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정예인 기자] 유쾌한 상상력으로 무장한 영화 ‘코블러’가 색다른 재미로 관객을 찾는다.
‘코블러’는 무료한 일상을 지내던 구두수선공 맥스(아담 샌들러 분)에게 찾아든 마법 같은 일을 그렸다. 맥스는 고장난 신발 고치는 기계 대신 낡은 재봉틀을 지하실에서 꺼냈다. 그는 예의 없는 한 남자가 맡긴 구두를 낡은 재봉틀로 수선했고, 이후 희귀한 경험을 하게 된다.
맥스는 건방진 남자를 기다리다 그의 구두를 잠시 신어본다. 그가 바라본 거울 속에는 자신의 모습 대신 건방진 남자가 서 있었다. 맥스는 소스라치게 놀랐다가도 금새 적응해 재미를 찾기 시작한다. 삶을 무료하게 느끼던 차에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다. 그는 죽은 할아버지부터 여장남자의 모습까지 다양하게 변신하며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즐긴다.
↑ 사진=코블러 포스터 |
그러나 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맥스는 다른 사람으로 변신하는 일을 관둔다. 앞서 맥스는 어머니가 바란 소원인 ‘아버지와의 저녁식사’를 이뤄주기 위해 아버지로 변신했다. 아버지가 된 맥스는 어머니와 로맨틱한 데이트를 펼친 후 뿌듯한 기분으로 잠에서 깼다. 그러나 어머니는 마지막 소원이 이뤄져 이승에 미련이 없는 듯 세상을 떴다.
이에 맥스는 어머니에게 좋은 묘비를 선물하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했고, 이윽고 큰 범죄에 연루되기에 이른다. 황당한 이야기는 여기서부터다. 맥스는 돈을 구하려다 살인을 저지르고, 죄책감을 이기지 못해 자수한다. 그러나 그가 말한 시체, 증거들이 존재하지 않는 다는 것을 알고 경찰은 그를 미치광이 취급한다.
미궁에 빠질 것 같았던 맥스의 수상한 이야기는 ‘아버지’(더스틴 호프만 분)가 등장하면서 모두 결론지어진다. 결론적으로 아버지는 맥스의 곁을 떠난 적이 없고, 언제나 그가 저지른 사건의 뒤처리를 도맡아 했다. 뜬금없이 등장한 아버지가 맥스에게 구두수선공의 역사를 전수하면서 “다른 사람으로 사는 일에는 큰 책임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 사진=코블러 스틸컷 |
때문에 호기롭게 시작된 판타지 장르가 휴머니즘으로 바뀌며 성급하게 끝맺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현실세계에서 일어날 일이 없는 판타지 장르라고 해서 서사까지 판타지로 끝맺는 태도는 안일하게만 느껴진다. 중구난방으로 펼쳐졌던 이야기들이 초능력자에 가까운 구두 수선공의 활약으로 모두 정리된다는 점이 허무해서 웃음이 난다.
물론, 아담 샌들러의 농익은 코미디 연기는 언제 만나도 반갑다. 그는 이번에도 영화 ‘클릭’ ‘첫 키스만 50번째’ 등에서 선보인 숫기 없는 노총각 연기를 능청스럽게 소화해냈다. 특히 자신을 잘생긴 배우와 거침없이 비교하는 모습은 명장면으로 기억될 것으로 예상된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노련미 넘치는 아담 샌들러가 빈약한 스토리를 잡아주고 있어 관객의 웃음은 끊이지 않는다. 용두사미가 된 서사는 아쉽지만, 아담 샌들러 뿐 아니라 스티브 부세미, 댄 스티븐스. 엘렌 바킨, 멜로니 디아즈 등 다양한 배우를 만날 수 있어 즐겁다. 4월8일 개봉.
정예인 기자 yein6120@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