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10일 첫 방송되는 MBN 고민 해결버라이어티 토크쇼 ‘지혜의 한 수, 회초리(이하 회초리)에는 국내 유일의 여성 휠체어 마라토너 김수민(28) 선수가 출연해 인생 이야기를 전한다.
김수민 선수는 음대생을 꿈꾸던 중 사고로 장애인이 되고 지금의 휠체어 마라토너가 된 안타까운 사연을 전해 스튜디오를 눈물 바다로 만들었다.
또 그로 인해 그녀의 어머니가 10년 넘게 생일 파티를 할 수 없었던 가슴 아픈 이야기, 이와 더불어 현재 김 선수를 가장 힘들게 하는 고민이 공개됐다.
이에 MC 김효진과 고민 해결을 위해 나선 회초리 군단의 배우 선우용여를 비롯해 많은 제작진들까지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혔다는 후문이다.
김수민 선수는 2011년 두바이 대회 하프 코스에서 3위, 2012년 호주 대회 하프 코스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또 2013년 5월에는 서울국제휠체어마라톤대회에 출전해 국내 여성 선수 최초로 풀코스를 완주하기도 했다. 한 때 음대생을 꿈꾸며 부산 예고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한 그녀는 2005년 3월 열 아홉의 나이에아파트 4층에서 떨어지는 불의의 사고를 당해 척수마비 장애인이 됐다.
김 선수는 “사고 이후 서먹해진 엄마와의 관계 회복을 위해 나섰다. 벌써 9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엄마는 여전히 매일 밤마다 눈물을 흘리고 계신다. 이제는 엄마랑 마주보며 환하게 웃고 싶은 마음에 출연을 결심했다”며 방송 출연 계기를 밝혔다.
이어 “사고 당일이 엄마의 생신 날이었다. 파티를 준비하며 베란다에 풍선을 붙이고 플랜카드를 거는 등 이벤트 준비로 분주했다. 기쁜 마음으로 준비를 했지만, 왠지 마지막 생일 파티일 것 같다는 느낌도 있었다. 이유는 모르겠다. 그러던 중 발을 헛디뎌 베란다에서 추락했고, 그 날 이후 엄마는 ‘자신 때문’이라는 죄책감에 시달리셨다”고 허탈한 심정을 털어놨다.
하지만 그녀는 “어릴 적부터 예술 고등학교를 다니며 매일 연습을 하다 보니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가 없었다. 하지만 사고를 당한 이후 아빠, 엄마, 동생이 모두 내 주위에 있었다. 그게 너무 행복했다”고 말해 지켜보는 이들을 애잔하게 만들었다.
또 “엄마는 여자의 몸으로 힘든 휠체어 마라토너가 되겠다는 딸을 이해하지 못하고 계신다. 더 다칠 까봐 걱정하는 마음은 이해한다. 하지만 휠체어를 타고 있어도 그 누구보다 떳떳한 딸이 되고 싶은 마음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며 당찬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야기 도중 김수민 선수의 어머니가 스튜디오에 등장해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어렵게 방송 출연을 결심한 그녀의 어머니는 “수민이는 내 인생의 전부였다. 어렸을 때부터 하루에 학원을 5군데 이상 보내며 아이의 인생을 쥐락펴락했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내가 아이를 너무 혹사시켜서 지금 장애를 얻게 된 건 아닐까 싶다. 휠체어를 타면서 생긴 상처가 아플 법도 한데 투정 한 번 없이 금메달을 따오는 참 대견한 딸”이라는 아낌없는 격려를 보냈다.
처음으로 엄마의 칭찬을 듣게 된 김 선수는 입가에 미소가 번지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스튜디오를 가슴 뭉클하게 만들기도 했다.
또 두 사람은 사고 이후 처음으로 10초 이상 눈을 마주보며 교감을 나누는 등 서로에게 미안한 마음에 서먹해졌던 관계를 점차 회복해 나가는 모습으로 훈훈한 감동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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