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지난 27일 방송된 ‘잉여들’에서는 음주운전으로 방송계를 떠난 노홍철과 4명의 생면부지 사람들이 모여 최소한의 비용으로 유럽 횡단을 떠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프로그램은 이들의 여행기를 날것으로 보여준다. 자막들과 편집이 양념으로 추가되기는 하지만 이들의 여행기는 그만큼 생생하게 전달된다. 기획 의도는 이들이 극한의 상황을 겪으며 청춘을 묵상하는 모습을 통해 사람들에게도 울림을 전하겠다는 각오다.
↑ 사진=잉여들의 히치하이킹 방송 캡처 |
하지만 누리꾼들은 ‘잉여들’의 라인업에 의문을 품는다. 이는 ‘잉여들’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누리꾼들에게서도 나온 의견이었다. ‘잉여들’에는 S대, 모델 출신 배우, 인기 여행작가, 스트리트 아티스트에 ‘자숙 중인’ 스타가 나온다. 이들의 사회적 위치는 지금의 취업준비생, 사회초년생들과는 현저히 다르다.
시청자들은 기획의도를 더욱 잘 보여주려면 ‘취업 N수생’과 같은, 정말 고민이 많다고 공감할 수 있는 인물들을 섭외했어야 했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의 스펙은 마치 네 사람을 더욱 특별한 사람처럼 보이도록 한다. 가이드 투어에서는 이들의 스펙이 전면으로 내세워지고, 별다른 스펙이 없는 노홍철과 스트리트 아티스트 료니는 스스로 ‘낙오’돼 히치하이킹을 한다. 이를 본 시청자들의 기분이 편할 리 없다.
또한 히치하이킹과 같은 행위가 ‘민폐’라고 해석할 수 있다는 의견들도 상당했다. 특히 문제가 된 장면은 유스텔 복도에서 취침을 강행하는 노홍철과 료니의 행동이었다. 일각에서는 정말 ‘현실성 없는’ 금액을 준 후 이들이 남들이 먹다 버린 음식을 먹는 모습을 TV에 담아내면서 도대체 어떤 것을 보여주겠다는 의도인지 모르겠다는 지적들이 일었다. 여행 비자로 돈을 버는 행위는 사소한 것도 불법인데 괜찮냐는 질문도 많이 보였다.
↑ 사진제공=MBC |
‘잉여들’에 비판적인 시선을 가진 시청자들의 공통된 의견은 ‘청춘의 의미를 알기 위해 떠난 여행과 돈의 부재는 도대체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스펙 좋은 이들의 극한 체험기’ 정도로 비춰지지 않는다는 혹평이 나오기도 했다. 그저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겠다는 형식이었다면 그렇게 극한의 상황을 ‘작위적’으로 만들지 말았어야 했다는 지적들이 줄을 이었다.
편집에 대한 지적도 많았다. S대생과 노홍철의 갈등을 시시때때로 편집해 예고하는 모습은 보는 이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마치 S대생과 노홍철의 극한 대립이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볼거리라도 되는 마냥 편집한 것이 안타까웠다. 시청자들은 이에 덧붙여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돈독해져가는 과정을 보고 싶었는데 등장인물들의 사전이해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고 프로그램이 시작하자마자 여행을 떠나서 당황했다’는 의견을 보였다.
노홍철의 음주운전 언급에 대해서는 의견이 가장 첨예하게 갈렸다. ‘자아성찰’의 면에서는 진심이 담겨있다며 이를 두둔하는 시청자들도 많았지만 ‘아직 웃으면서 면허 취소를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맞서는 시청자들도 있었다. 노홍철이 8월15일에 결혼한 커플에 “저도 8.15 특별사면을 받았다”고 말하는 장면 등 자신의 음주운전을 언급한 장면에 대해 ‘이를 농담 소재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시청자들의 비판이 있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