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세월이 참 빠른 것 같아요. ‘포켓몬스터’ 가지고 논 것도 어제 같은데 벌서 스물 하나라니요. 더 이상 시간 낭비하면 안 되겠어요. 하하.”
아역배우 인터뷰를 할 때도 나오지 않는 ‘포켓몬스터’라는 단어를 성인배우 이태환의 인터뷰 장소에서 들을 것이라고는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188cm의 훤칠한 키에 딱 벌어진 어깨, 남성적인 외모까지, 외양은 다 자란 성인남성의 매력을 내뿜고 있지만 진짜 이태환은 해맑은 얼굴로 ‘포켓몬스터’를 언급하는 스물 한 살의 순수한 청년이었다.
인사하는 순간부터 인터뷰 하는 내내 막둥이 동생 같은 풋풋함을 뽐낸 이태환은 MBC 드라마 ‘오만과 편견’ 속 마음 따뜻하고 순박한 청년 강수와 꼭 닮아 보였다. 웹드라마 ‘방과 후 복불복’ tvN 드라마 ‘고교처세왕’에서 연기의 맛을 보고, ‘오만과 편견’을 통해 주요배역에 오른 이태환은 아직 경험이 부족한 신인임에도 극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며 앞으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 사진=정일구 기자 |
“‘오만과 편견’이 수사물이고 법정물이다보니 어두워 보일 수 있는데, 저희들은 항상 웃으면서 촬영을 했어요. 선배님들은 자식 같다며 챙겨주셨고, 덕분에 큰 아버지 작은 삼촌 같은 느낌이 들어 더 빨리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모든 선배님들도 좋았지만 특히 최민수 선배님은 최고셨어요. ‘오만과 편견’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해 주셨던 최민수 선배님은 애교도 많고, 애드립도 정말 잘 하셔서 옆에서 보고 배울 것이 정말 많았죠. 본인 캐릭터 애드립 뿐 아니라 상대 배우 디테일도 함께 살려주셔서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어요. 실제로도 잘 챙겨주시고 현장의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이끌어 주시기도 하셨어요.”
최민수를 향한 이태환의 사랑은 좀처럼 그칠 줄 몰랐다. 대선배인 만큼 처음에는 쉽사리 다다가기 어려웠다고 말한 이태환은 “정말 무서울 것 같았는데 오히려 첫 만남부터 환하게 웃으면서 안아주셨다”며 최민수와의 첫 만남을 회상했다.
“함께 작업을 하면서 제가 최민수 선배님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잘 못 봤구나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실제로 만나본 최민수 선배님은 굉장히 귀여우시고, 쉽게 다가와 주시더라고요. 아무래도 제가 연기가 처음이다보니 대본을 보고 외우고 캐릭터 분석을 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어요. 그 때마다 최민수 선배님이 옆에서 연기에 대한 목표와 캐릭터 분석 그리고 놓치고 가기 쉬운 디테일까지 잡아주셨어요.”
↑ 사진=정일구 기자 |
“마지막 회에서 악의 축 박만근(정찬 분)을 잡은 뒤라서, 자칫 그저 흘러갈 수 있는 장면이었어요. 그 장면이. 그런데 선배님께서는 핸드폰을 열어 ‘여보 먼저 자요’라는 대사를 하시더라고요. 그게 사실 대본에 없는 장면이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연기의 감정과 문희만 부장이 모든 것을 살리고자 목숨을 내놓고 희생했다는 점, 그리고 문희만도 사람이었구나 라는 부분 까지, 여러 복합적인 감정들이 오롯이 느껴지면서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 장면이 지금까지 계속 기억에 남아 있어요. 이래서 최민수 최민수 하는 구나 싶었죠.”
무사히 ‘오만과 편견’을 마친 이태환은 처음 캐스팅 되고 나서 어려운 것들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어떤 식으로 캐릭터를 잡아야 하고, 수사관은 평소 어떤 옷을 입으며, 어떤 식으로 말을 하는지 등 모르는 것들이 산더미 같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친구 중 아버지가 수사관인 친구가 있었고, 그로 인해 ‘수사관 강수’라는 캐릭터를 잡아나갈 수 있었다. 친구의 도움을 받은 이태환은 이후 김진민 PD의 연기지도만을 믿고 열심히 달려왔다.
“처음 김진민 PD님이 걱정을 많이 하셨어요. 아무래도 제가 부족한 부분도 많아서였죠. ‘오만과 편견’ 처음 촬영을 들어갈 때쯤 김 PD님이 다른 것보다 ‘다른 것보다 원래 너의 모습처럼 솔직하고 순수하게 가라’는 부분을 강조하셨어요다른 거 하지 말고 평상시에 이태환의 모습을 보여주라고. 그래서 느끼는 대로 솔직하게 최선을 다했고, 그런 모습에 대해 많은 분들이 좋게 봐 주셨던 것 같아요.”
↑ 사진=정일구 기자 |
이제 막 연기의 맛을 들인 이태환은 아직 하고 싶은 것이 많았다. 그 중 꼭 한 번쯤은 도전해 보고 싶은 장르는 바로 영화 ‘비열한 거리’와 같은 남성들의 드라마 혹은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와 같은 사극을 꼽았다.
“사극을 하면서 제 호흡과 어투가 많이 잡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극이라는 아직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장르에 다가가 많이 배우고 싶어요. 그런 작품이 끝나면 분명 성장한 부분이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더 배우고 싶고 나아가고 싶어요.”
욕심 많은 배우 이태환의 2015년은 매우 바빠 보였다. 그룹 서프라이즈 활동을 이어가랴 연기를 하랴 하고 싶은 것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마지막 가는 길 이태환의 올 한해 목표에 대해 물어보았다.
“2015년에는 다방면으로 활동했으면 좋겠어요. 서프라이즈 멤버 모두 매력이 있는데, 더 기회가 된다면 다섯 명이 모여 두 번째, 세 번째 싱글도 내고 싶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팬 여러분들 만나러 가서 인정받는 기회가 오기를 바라요. 이건 서프라이즈 멤버 다섯 명 다 뜻은 똑같을 거예요.”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