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올 한해 KBS의 예능은 그야말로 승승장구였다. 전반적으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가운데 무엇보다 큰 쾌거는 2013년 한 해 동안 부진했던 일요예능을 다시 순위권으로 올렸다는 것이다.
지난 1월5일 9.2%(닐슨코리아, 전국기준)으로 시작한 ‘해피선데이’는 삼둥이와 추사랑을 앞세운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새로운 멤버와 제작진으로 단장한 ‘1박2일’ 시즌3의 인기에 힘입어 상승곡선을 그리더니 12월14일 17.3%를 기록하며 두 배에 가까운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해피선데이’ 외에도 KBS2 예능의 절대강자 ‘개그콘서트’ 역시 동시간대 방송됐던 MBC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 ‘마마’ ‘전설의 마녀’ 등의 강세에도 고정 층을 확보하면서 그 명성을 지킬 수 있었다. 평일예능 역시 지상파3사가 전반적으로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안녕하세요’ ‘우리 동네 예체능’ ‘해피투게더3’ 등이 동시간대 1위 자리를 기록하며 환하게 웃을 수 있었다.
2013년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아빠 어디가’(이하 ‘아빠 어디가’)가 인기를 얻으면서 가족 예능이 트렌드르로 떠올랐고, 이에 발맞춰 KBS는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선보이게 된다. 당시 ‘아빠 어디가’가 엄마 없이 아빠와 단 둘이 1박2일 시골여행을 떠난다는 콘셉트였다면,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엄마 없는 하루 동안 아빠와 아이가 지내는 일상을 담아내는 프로그램이었다.
방송직후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아빠 어디가’와의 유사성을 지적받은 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아빠 어디가’과 다른 아이들의 사랑스러움은 시청자들의 입가에 미소를 선사했고, 특히 초반 ‘추블리’ 추사랑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면서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자신만의 시청층을 확보하게 된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배우 송일국의 세쌍둥이 대한, 민국, 만세를 등장시키며 이후 일요예능의 판세를 완전히 잡게 된다.
비록 첫 시작은 비슷했지만, 이를 자신만의 방식으로서 응용하면서 돌파구를 마련한 것이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 없다고 모방을 통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는 건 나쁜 것이 아니다. 다만 문제는 KBS 내에서 이 같은 프로그램들이 타 방송사에 비해 잦다는 것이다.
3부작 파일럿으로 제작됐으나 정규행으로 이어지지 못한 KBS2 ‘근무중 이상무’는 MBC ‘일밤-진짜 사나이’와 유사성이 제기 됐었으며 이제는 종영된 ‘마마도’ 또한 반영될 당시 tvN 예능 ‘꽃보다 할배’와 끊임없이 유사성이 제기됐었다. 현재 방송중인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이하 ‘불후의 명곡’)는 첫 방송 당시 인기 프로그램이었던 ‘일밤-나는 가수다’(이하 ‘나는 가수다’)의 아이돌버전 혹은 그와 비슷한 작품이라는 소리가 나오기도 했었다. 물론 현재 ‘불후의 명곡’은 과거 ‘나는 가수다’와 다르고, 또한 그보다 더욱 긴 생명력을 증명하며 자신만의 길을 걸어 나가고 있는 중이다.
첫 시작은 비슷하지만 끝은 다르게 하자는 KBS의 예능제작 방식은 시청자들의 꾸준히 사랑을 받을 뿐 아니라, 이제는 KBS 간판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고 있는 상황이다. 아쉬운 것은 KBS만이 이끌 수 있는 독창적인 예능트렌드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모두에게 검증된 아이템을 사용하는 제작의 안전노선은 나쁘지 않으나, 여전히 따라붙는 ‘표절’ 혹은 ‘모방’의 꼬리표는 각 프로그램의 팬의 입장에서는 안타까울 뿐이다.
2015년 을미년이 오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새롭게 시작되는 한해, 각 방송사가 2015년 예능판도에 대한 책임감이 무거운 가운데, KBS 역시 예외는 아닐 것이다. KBS예능 과거 성공노선을 따르는 것도 좋지만, 표절논란의 꼬리표를 떼고 새로운 포맷으로 과감함 승부수를 띄우는 건 무리인 것일까.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