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tvN 새 금토드라마 ‘하트투하트’가 본격 힐링드라마를 표방하며 첫 출발을 알렸다.
지난 9일 오후 방송된 ‘하트투하트’ 1회는 잘 나가는 정신과 의사 고이석(천정명 분)과 안면홍조증으로 할머니 분장을 불사하는 차홍도(최강희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고이석은 정신과 의사로 명성을 떨치는 인물로,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 좋아한다. 차홍도는 안면홍조증으로 헬멧을 쓰고 다니며 사람을 피해 다니는 인물이다. 그야말로 두 사람은 정반대 사람이다.
↑ 사진=하트투하트 방송 캡처 |
이런 두 사람은 의사와 환자가 아닌 용의자와 목격자로 만나며 악연 같은 첫 만남을 가졌다. 자살 시도 여성을 막으며 정의롭고 잘생긴 의사로 유명했던 고이석은 환자를 만년필로 찔렀다는 혐의를 받게 됐고, 그 시각 안면홍조증을 치료하고자 병원을 찾은 차홍도는 졸지에 목격자가 돼 경찰서까지 가야했다. 다행히 혐의는 풀렸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자살 시도를 하려다 실수로 정말 목을 맨 고이석과 그를 발견하고 놀라는 차홍도의 모습이 그려져 이들의 인연이 계속 이어질 것임을 드러냈다.
‘하트투하트’ 첫 회에서는 온통 아픈 사람들로 가득했다. 일단 주인공 남녀인 차홍도와 고이석부터 아프다. 차홍도는 7년 동안이나 좋아한 장두수 형사(이재윤 분)에게 매일같이 반찬을 갖다 주지만 얼굴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 또한 대인기피증과 안면홍조증으로 헬멧 안에 숨어야만 하는 자신의 모습을 답답해했다.
고이석은 누구보다 정상처럼 보인다. 멋진 외모에 화려한 언술, 실력까지 없는 게 없다. 그 덕에 미모의 여성들도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사귀는 여자와 함께 잠도 자지 못하고, 감정적 교류에 인색한 사람이다. 이 때문에 정작 자신이 살인미수 혐의를 받게 된 위기의 순간, 자신의 옆을 지켜줄 사람은 없었다. 여자친구도 이별을 고했고, 오로지 그에게 전화를 거는 건 기자들과 경찰들뿐이었다.
이외에도 드라마에는 고이석의 첫 등장을 인상 깊게 만든 ‘자살 시도녀’와 고이석의 정신 병원을 찾는 환자들처럼 속속들이 아픈 사람들이 등장했다. 여기에는 공통점이 있다. 차홍도, 고이석과 환자들은 누구보다 멀쩡하게 생기고 말도 잘 한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데, 속으로는 병들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이는 만약 주인공 두 캐릭터만 겉과 속이 다른 상태였다면 튀어보였겠지만, 그와 같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결코 드라마가 특별한 이들을 그려내는 게 아닌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낸다는 점을 강조했다.
드라마는 ‘힐링 치유 로맨스’라는 장르를 표방한다. 아픈 사람들이 서로를 만나 좌충우돌하는 과정에서 점점 치유를 해나간다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인공이 정신과 의사와 심리적인 병을 앓는 여성이라는 점에서 언뜻 현실성이 부족해 보인다. 자칫 ‘신데렐라 스토리 아니냐’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법도 하다.
하지만 첫 회에서 고이석과 차홍도가 어떤 마음의 병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캐릭터들이 가진 사연들과 이들이 얽힐 수 밖에 없는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해주면서 로맨스에 설득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를 보였다. 첫 회의 ‘환자 테러 사건’이 없었다면 두 사람의 인연은 자연스럽지 못했을 것 같아 앞으로 펼쳐질 두 사람 간의 로맨스에 공감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 나오면서, 시청자들로부터 첫 회는 앞으로의 스토리 전개를 위해 기초를 잘 닦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치유 로맨스라는, 독특하지만 어쩌면 흔할 것 같은 이야기를 ‘커피프린스 1호점’을 만들어낸 이윤정 PD가 특유의 섬세한 터치와 영상미로 아기자기하게 담아냈다. 차가운 대리석으로 둘러싸인 살풍경한 고이석의 집, 밖에 자유롭게 나가지 못하는 탓에 베란다에 작은 텃밭까지 키우면서 자신만의 성을 쌓은 최강희의 집 등 배경과 화면들이 특히 드라마의 소소하지만 따뜻한 분위기를 전달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앞서 이윤정 PD는 “성장 얘기를 좋아한다. 주인공들이 자라나는 모습에서 시청자들도 재미를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던 만큼, ‘하트투 하트’의 주인공들도 치유와 함께 성장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첫 회에 본격적인 치유 로맨스를 전면에 내세운 ‘하트 투 하트’가 과연 시청자들에 꾸준한 사랑을 받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한편, ‘하트투하트’는 주목받아야 사는 환자 강박증 의사와 주목받으면 죽는 대인기피성 안면홍조증 환자의 유쾌한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로, 매주 금, 토, 오후 8시30분에 방송된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