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재는 게 편이요, 초록(草綠)은 동색(同色)이랬던가. 가수 미스터팡과 춘자, 가요계 대표 ‘놀음꾼’이 만났다.
두 사람은 30일 홍대 롤링홀에서 합동콘서트 ‘쇼킹투나잇(Show! King! 2Night!)’을 개최한다. 뜨겁고 화끈한 19금 공연이다.
이에 앞서 기자와 만난 두 사람은 “쇼의 끝을 보여주겠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수익금은 전액 기부한다. 그래서 더욱 뜻 깊은 공연이다. 기부에 자발적으로 동참하며 다른 가수들도 힘을 보탰다. 미스터팡은 “‘트로트엑스’에 출연했던 시각장애인 임호범과 원투, 심현섭 등 먼저 하겠다고 요청해온 사람들이 많다. 기부 취지에 잘 맞아 흔쾌히 허락했다”고 말했다.
춘자는 “좋은 마음을 가진 가수는 많다. 우리가 먼저 뭉친 것일 뿐, 댄스스포츠 팀도 따로 하고 싶대서 무대에 오른다”고 밝혔다.
“한 마디로 불우이웃돕기 콘서트입니다. 우리에게 돌아오는 건 한 푼도 없어요. 밴드팀에게 줄 돈, 대관료 등 부대비용만 쓰고 모두 기부합니다. 이런 콘서트를 항상 기획 중이었어요. 연말에 의미 있는 콘서트가 뭘까? 좋은 취지로 할 수 있는 게 없을까? 춘자와 의견을 맞췄을 때 망설임 없이 추진했어요. 재미는 장담합니다.”(미스터팡)
“일회성이 아닌 전국 투어까지 내다보고 있어요.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거든요. 기부처는 정해두지 않았어요. 사실 기부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정확히 모르잖아요. 우리가 모은 돈이 공정하게 배부되도록 신중히 찾아볼 계획입니다. 열심히 살고자 하는 사람도 환경 때문에 가난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잖아요.”(춘자)
미스터팡은 “와서 공연을 보면 왜 ‘쇼킹’인지, 우리가 추구하는 게 뭔지 알 겁니다”라고 호언장담했다.
연말은 콘서트 성수기다. 매일같이 다양한 가수들의 색다른 무대가 관객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미스터팡과 춘자는 어떻게 차별화 했을까. 두 사람의 만남 자체가 신선하다는 자평이다.
미스터팡은 10여년간 언더그라운드를 주름잡았다. 지난 2010년 트로트 곡 ‘누나 한잔해’를 발표하며 메이저 무대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트로트계의 싸이’라고 호평 받으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Mnet ‘트로트엑스’를 통해 얼굴도 전국구가 됐다.
춘자는 2004년 1집 앨범 ‘가슴이 예뻐야 여자다’로 데뷔해 ‘여자 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최근 클럽DJ로 활약하며 명성을 쌓고 있다.
두 사람은 각 분야의 ‘대스타’다. 그들의 ‘딴따라 기질’을 익히 아는 지인들은 이번 공연에 대한 기대가 크다. 술자리에서 늘 접하던 비공식 공연을 세상에 내놓는 순간이기 때문.
“구성 자체는 여느 콘서트와 다르지 않지만 우리 조합이 특이하니까 관심을 많이 가져요. 그래도 디제잉만 하다가 노래를 하려니 부담스럽기도 하네요. 하하. 우리 둘 모두 언더에서 선두주자로 워낙 유명하고 페이도 가장 세거든요. 노는 스타일도 비슷하게 잘 맞고.”(춘자)
“클러버 디제이 춘자와 트로트엑스 미스터팡이 만난다? 잘 안 어울릴 듯 하면서도 아주 쇼킹한 결합이거든요. 지인들은 우리 스타일을 잘 알아요. 마니아 팬들도 우리 같은 스타일을 갈구하죠. 하핫. 돈 내고 공연을 보러 와서 욕을 먹고 가는 공연, 매력적이죠. 일부러 욕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흥이 나면 욕도 나오고, 비정상들끼리 놀 수 있는 특별한 공간. 캬하. 일반 콘서트의 일반관객보다 몇 배 이상의 에너지를 쏟을 수 있을 겁니다.”(미스터팡)
“콘서트 가수들은 대부분 자기곡만 하죠. 우리는 우리 곡도 있지만 누구나 다 아는 노래들도 준비했어요. 발라드, 알앤비, 힙합, 펑키, 트로트, 좁은 무대에 댄서들도 있고 말이죠. 특히 풀밴드를 준비했어요. 밴드 소리 자체가 전율을 일으키는 감동이 될 수도 있고. 기대해주세요.”(춘자)
오랜 친구여서 두 사람은 ‘척하면 척’이다. 무대 연출을 구상하는 데에도 막힘이 없었다. 그래도 함께 공연을 하려면 합이 맞아야 한다. 무대 위에서 ‘삐걱’ 거리는 것 만큼 부끄러운 일은 없다.
두 사람은 “서로의 의견을 잘 따랐다”고 눈치를 보며 웃었다.
“서로 알고 지낸지 10년이 넘었죠. 집에 밥숟가락이 몇 개나 있을지 아는 정도? 술집에서 취하면 그 자리를 우리 둘이 다 뒤집어 놓아요. 술 마시러 온 사람들이 우리 노는 것에 몰입해요. 그 때 친해진 사람이 간혹 SNS로 공연에 온다고 그러더라고요. 하하.”(미스터팡)
“연습할 때 팡이는 진지하게 노래하는데 나는 웃겨요. 저게 진짜 열심히 하는 건지 웃기려고 하는 건지 원. 아주 빵 터져요. 공연 때 발라드 곡 부르다가 웃을까봐 걱정이라니까요. 미스터팡은 평소에 대화할 때도 입모양이 농담할 때랑 똑같아서 마쳐요. 말이 농담인지 진담인지···. 아무튼 웃긴 친구예요.”
두 사람은 하루 6시간 이상 연습에 투자하고 있다. 공연 당일 술과 음료를 무료 제공하는 만큼 연습 때에도 술을 마신다. “엄청 프리(Free)한 공연”이라는 게 두 사람의 표현이다. 이 외에도 토크타임과 여장도 준비 중이다.
콘서트가 열리는 홍대 롤링홀은 400석 규모다. 크지도 작지도 않고 적당하다. 이 곳을 정한 이유는 단골집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서다. 자꾸 봐도 질리지 않는, 편안한 콘서트 브랜드로 만들 계획을 세웠다.
“연출팀과 규모를 너무 키우지 말자고 이야기했어요. 작게 계속하자고. 크게 하면 사람들이 한꺼번에 오지만 다시 또 온다는 느낌이 없거든요. 단골집 찾듯이 계속 보고 싶은 공연을 만들고 싶어요. 똑같은 구성이 아니라 노래 외에 다른 콘텐츠도 넣어 보고 새로운 시도를 해야죠. 언더에서 하던 느낌을 그대로 가져오려고 애썼어요.” (춘자)
공연에 나이 제한은 없다. 하지만 19금 타이틀과, 술이 제공되는 관계로 자연스럽게 ‘19세 이상 관람가’가 됐다. 춘자는 “술이 있는 공간이고, 모처럼 나를 내려놓는 공연이기 때문에 19금으로 설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00석 중 절반은 스탠딩석이고 나머지는 의자를 놓는다. 올 스탠딩(All Standing)은 힘들 것이란 판단에서다. 미스터 팡은 “공연, 노래에 각종 퍼포먼스까지. 게다가 술도 있다. 먹고 마시고 즐기는 패키지 상품 공연이다. 꽤 체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클럽은 오히려 20대 중반이 지나면 잘 안 가려고 해요. 난잡한 이미지가 있어서. 하지만 지금은 디제이를 보고 음악을 들으러 와요. 아무것도 없이 자리만 잡
“홈쇼핑으로 말하자면 마지막 찬스랍니다. 빨리 서두르세요. 다시는 오지 않는 기회! 풀 패키지 서비스를 마지막으로 보여주는 쇼킹투나잇 콘서트!”(미스터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