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한 자리를 꾸준히 지켜온 음악프로그램이 있다. 2004년 첫 선을 보인 EBS ‘스페이스 공감’(이하 ‘공감’)은 여러 음악프로그램들이 문을 열고 닫는 동안에도 ‘소극장 라이브무대’의 매력을 드러내며 많은 음악팬들과 교감하고 있다.
2004년 4월1일 첫 문을 연 ‘공감’의 가장 큰 장점은 집이라는 가장 편안한 장소에서 TV를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의 라이브무대를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감’은 음악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록, 팝, 재즈, 클래식, 월드뮤직, 국악 등 장르와 상관없이 좋은 음악으로 공감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여기에 신중현, 송창식, 김창완, 주현미 등 국내의 내로라 할 실력파 뮤지션 뿐 아니라, 제임스 므라즈, 뱀파이어 위켄드, 클로드 볼링 등 해외 최정상 아티스트까지, 유수의 음악프로그램 중에서도 가장 폭넓고 최고의 라인업을 자랑하며 시청자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신인 양성에도 발 벗고 나선 ‘공감’은 신인발굴 프로젝트 ‘헬로루키’를 통해 국카스텐, 장기하와 얼굴들, 한음파, 아폴로 18, 몽니, 데이브레이크 등 재능있는 신진 아티스트를 선발하기도 했다.
◇ 빛나는 출연자 라인업, 어떻게 선발되나요?
↑ 사진=씨제스 |
이른바 거장으로 불리는 뮤지션에서부터 이제 막 음악을 시작한 신인들까지 ‘공감’의 다양한 출연자 라인업은 매주 진행되는 기획회의를 통해 결정된다. 이 같은 기획회의에는 단순히 제작진만 참여하는 것이 아니다. PD와 작가를 비롯해 음악평론가로 이루어진 선정위원단이 회의에 참여하는 것이다.
기획회의에 모인 이들은 한 주 동안 나온 신보를 함께 듣고 난 후 음악에 대한 열띤 토론이 이어진다. 대체로 나누는 이야기들은 공감과 어울리는 출연자인지, 음악성과 라이브 실력 등이며, 이를 기준으로 출연자 선별이 결정된다. 작품이 가진 음악성 자체를 평가하기도 하고, ‘공감’에서 라이브로 어떻게 구현될 것인가 역시 출연자 선별 기준이 되기도 한다.
이 같은 기획회의는 출연자 선별에 있어 특정 개인의 개입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공감’이 11년간 지속되며 쌓아온 합리적인 시스템이라고도 불 수 있다. 기획회의를 통해 출연자 윤곽이 드러나면 이후 제작진들은 직접 공연장을 찾아다니며 라이브 실력을 체크하기도 한다.
최근 화제가 된 가수 김준수의 ‘공감’ 출연 역시 이 같은 과정을 거쳤다. 연출을 맡은 이혜진 PD는 “김준수의 새 앨범 ‘플라워’(Flower) 역시 기획회의에서 함께 듣고 의견을 나눴다. 선정위원들이 앨범을 높이 평가했다는 점과 더불어 그의 라이브 실력이 출중하다는 점이 함께 고려되어 섭외를 진행하게 됐다”고 전했다.
◇ ‘스페이스 공감’ 방청을 가고 싶은데…추첨 기준은 있나요?
↑ 사진=EBS |
‘공감’의 모든 공연 신청은 기본적으로 ‘랜덤 추첨’을 우선시 한다. 최대한 고르게 관람의 기회가 가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은 어느 정도 구축돼 있다. 이를 테면 당첨됐음에도 3회 이상 불참한 경우 선정에서 제외한다든지, 동일한 회원정보로 여러 번 신청한 경우 한 개의 아이디만 빼고 선정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다. 랜덤 추첨 외에도 특별한 신청 사유가 있는 경우 선정으로 놓기도 한다.
다만 신청 창을 오픈한지 3시간 만에 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았던 김준수의 공연만큼은 예외다. 오픈 전부터 수많은 신청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 만큼 제작진은 그 사연을 다 읽을 수 없을 것으로 판단, 신청 사유란을 아예 삭제한 것이다. 김준수의 공연은 물론 4월에 진행되는 타 뮤지션의 공연 신청 역시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하여 그의 공연 신청 페이지는 별도의 서버에서 이뤄지고 있다.
◇ 뮤지션에게 가장 자유로운 소극장 ‘공감’
‘공감’의 공연연출 대부분은 무대에 오르는 뮤지션에 콘셉트 및 의견에 따라 세팅된다. 셋리스트의 경우 대부분을 출연자들의 의견이 반영되며, 무대 역시 필요에 따라 제작진은 뮤지션이 생각하는 무대 콘셉트를 연출하기도 한다.
이 PD는 “‘스페이스 공감’ 홀은 규모가 매우 작고 무대 역시 좁은 편이라 화려한 무대 연출은 불가능하다. 대체적으로 소극장만이 갖고 있는 소담한 분위기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얼마 전 한영애 선생님이 출연하셨을 때 ‘공감 무대의 가장 큰 매력은 자유롭다는 점’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는 PD인 저 또한 동의한다. 어떤 곡을 어떤 순서로 하고 어떤 멘트를 어떻게 할 것인지 뮤지션이 자유롭게 결정하도록 한다”며 “제작진은 뮤지션이 그들의 음악과 무대에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고, 그 공연의 현장감을 살려 방송하는 것, 음악적 해석을 돕는 구성을 하는 것 등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사진=EBS |
MC가 없고, 특별한 구성도 없는 ‘공감’은 출연자들이 100% 음악으로만 관객과 시청자를 사로잡아야하는 음악프로그램이다. 이는 이제 갓 음악 활동을 시작한 신인 뮤지션부터, 오랜 시간 활동해온 이들 또한 해당되는 사항이다. 제약이 없고 모든 것이 자유로운 만큼 출연 가수들은 1부터 100까지 꼼꼼하게 체크하고 준비해 올 수밖에 없다.
‘공감’은 한 번 출연에 갑자기 큰 인기를 얻게 되는 프로그램도 아니고 많은 출연료를 주는 프로그램도 아니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여전히 ‘공감’의 문을 두드리는 이유는 ‘음악’에 대한 열정과 ‘무대’ 자체에 대한 존중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에 이 PD는 “대부분의 출연자들은 제작진의 생각보다도 더 많은 준비를 해 온다. 이는 제작진이 ‘공감’을 허투루 준비할 수 없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며 “‘공감’은 ‘음악’이 배경이 되는 프로그램이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음악이 ‘주인공’이 되어야 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뮤지션이 빛나고 공연이 빛나야 프로그램도 함께 빛날 수 있다는 생각을 모두가 공유하고 있다. 연출과 구성도 이러한 부분에 집중해 ‘공감’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