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tvN의 월화드라마가 계속되는 부진을 거듭하며 위기를 맞고 있다.
요즘 tvN 프로그램에 ‘3% 넘으면 대박’이라는 케이블 방송가 불문율은 사라진지 오래다. 2013년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은 진작 11.9%를 기록했고, ‘미생’은 8.2%로 2014년을 아름답게 장식했다.
예능에서는 더 하다. ‘삼시세끼-어촌편’은 12.8%를 기록 중이다. 매 회 시청률을 경신하는 추세여서 앞으로 남은 회차에서 더욱 높은 시청률을 기록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는 지상파 포함 동시간대 1위 성적이라 눈길을 끌었다. (이상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전국 시청률 기준)
↑ 사진제공=CJ E&M |
하지만 이렇게 ‘지상파를 위협하는’ tvN은 월화드라마 부문에서만큼은 영 힘을 못 쓰는 분위기다. tvN 월화드라마의 위기론은 2014년부터 조짐을 보였다. ‘로맨스가 필요해3’ ‘마녀의 연애’는 20대 여성 시청률 3% 돌파 등 특정 시청자 층에는 반응을 자아냈지만, 화제성이나 평균 시청률 부분에서는 부족했다.
‘마이 시크릿 호텔’도 평균 시청률 1%를 넘기기 힘들었고, 비교적 마니아층을 이끌었던 ‘라이어 게임’도 1%를 기록하고 퇴장했다. tvN 측도 이를 의식한 듯 2015년에는 심기일전해 2013년 ‘나인: 아홉 번의 시간 여행’의 영광을 되찾으려는 움직임이 일었다.
2015년이 시작되자마자 tvN 측은 드라마 ‘연애시대’의 한지승 PD와 ‘풀하우스’ ‘그들이 사는 세상’ 등의 표민수 PD가 나란히 월화극을 책임질 것이라고 선언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하지만 한지승 PD의 ‘일리 있는 사랑’도 1.2%를 겨우 넘으며 월화극 부흥에는 실패했다.
이런 상황에서 표민수 PD의 어깨가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월화드라마가 계속 부진하기 때문에 전작의 탄력을 받지도 못할뿐더러, 지상파 스타 PD 출신이라는 점에서 시청자와 업계 관계자 모두에게서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표 PD가 연출하는 ‘호구의 사랑’은 요즘 트렌드인 웹툰 원작 드라마여서 기획 단계부터 더욱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8회가 방영된 ‘호구의 사랑’을 향한 반응은 영 시원찮다. 시청률은 1% 안팎을 기록하고 있고, 그나마도 조금씩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드라마의 전개가 지지부진한 것도 아니다. 이미 주인공 도도희(유이 분)의 출산, 변강철(임슬옹 분)의 강호구(최우식 분)을 향한 사랑 등 극적 반전을 주는 소재들은 많이 등장한 상태다.
표민수 PD나 배우들은 “아직 많은 부분이 남아있다”고 당부하지만, 시청자 사이에서는 “애매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지금의 시청자 반응에서 큰 반전을 일으키기는 힘들다는 의미다. 결국 표민수 PD도 tvN 월화드라마의 ‘저주’를 피할 수 없게 된 셈이다. 이처럼 tvN 월화드라마의 침체기가 계속되면서 “강력한 한 방이 필요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호구의 사랑’ 후속으로 편성된 ‘식샤를 합시다’ 시즌2나 시즌제 드라마의 원조인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4가 월화드라마에 연속 편성된 것은 월화드라마 구간을 정착시키려는 tvN의 노력 중 하나다. 전작에서 이미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한 시즌제 드라마들이 tvN 월화드라마의 ‘저주’를 타파해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