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이 프로그램 시청률 나오겠냐. 망했다”
강원도 한 시골마을에서 생활하는 배우 이서진과 옥택연의 요리하는 하루를 다루는 tvN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는 독특한 예능프로그램 중 하나다.
특별한 사건이 벌어지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강원도의 아름다운 절경을 소개해주는 것도 아니고 그냥 두 남자가 밥을 차려먹는 것뿐, 사건이 있어도 하나 둘 씩 찾는 게스트들을 위해 한 그릇을 더 식탁위에 올릴 뿐이다. “이 프로그램 시청률 나오겠냐. 망했다”는 이서진의 투덜거림도 괜히 나온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시청자들은 ‘삼시세끼’에 열광하고 이들의 일상에 집중한다.
지난 10월17일 ‘삼시세끼’는 첫 방송부터 4.3%(닐슨코리아 집계, 유료플랫폼 기준)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이후 다음 2회 시청률에서 5.7%를 기록한 ‘삼시세끼’는 이후 6.7%, 7.0% ,7.0%를 기록, 앞전의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7.8%까지 기록하면서 지상파도 그 넘기 힘들다는 두 자릿수 시청률을 넘보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CJ E&M과 닐슨코리아 함께 만든, 콘텐츠파워지수(CPI, Contents Power Index)를 살펴봐도 ‘삼시세끼’의 인기를 확인할 수 있다. 그동안 20위 내에서 머물렀던 ‘삼시세끼’는 최근 인기 상승세를 타며 11월 2주차 때 7위로 껑충 뛰어오르는 저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이처럼 ‘삼시세끼’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느림’과 ‘빼기’일 것이다. ‘삼시세끼’에서는 부지런히 움직이지만 결코 서두르는 법이 없다. 바쁘고 복잡한 도시를 떠나 강원도라는 한적한 장소를 택한 ‘삼시세끼’는 현대적인 도구를 최대한 배제하고 아궁이, 맷돌, 가마솥 등 옛도구를 사용하며 아날로그 적인 감성을 높인다. 이 과정에서 커피콩을 볶아 맷돌로 갈아 마신다는 독특한발상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투덜거리면서도 할 건 다 하는 투덜이 이서진과 뼛속부터 노예근성 옥택연의 조합과 이서진을 사랑하는 염소 잭슨, ‘밍키적’거리며 마당을 뛰어다니는 밍키. 기껏 구운 고등어를 훔쳐가는 고양이 멀린다 등이 어울려 지내면서 농촌의 하루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주고 있다.
‘삼시세끼’의 매력에 대해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삼시세끼’는 필요 없는 것을 뺀 예능이다. 다른 예능에 비해 미션 자체가 많지도 않다. 삼시세끼를 먹고 가끔 수수밭을 베는 것 외에는 특별한 미션은 없다”며 “불필요한 것들을 제외하고 단순함의 미학을 보여준 것 같다. 이 부분이 요즘 도시인들에게는 매력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삼시세끼’는 자막의 승리라고 본다. 자막을 통해서 그 사람들의 심리나 정서들을 보여주고 있다. 자막을 빼면 심심한 프로그램이 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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