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정말요?” “정말 기뻐요” “진짜 좋아요” “정말 감사한 일이죠” “힘든 적이요? 정말 없어요. 신났던 기억밖에 안 나요”
이선빈은 중국에서 촬영한 중국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할 당시를 떠올리며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타지에서 지내며 촬영까지 감행하다니, 낯선 현장에서 힘든 일이 있었을 법도 하지만 이선빈은 마냥 좋은 기회였다고, 다시 가고 싶다는 말로 중국에서 진행된 촬영을 회상했다.
↑ 사진=이현지 기자 |
“중국 드라마, 놓칠 수 없는 기회였죠”
이선빈은 한국에서 연습생 생활을 하면서 다수 광고에 출연했다. 그러던 중 한국과 중국에서 작품이 들어왔고, 이선빈은 자연스럽게 중국으로 발길을 돌리게 됐다.
“중국에서 드라마 촬영을 한다니, 정말 놓칠 수 없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죠. 촬영을 한 6개월 하고 한국에 왔는데 한류 열풍이 이렇게 뜨거워질 줄 몰랐어요. 중국에서 촬영할 때는 얼음물도 마시지 못할 뿐 아니라, 인터넷도 할 수 없어서, 생각지도 못했죠.”
처음에는 아무것도 몰랐던 중국 생활이지만, 이선빈은 휴대폰이 고장 난 상황에서도 중국인들에게 시간과 길을 물어보면서 알찬 시간을 보냈다. 그는 “인사와 기본적인 말을 못할 때라 덕분에 눈치도 빨라지고 더 좋은 것도 많이 접할 수 있었어요. 나중에는 배우, 관계자들과 바다도 가고, 나무 열매도 따먹고 좋았죠. 물론 피부가 조금 타긴 했지만 몸에 근육도 붙을 정도로 운동도 할 기회도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꽤나 긍정적인 성격인 것이 여실히 드러났다.
“‘서성왕희지’ 출연, 처음에는 작은 역할이었죠”
이선빈은 중국 드라마 ‘서성왕희지’에서 공주 호위병인 스파이 역을 맡을 예정이었다. 복면도 쓰고 액션도 있었다. 하지만 어느 날 감독은 이선빈을 직접 불러 “앞으로 자주 보게 될 거야”라고 말해 이선빈을 놀라게 했다.
“회의하고 있는데 올라오라고 해서 갔는데 갑자기 그런 말을 들어서 놀랐어요. 역할이 신변 보호 위장을 하고 있는 한국 공주로 바뀐 거예요. 기분이요? 감동 받아서 눈물이 나더라고요.”
↑ 사진=이현지 기자 |
“한국은 동방예의지국이잖아요. 선배나 어른에게는 깍듯이 예의를 갖춰야죠. 촬영장 들어가자마자 90도 인사를 했는데, 알고 보니 중국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더라고요. 나중에는 감독님이 배우들 다 모아 놓고 한국 배우들 본 받으라고 하는데 마음이 이상했어요.”
“중국에서 생긴 에피소드요? 한 번 들어보실래요?”
이선빈은 중국에서 있었던 일을 하나 씩 털어놓으며 “또 하나 해드릴까요?”라면서 신나게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보통 중국 촬영 현장에 대해서는 한 번 쯤은 ‘힘들었다’라는 말이 나올 법도 한데 이선빈은 “제가 외국인이라 중국어도 안 되잖아요. 영어와 중국어를 섞어가면서 표현했더니 중국인들이 한국어 좀 가르쳐 달라고 하더라고요. 촬영 중에 배우들과 마을버스 타고 마트에 가서 아이스크림도 사먹었어요”라며 촬영 차 가간 산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을 덧붙이며 웃었다.
“연습할 곳도 있고 연기할 수 있다는 것도 좋았죠”
이선빈은 중국 촬영에 대해 “중국도 쪽대본이 있어요. 근데 저한테만 있는 게 아니라 50대 배우도 다 똑같이 갑자기 전달될 때도 있어요. 보통 통보를 해주는데, 어느날은 기분이 이상해서 문 사이로 대본이 와 있더라고요. 새벽 세 시에요”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대본을 받으면 감정선도 잡아야 하고 상대방이 중국인이라, 그 분 대사까지 다 외워야 했죠. 힘들었냐고요? 되게 재밌었어요. 연습할 곳도 있고 연기할 수 있다는 것도 좋았죠. 제 얼굴이 나오는 장면을 모니터를 할 수 있다는 것도 다르게 다가왔어요.”
이처럼 이선빈을 웃게 만든 것은 중국인보다 중국음식이 잘 맞는 체질(?)도 한 몫했다. 그는 “중국음식 중국인도 못 먹는 음식을 맛있다고 하고 먹었어요(웃음). 정말 맛있어요. 달걀 두 개랑 빠오즈(包子) 두 개를 줬는데 제가 다 먹었어요”라더니 두리안과 샹챠이(香菜)도 잘 먹는다고 덧붙여 놀라움을 자아냈다.
↑ 사진= 이현지 기자 |
‘서성왕희지’ 뿐 아니라 CCTV 예능 프로그램 ‘刘三姐’(리우싼지에)출연해 중국인들은 박수를 받은 이선빈. 그는 “한국의 ‘위대한 탄생’ 같은 프로그램인데 제가 한국인 출연 최초에요. 사실 될지 몰랐어요. 노래방 가서 캠코더 놓고 녹화 한 뒤 3개 추려서 보냈더니 ‘앞으로 해보자’는 답이 왔어요”라고 말했다.
“어떤 노래를 부를까 고민하는데 심사위원이 이틀 전에 곡을 주더라고요. 힘들 것 같았지만 실망시키기 싫었어요. 노래 달라고 하고 듣고 가사 쓰고 열심히 연습했죠. 근데 두 번째 출연 째인가? 떨어졌어요. 근데 예상치 못하게 더 출연하게 됐죠. 패자부활전에서 운 좋게 살아났어요(웃음). 홀로 아리랑을 불렀는데, 4등으로 마무리 되고 트로피도 받았어요. 눈물이 날 것 같았죠.”
이선빈의 이름을 치면 연관검색어에 ‘중국어 연습’이 뜬다. 얼마나 열심히 했을까. 그는 “한 달 정도 연습하고 중국에 갔는데 어려웠어요. 수첩을 가지고 다니면서 간판을 보고 연습하고, 메모로 적고 똑같은 글자 나오면 또 쓰고 그랬어요. 또 중국 배우들이랑 얘기하고 게임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입에 붙었어요”라고 말했다.
“문법적으로 잘 하지는 못해도 열심히 해서 중국어도 잘하고 싶어요. 해보니까 재밌고 말하고 싶은 것도 생겼어요. 제가 호기심도 많고 욕심도 많거든요. 앞으로 한국에서도 열심히 할 거에요. 좋은 시너지가 났으면 좋게어요. 중국 방송 출연으로 한국에서보다 중국 포털 사이트에서 1위를 먼저 했지만 말이에요(웃음).”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