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tvN ‘삼시세끼’가 북적이는 가족, 맛있는 한상 차림, 오고가는 대화 속의 추억까지 ‘시골 판타지’의 정석을 담아냈다.
지난 19일 방송된 ‘삼시세끼’ 10회에서는 9회에 이어 출연한 배우 이승기, 김광규와 첫 회 게스트로 출연했던 배우 윤여정, 최화정이 이서진-옥택연의 정선 집을 찾는 모습이 그려졌다.
9회에서는 이서진, 옥택연, 이승기, 김광규는 마지막 남은 수수를 베기 위해 ‘수수벤져스’를 결성, 마구잡이로 수수를 베어나가기 시작했다. 스태프들까지 힘을 합해 이서진 일행은 수수밭을 제패하는 것에 성공했지만, 결국 한낮에 드러누워야만 했다.
↑ 사진제공=CJ E&M |
이들은 만둣국 특명을 받고 윤여정의 총지휘와 솔선수범 아래 역할을 나눠 만두피와 만두속을 직접 만들었다. 최화정과 옥택연, 김광규, 이서진은 재료 구입을 위해 읍내 나들이를 하며 먹방을 펼쳤고, 윤여정은 어렸을 적 할머니가 자신에게 가르쳐줬던 것을 떠올리며 후배들에 만두 빚는 법을 정성스레 가르쳤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이들은 다음 날 아침에는 잔뜩 진 밥을 절구에 찧어 즉석에서 인절미를 해먹었다. 마지막 식사였지만, 특별할 일이 없었다. 평소처럼 분주하게 식사 준비를 하고, 둘러 앉아 맛있게 먹었다.
‘삼시세끼’는 마지막이 그렇듯 10회가 이어지는 내내 특별한 에피소드는 없었다. 게스트가 찾아오고 이서진과 옥택연은 밥을 지었다. 틈틈이 수수를 베고, 5인조 닭그룹과 밍키, 잭슨과 놀고, 집을 고치고, 읍내에 다녀왔다. 그야말로 ‘농부’의 평범한 생활을 카메라에 담았을 뿐이지만, ‘삼시세끼’는 시청자들에 힐링과 웃음을 선사하며 케이블 예능 프로그램으로는 이례적으로 8%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성과를 보였다.
나영석 PD는 ‘삼시세끼’의 제작발표회에서 “사실 제가 무슨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인지를 촬영을 하면서 알았다”고 말하며 무언가를 보여주겠다는 의도 없이 그야말로 ‘시골’의 일상을 보여주고자 했음을 강조했다.
또한 나 PD는 “누구나 빡빡하고 시끄러운 도시에서 벗어나 여유로운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고 싶다는 생각은 한 번쯤 해 봤을 것”이라고 짚으며 프로그램의 배경을 ‘농촌’에 둔 것에 대한 이유를 밝혔다.
그의 말처럼 ‘삼시세끼’는 자극적이고 억지웃음을 배제하고, 자연스러움과 소소함에 무게 중심을 뒀다. 동시에, 지친 도시 일상에서 탈피하고픈 사람들의 대리만족 심리를 건드리면서 ‘삼시세끼’를 보고 위안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 사진=CJ E&M/방송 캡처 |
‘삼시세끼’는 법칙은 있지만 설정은 없다는 점에서 신선했다. 이서진과 옥택연은 본연의 모습으로 카메라 앞에 섰고, 고기 대신 수수를 베고, 전기 기기를 최대한 배제한다는 법칙 아래에서 밥을 하고, 생활했다. 심지어, 불편한 화장실 때문에 비데가 설치된 읍내의 교육청까지 들르는 등 ‘화장실 문제’까지 그대로 보여줬다.
자연스러운 이들의 모습으로 ‘삼시세끼’는 시청자들에 ‘내가 가도 저랬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끔 만들었다. 농촌을 단순히 배경으로 삼는 게 아닌, 진정한 ‘시골 판타지’의 완성이라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삼시세끼’는 이번 가을 편을 종료하고 휴지기에 들어간다. 프로그램은 쉬지만, 나 PD는 쉬지 않는다. 배우 차승원, 유해진, 장근석을 데리고 이번에는 어촌으로 향한다. 이날 방송의 말미에는 세 배우가 나 PD와 둘러앉아 험한 뱃길로만 갈 수 있지만 먹거리는 풍부한 섬에 들어가 생활하는 스핀오프 프로그램 ‘삼시세끼-어촌편’의 예고편이 등장했다.
과연 나 PD는 ‘삼시세끼’ 가을 편에서 보여줬던 시골판타지의 완성을 어촌에서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삼시세끼-어촌편’은 1월16일 첫 방송된다. 또한 오는 26일에는 ‘삼시세끼’의 스페셜 편이 방송된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