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요즘 기자들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들이 여럿 등장해 관심을 샀다. SBS 수목드라마 ‘피노키오’ KBS2 월화드라마 ‘힐러’ 등이 기자들의 일상을 다루며 인기를 얻고 있는 것. 이와 함께 기자를 다룬 원조 프로그램 격인 케이블채널 E채널 ‘용감한 기자들’ 역시 다시 재조명받고 있다. 세상 다양한 얘기들을 기자의 입에서 전해 듣는 이 프로그램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소위 ‘찌라시’라는 의심의 눈초리도 받고 있지만 실상 한회 아이템 선정을 위해 14일간 피 말리는 전쟁을 치르는 제작진의 일상은 ‘치열함’ 그 자체였다.
◇ 아이템 전쟁, 60분 방송을 위한 280시간의 싸움
‘용감한 기자들’은 2주에 한번씩 수요일에 녹화가 이뤄진다. 매회 10~12개 정도의 아이템이 등장하며 사회, 보험, 금융, 연예, 스포츠, 해외, 화제 등 분야도 가리지 않는다. 메인 작가 1명이 총괄하고 서브 작가 5명이 아이템 선정 임무를 맡고 있으며, 20~30명의 기자와 쌍방향 네트워크를 이뤄 한 회 분량을 만들어낸다.
토크 주제 선정부터 촬영까지 대부분 2주의 시간이 소요된다. 작가들은 촬영 2주 전 저마다 전담한 4~5명의 기자에게 주제를 전달하고 사건사고부터 스타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다양한 아이템을 제출받는다. 그러나 단번에 ‘OK' 사인을 받아내는 경우는 많지 않다. 스토리의 재미나 수위 등을 고려해 아이템을 심사하기 때문에 이에 부합하지 않으면 해당 기자들은 몇 번이고 다른 아이템을 찾아내야 한다. 심한 경우 4~5개의 아이템이 오가지만 선정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 과정에서 작가들의 노력도 만만치 않다. 이들은 아이템의 팩트를 여러 경로로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스토리보드 가안을 완성한다. 이틀에 한번 꼴로 모여 회의를 거듭한 끝에 살아남은 아이템을 추려내고 탈락한 아이템을 낸 기자와 작가는 또다시 아이템 발굴에 골몰해야 한다. 녹화 전까지 이런 과정이 계속 반복되면서 아이템 수준이 정화되는 것이다. 하루 2~3시간만 자도 일할 시간이 빠듯하다는 게 작가들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아이템 선정에 있어서 어떤 까다로운 기준이 있길래 제작진은 눈물겨운 2주를 보내는 것일까.
↑ 사진 제공=티캐스트, 디자인=이주영 |
◇ 아이템 기준? 신선한 소재+15세 관람 수위
아이템 선정에 대해 제작관계자는 “당사자 이름이 이니셜로 나오기 때문에 스토리에 주목한다. 대체로 못 들어본 얘기나 스토리에 힘이 있는 아이템이 선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아이템의 선도를 위해 최근 사건을 우선으로 하고 웬만하면 2010년 이상의 얘기들을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일부 ‘찌라시로 얘기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관계자는 “그런 확인되지 않은 소문으로만 방송을 할 순 없지 않으냐. 당사자 측근에서 들은 얘기라던가, 팩트를 증명할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모아 확인 절차를 밟는다”고 선을 그었다.
실제로 ‘용감한 기자들’ 작가진은 저마다 전담하는 기자4~5명의 아이템을 확인하고 그에 맞는 여러 개의 질문을 추가해 신뢰성을 확보하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MC 신동엽과 김정민, 레이디제인, 김태현, 홍석천 등 패널들의 대사를 추가해 2주 만에 대본을 완성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템을 위한 작가들의 전쟁은 녹화를 마쳐도 끝나지 않는다. 한 작가는 “수요일 오후 11시쯤 녹화가 끝나면 작가들은 모여 아이템의 재미를 더욱 부각할 수 있는 자막을 만든다. 목요일 새벽까지 자막을 완성하면 그 다음 날 새벽까지 제작진이 CG와 배경음악, 자막을 모두 편집해 영상에 삽입하는 ‘종편’이란 작업에 투입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청자는 60분 정도 방송을 보지만, 한 회를 위해 제작진이 투자하는 시간은 대략 15일을 넘는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제작진의 치열한 노력이 깃든 ‘용감한 기자들’은 매주 수요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디자인.이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