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KBS 대표 장수 프로그램 KBS2 ‘다큐멘터리 3일’(이하 ‘다큐 3일’)은 매회 평범한 듯 특별한 일상을 카메라에 담아 시청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하나의 장소, 하나의 사건, 하나의 현상 등 주어진 한 공간에서 늘 동일한 72시간을 보내고 관찰한 내용을 60분으로 압축해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는 ‘다큐 3일’ 팀은 노량진 고시촌부터 논산 육군훈련소, 영등포구 대림시장, 연탄 공장, 낙원상가, 서울의 서촌 등 다양한 일상의 깊숙한 곳이 빠짐없이 카메라에 담고 있다.
시청자들에게 감동과 따뜻한 웃음을 선사하기 위해 발 벗고 뛰어다니는 제작진 중 최성민 PD를 만나 ‘다큐 3일’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 8월의 크리스마스-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편 촬영 당시 교황청의 요청으로 취재팀은 더운 여름에 검은색 정장에 검은색 넥타이를 매고 촬영에 임했다. 김성미VJ, 이수민VJ, 김희근VJ, 박지현VJ , 이지원VJ , 최성민PD 순. |
#. ‘다큐 3일’의 1회가 완성되기까지 과정이 어떻게 되는가.
‘다큐 3일’은 PD 5명에 메인작가 5명, AD 2명, 막내 작가 4명으로 구성돼 있다. PD가 5명이라 5주 텀이 있다. 첫 주에는 아이템을 찾는다. 자료를 찾고 2주차 초반에는 팀끼리 회의에 들어간다. 이후 아이템이 결정되면 그 주에 답사를 떠난다. 자료를 보는 것과 현장을 보는 건 다르기 때문에 꼭 답사를 거친다. 답사를 가서 아이템이 한 번에 결정되는 경우도 있지만 아니라고 생각되는 경우엔 플랜B로 가서 보고 결정한다. 그 후 3주차 후반에 걸쳐 촬영에 들어가 3박4일 동안 촬영을 진행한다. 촬영이 끝나면 테이프를 보고 작가는 구성안을 짠다. 5주차 초반에는 3일 정도 편집하고 목요일에 자막 넣고 금요일에 음악과 내레이션을 녹음한다.
#. ‘다큐 3일’이 2007년부터 현재까지 쭉 달려왔다. 이제 나올만한 아이템도 다 나왔을 법하다.
아이템 찾기가 제일 힘들다. 프로그램이 오래됐고 인지도도 있고 반응이 좋으니까 어디 축제를 기획하거나 그런 분들에게 많은 제의가 온다. 특별한 행사를 3일 쫓아가기도 하지만 일상을 3일 쫓아가는 거기 때문에 그런 행사를 가면 뭐가 안나온다. 찍을 건 많은데 우리의 색깔이 안 나타나는 거다. 같은 소재라도 프로그램이 접근하는 방식이 다 다르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는 소재 찾기가 더욱 중요하다.
#. ‘다큐 3일’ 홈페이지 보니 시청자들의 제보나 의견도 많은 것 같다. 시청자들의 의견도 많이 참고하고 하는 편인가.
당연하다. 제작진이 시청자들의 의견을 보고 골라 실제로 촬영을 간 적도 있다. 호텔리어도 시청자 게시판을 통해 보고 촬영을 한 거다. 그동안 시청자 공모를 받았었는데 내년에도 진행 할 계획이다.
#. ‘다큐3일’의 키워드가 있다면 어떤 키워드를 꼽을 수 있을까.
‘평범한 일상에 새로운 발견’ ‘열심히 사는 사람들의 일상의 진정성을 발견’했다고 말할 수 있다.
#. 2007년부터 시청자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다큐3일’만의 인기 비결이 있다면 어떤 점이 있을까.
‘다큐 3일’에는 자극적인 장면이나 유명인이 나오지 않는다. 프로를 보면 카메라를 여러 군데 돌려서 나오는 생동감을 전달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그분들이 인터뷰를 통해 이야기하는 장면들이다. 사실 ‘다큐 3일’을 인터뷰 프로라고도 보고 있다. 인터뷰가 진정성 있고, 인생의 지혜가 담겨 있으며 진심이 담겨 있다. 그분들이 느끼는 그대로를 이야기하는 게 그냥 던지는 것 같지만 명언, 교훈 같은 말이 나오기도 한다. 평범한 일상이라 똑같아 보이지만 새로운 걸 느낄 수 있다.
#. ‘다큐 3일’은 일반인 출연으로 이루어진다. 아무래도 일반인을 카메라에 담아야 하다 보니 섭외 과정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옛날보다 TV에 나오려고 하시던 분들이 줄었다. 찍지 말라는 분이 많아졌다. 심지어는 거리 스케치를 하다 보면 ‘왜 나 찍냐’고 하는 사람도 있다. 일상을 다루는 프로그램으로서 일반인을 담는 게 쉽지 않아졌다.
#. 섭외 외에도 고충이 있다면 어떤 점이 있을까.
프로그램 한계일수도 있는데 촬영일자다. 더 좋은 장면이 나올 것 같은데 그렇지 못할 때가 아쉽다. 72시간의 시간을 맞춰야하니까.(웃음)
#. 진짜 72시간만 찍고 촬영을 접는지 궁금해 하는 시청자도 많다.
무조건 3일만 찍는다. 그게 기본이다.
#. 개인적으로 ‘다큐 3일’을 통해 얻은 게 있다면.
아 이렇게 해도 프로그램이 되는 구나.(웃음) 촬영을 3일 해서 1시간 짜리를 만들어 낸다는 게 처음엔 이해가 안됐다. 순서대로 편집해서 이야기가 될까 싶었다. 옆집 이야기나 동네 시장 이야기를 다루는데 내가 보긴 봤지만 지나쳐 봤지 자세히 보진 않는다. 한 발짝만 들어가서 자세히 보면 재밌는 이야기와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는 걸 느꼈다. 3일만 찍어도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면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있구나. 디테일의 발견이 있었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