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tvN ‘더 지니어스: 그랜드 파이널’(이하 ‘더 지니어스4’)에 연속 대 이변을 겪는 가운데 ‘갓상민’으로 불리던 유력한 우승 후보 이상민이 탈락해 이변의 정점을 찍었다.
지난 11일 ‘더 지니어스4’ 방송에서는 3회전의 메인메치로 ‘오늘의 메뉴’ 게임이 진행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오늘의 메뉴’란 짬뽕, 자장면, 볶음밥 메뉴 중 한 가지를 선택해 자신과 같은 메뉴를 선택한 사람의 숫자를 예측해 승점을 얻는 게임이다.
이번 메인메치는 무엇보다 ‘정보’가 필승법이었다. 그런 만큼 누구와 연합을 맺는지, 정보를 누가 더 많이 맺는지가 중요해 그 어느 때보다 출연자들의 경쟁이 치열했다. 이들은 1회전에서 메뉴를 통일해 가넷을 4개를 얻을 수 있었지만 서로를 믿지 못하기도 했거니와 치열한 경쟁 때문에 ‘가넷이나 버는 게 낫지 않아요’의 줄임말인 ‘가.버.낫’ 작전에도 마음을 모으지 못했다.
↑ 사진=더지니어스4 방송 캡처 |
김경훈은 앞의 게임들에서 예측불허의 모습을 보여 플레이어들에 신뢰를 잃은 상태였다. 아무도 그와 게임을 하려 하지 않자 김경훈은 자신을 그동안 외면하지 않은 이상민에 의지했다. 이상민도 김경훈이 ‘폭탄’인걸 알았지만 그의 진심을 본 후 그를 도와주기로 했다. 연합하기로 하고 자신이 알아낸 상자의 비밀을 공유해 김경훈이 집단을 배신하도록 종용한 것이다.
이상민의 계산은 김경훈을 ‘역적’으로 만들고 자신은 연합에 들어가 그 정보를 빼내 그를 구해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김경훈의 ‘입방정’이 문제였다. 모두의 눈총을 받는 분위기를 이기지 못해 “상민이 형 살리려고 그런 것”이라고 말해 버린 것이다. 이 때문에 두 사람은 동시에 ‘역적’이 됐고, 계산이 무너진 이상민은 김경훈에 분노했다.
김경훈은 끝까지 이상민의 ‘폭탄’ 역할이 됐다. 그는 막판 라운드에서 절대 누설하면 안 되는 메뉴 정보를 이준석에 발설했고, 이준석은 꼴찌를 달리고 있는 최정문을 구제하기 위해 자신이 메뉴를 뒤바꿔 이상민을 꼴찌로 만들었다. 이상민은 데스매치 행에 올랐고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말하며 김경훈을 데스매치에 올렸다.
사실 이상민과 김경훈은 묘한 관계를 지속하던 플레이어였다. 1회와 2회에서 김경훈을 외면하지 않았던 이가 바로 이상민이고, 김경훈은 그런 이상민에 “결승까지 보필하겠다”고 충성을 맹세했다. 하지만 김경훈은 끝까지 예측불허의 ‘트롤러’(다른 게이머가 화를 내도록 의도적으로 방해하는 도발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게임 용어)였고, 김경훈은 이를 통제하지 못해 비극으로 치달았다.
데스매치에서 ‘배팅가위바위보’ 종목이 선택되자 많은 이들이 이상민의 승리를 점쳤다. 이상민은 그동안 사람 심리를 읽는 것과 배팅에 타고난 기질을 보였기 때문. 초반에는 김경훈이 눈에 띄게 밀렸다. 하지만 이 기세가 오래가지 않았다. 김경훈의 연기와 이에 속은 이상민은 금세 전세 역전이 됐고, 김경훈은 끝까지 이상민의 심리를 흔들고 놓지 않으며 승리까지 쟁취했다.
↑ 사진제공=CJ E&M |
그야말로 ‘반전’이었다. 배팅 종목에 강했던 이상민이 패배한 것도, 늘 감정적이었던 김경훈이 완벽하게 이상민의 심리를 간파하고 이용한 것도 놀랄 일이었지만, 무엇보다 ‘갓상민’으로 불리던 이상민이 탈락을 했다는 것 자체가 충격이었다. 플레이어들은 늘 ‘폭탄’으로만 여겼던 김경훈의 판단력과 심리전에 혀를 내둘렀다. 그야말로 ‘광대’가 ‘왕’을 죽이는 대 이변이 벌어진 것이다.
역시 ‘왕중왕전’답게 예측 못 할 탈락자들이 속출하고 있는 ‘더 지니어스4’다. 유정현, 임요환, 이상민 모두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이들이다. 일각에서는 “우승 후보가 거의 떨어졌으니 이제 소설을 만들 집필가가 사라진 셈”이라고 우려를 드러내지만, 아직까지는 “예측 못할 소설들이 써진 만큼 앞으로도 기대해 볼만 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상민의 탈락으로 플레이어들은 한층 더 날이 섰다. 영원한 ‘갓’은 없고, 영원한 ‘약자’는 없다. 강력한 플레이어로 꼽히는 장동민, 홍진호, 오현민 등도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과연 이 예측불허의 전쟁터에서 살아남을 ‘최후의 1인’은 누가 될지 시청자들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