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해(사진=유용석 기자) |
그래서 더욱, 송해는 매년 전국투어 기자간담회를 진행할 때마다 유쾌하고 당당한 노익장을 과시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많이 걷고, 잘 먹고, 잘 마신다는 이야기도 빼놓지 않고 나왔다. 30년째 KBS1 '전국노래자랑'을 진행 중인 그는 여전히 무대 위에서 큰 목소리로 출연자들의 흥을 돋운다.
그랬던 송해가 눈시울을 붉혔다. 22일 오후 서울 종로3가 국일관에서 열린 '송해쇼-영원한 유랑청춘' 기자회견 자리였다. 송해는 "언제까지 할 거냐고 묻는 분들이 있는데, 미지수다. 제가 혈혈단신 남쪽으로 와서 지금까지 살면서 3년 계획을 세워보지 못했다. 평생 비정규직이 우리들(방송)이다"며 울먹였다.
그는 "방송 일을 하는 사람들은 개편 때면 피가 마른다. 언제 나가야 될지 모른다. 그래도 난 '전국노래자랑'을 30년 넘게 했으니 행복한 편이다. 고생하는 분들이 비일비재 하다. 때문에 스스로 인내해서 꿈과 희망을 찾아야 한다. 난 무대에서 쓰러질 그날까지 그저 내 이야기를 전하는 게 사명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해의 '영원한 유랑청춘'은 2월 19일 서울 올림픽홀을 시작으로 같은달 21일 부산 시민회관, 3월1일 창원 KBS홀에서 개최된다. 공연은 90 평생 한결 같이 무대에 몸 바쳐 온 '송해의 어제와 오늘'을 보여주는 2부작으로 구성된다. 1부는 추억의 극장 쇼, 2부는 뮤지컬 토크 쇼 형태다.
송해는 앞서 2011년 9월 ‘송해빅쇼’ 시즌1을 선보였으며, 이듬해 시즌2를 진행했다. 시즌 1은 부산으로 피난 오면서 살아온 일대기를, 시즌 2는 전국 팔도를 돌면서 음악과 함께한 과정을 담았다. 이번 '영원한 유랑청춘'은 시즌 3인셈. 1960~80년대 유명한 방송 구성작가 김일태 씨의 연출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원로 코미디언도 대거 무대에 오른다.
송해는 "올해 분단 70년이다. 나도 실향(황해도 재령군)민이다. 역사에 남기지 않으면 안 될 경험의 아픔이 있다. 명절에도 고향에 가지 못하는 이들의애환을 함께 하고 여러 의미를 되새겨보고 싶다"고 말했다.
송해의 익히 잘 알려진 꿈은 하나. 고향 방문이다. 그는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으나 아직 고향 땅을 밟진 못했다. 자신의 고향인 황해도 해주 재령군에서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해보는 게 그의 바람이다.
송해는 "인생은 고달프지만, 즐겁게 살다보면 살고 싶은 게 인생이다. 구순을 넘어서 백수까지 바라보는 게 욕심일지 모르겠으나 팬들과 함께하는 하루하루가 소중해 나이를 잊고 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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