 취재한 국내언론은 본지 한 곳이었다. 하정우뿐 아니라 ‘사도’의 이준익 감독 등이 찾는 자리이기에 나름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따로 시간을 내어 하와이국제영화제에 ‘사도’가 어떻게 받아들였는지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한 이준익 감독과 비교하면, 하정우 측 스태프들은 하정우의 하와이국제영화제 참석이 알려지는 것을 그다지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 듯 싶었다. 인터뷰 거절은 물론 간단한 멘트를 묻는 것조차 신경절적인 반응으로 배우와 떨어뜨려놓으려 했던 것이다. ‘하와이 피스톨’로 참석한 것에 대해 의미를 부여한 기사에 대해서도 “그만 하라”는 뉘앙스로 불쾌한 심경을 표했다. 이해하지 못할 부분이다.
↑ 사진=김윤아 기자 |
하정우는 하와이 피스톨로 해외에서도 인정을 받은 만큼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영화계를 이끈 공을 인정받으며 ‘르네상스 어워드’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게 됐다. 국경을 허물고 괄목할 만한 결과물을 이뤄낸 것은 칭찬할 만하지만, 이러한 하정우 측 스태프들의 매끄럽지 못한 과잉 대응 때문이었는지 왠지 모를 씁쓸한 뒷맛이 남았다.
한편, 올해로 35주년을 맞는 하와이국제영화제는 오세아니아와 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영화제로 인정받고 있다. 1981년부터 시작된 이 축제는 6개의 하와이 섬에 있는 12개의 상영관에서 전 세계 영화 200여 편을 상영하는 북미 최대 규모의 영화제 중 하나다.
김윤아 기자 younahkim@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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