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대만 인기가수 채의림의 뮤직비디오가 태티서의 ‘트윙클’ 뮤직비디오를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채의림의 소속사는 중화권 매체를 통해 “이런 폭로는 재미없다. 모두가 대만의 창의력을 믿어줬으면 좋겠다. 한 점 부끄럼 없다”고 사실을 부인했다. 하지만, 중화권 연예계에 이 같은 표절 논란은 오늘내일 일이 아니다.
최근 중국 온라인 사이트에서 방송된 드라마 ‘별에서 온 상속자들’은 우리나라 인기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와 ‘상속자들’의 ‘합체극’이라고 그럴싸한 이름을 내놓았지만, 결국 표절논란을 피할 수 없었다. 또, 강소 위성TV의 ‘이치 라이 샤오바’는 KBS2 ‘개그콘서트’의 포맷을 표절했다는 화살을 받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중국 인기가수 다장웨이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의 표절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으며, 현아의 ‘버블팝’ 역시 중국 여가수의 뮤직비디오와 비교되며 논란을 낳기도 했다.
↑ 사진= 별에서 온 상속자들 포스터 |
이 같은 표절 문제는 한류가 시작되는 2000년대부터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한국 드라마가 중국에 침투한 1990년부터, 활발하게 수출되는 시점을 거쳐, 반한감정이 고개를 들기 시작한 2005년에 다다르기까지, 단순한 ‘수출’은 ‘한류’라는 이름으로 가둬둘 수 없게 됐다.
이에 우리나라는 ‘합작’이라는 차선책으로 반한감정을 누르고, 새로운 기점을 마련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와 함께 대두된 것은 ‘제작력’이다.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예능프로그램의 웃음 포인트, 드라마에서 느껴지는 기술력, 예를 들어 뛰어난 OST나 배우가 돋보이는 화면 기술은 중국에서 극찬할 만한 강점이었다.
↑ 사진= 채의림 뮤직비디오 캡처 |
이미 한중간의 교류는 ‘합작’이라는 이름 안에 담기엔 활발한 단계에 접어들었다. 우리나라 피디와 감독들은 중국의 제작지원을 받으며, 새로운 시장에 발을 담구기도하며, 배우들 역시 중국 감독들과 손을 맞잡기도 한다.
이처럼 양국 간의 문화교류가 활발해지고 합작하는 일도 부지기수로 늘어나며, 우리나라 특유의 개성이나, 어렵게 이루어낸 제작방식이 쉽사리 중국에게 넘어갈 가능성은 높아졌다는 것이다. ‘문화교류’ ‘합작’ 등의 곱던 시선이 ‘표절’ 등의 문제로 눈살을 찌푸리는 일이 계속된다면, 한창 물오르고 있는 양국 간의 교류에 새카만 재를 뿌리는 격이
물론, ‘합작’이라는 제작방식은 양국 간의 발전에 양분이 될 수 있지만, 그 양분으로 인해 힘들게 구축한 우리나라 고유의 색채가 변색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는 노릇이다. 이는 단순하게 ‘표절’이라는 해프닝으로 논란을 간과할 수 없는 이유기도 하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