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지상파 ‘케드(케이블 드라마)’ 전쟁에 신난 사람들은 따로 있다. 배우로서 막 발을 들인 ‘연기돌’과 활동한 시간만큼 주목받지 못한 중고 신인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지상파 드라마나 tvN, OCN 등 굵직한 케이블채널 드라마가 다소 부담스러운 이들은 지상파 ‘케드’로 가벼운 워밍업에 나서며 배우로서 재기를 노리고 있다.
MBC 에브리원 ‘하숙24번지’는 배우가 되고 싶은 아이돌의 집합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국의 아이들 동준, 쥬얼리 박세미, 타이니지 도희, 빅스 켄, 레인보우 조현영 등 무대에서 놀던 아이돌이 저마다 개성이 살아있는 비교적 가벼운 캐릭터를 연기하며 배우로서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김광규라는 연기파 배우가 울타리가 돼 연기적인 균형을 잡는 ‘하숙24번지’는 이런 연기돌에겐 최적화된 시스템이다.
MBC 드라마넷 ‘사랑주파수 37.2’도 ‘연기돌+중고신인’ 공식을 따르고 있다. ‘해적 방송 DJ의 고민 상담기’를 다룬 이 작품에서 배우라는 이름이 아직은 낯선 윤건이 DJ 역을 맡았고 달샤벳 아영, 중고신인 최윤소, 전지후, 윤진욱 등이 라인업을 채웠다. 이름과 얼굴이 눈에 익지 않은 이들이지만 이번 드라마로 연기력을 검증받고 배우로서 한 계단 더욱 도약하겠다는 각오다.
↑ 사진 제공=MBC플러스 미디어 |
같은 방송사 ‘스웨덴 세탁소’ 역시 다르지 않다. 송하윤, 황승언, 김이안 등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신인들과 배우로서는 아직 낯선 오상진, ‘연기돌’ 틴탑의 창조가 중견 배우 황영희라는 기둥 아래 각자 연기를 펼칠 예정이다.
아직 검증되지 않은 배우들이지만 신선한 마스크와 캐릭터 접근법, 날 것 같은 조합에 ‘남의 고민을 투시하는 처녀 세탁소 여사장의 로맨스’라는 독특한 소재가 더해져 색다른 그림을 만들어낼 것으로 보인다.
일본 흥행작 ‘S.O.S’를 리메이크한 KBSN ‘SOS 나를 구해줘’도 중고신인과 ‘연기돌’을 고루 기용하며 신선도를 유지하고자 했다. 안용준, 김보라, 노행하 등 오래 활동한 중고신인과 초신성 광수, SS501 김규종 등 ‘연기돌’을 조합해 원작 이미지를 지우려 했고, 이칸희, 선우재덕 등을 배치해 극의 중심을 잃지 않으려 애썼다. ‘중고신인+연기돌+중견배우’ 공식을 그대로 따른 셈이다.
↑ 사진=MBN스타 DB |
이에 반해 SBS플러스 ‘도도하라’는 걸스데이 유라와 배우 신소율, 유민규 조합이 눈에 띄는 작품이다. 세 사람 역시 지상파 드라마나 거대 케이블채널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유명 배우는 아니지만 쇼핑몰 창업을 둘러싼 세 남녀의 로맨스를 다루는 만큼 핵이 되는 세 배역에 다른 지상파 ‘케드’ 출연진보다 이름이 알려진 스타를 섭외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세 명의 캐릭터에 힘을 준 까닭에 극 전개도 이들에게 집약적으로 흐르고 있고, 단순한 에피소드나 옴니버스 구조가 아닌 서사를 가졌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지닌다.
물론 적은 제작비와 소규모 제작 시스템이 이런 라인업을 형성하게 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