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는 고 신해철이 장 협착증 수술을 받았던 서울 가락동 S병원의 진료기록부를 입수해 3일 분석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신해철의 심장이 정지하기 4시간 전 심장에 이상 징후가 나타났지만 의료진은 진통제 등만 투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17일 신해철의 수술 직전 심전도 검사결과 심장 박동수는 분당 72회(성인 정상범위 60~100), 심장 전압은 1.59mV로 정상치였는데, 같은달 22일 오전 8시28분 심장 박동수가 분당 145회로 두 배 이상 급증했고, 심장 전압은 0.19mV로 크게 떨어졌다'는 것이다.
"검사 결과지에도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빨리 뛰는 빈맥과 심근경색이라고 적혀 있다"고 한국일보는 보도했다. 그러나 S병원 의료진은 신해철에게 마약성 진통제만 투여했다.
앞서 소속사 KCA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초음파 검사를 하면서 수술 부위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했다더라. 나중에 재입원시 심전도검사를 했는데 또 괜찮다고 했다. 진통제만 준 것으로 안다. 심지어 병원에서 쓰러졌음에도 심정지가 왔을 때 아주 빠른 응급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10월 23일자 'S병원부터 찌라시까지…신해철 공식 Q&A')
한국일보는 한 대학병원 의사의 말을 빌려 "심장에 이상 징후가 나타났을 때 제대로 조치했으면 사망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 지적했다"고 전했다.
한편 고 신해철의 시신은 지난 3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부검됐다. 이날 4시간에 걸쳐 진행된 부검 결과 고 신해철의 사망 원인은 복막염·심막염에 의해 합병된 패혈증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영식 서울과학수사연구소장은 “신해철의 사망을 유발한 천공은 복강 내 유착을 완화하기 위한 수술 당시나 이와 관련돼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는 1차 부검소견에 의한 것으로, 추후 병리학적 검사와 CT 소견을 종합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알려진 장 천공 외에 심낭 천공도 추가로 발견됐다. 최 소장은 “장 천공 외에 심낭에서 0.3cm 가량 천공된 부위가 발견됐다”며 “횡경막이 천공되는 원인은 주로 외상, 질병들이 흔한 원인이지만 본 건은 수술 부위와 인접돼 발생했고 부검 소견상 심낭 내에 깨와 같은 음식물·이물질이 보여 의인성 손상이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공 관련한 문제는 부가적인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천공이 언제 생겼는지는 진료 기록과 추후 의사 진술 등을 통해 파악할 수밖에 없다.
신해철의 유족은 지난달 31일 발인식이 진행된 뒤,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시신을 부검키로 결정했다. 유족 측은 과거 고인의 위 밴드 수술과 장 협착증 수술을 담당했던 S병원의 과실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자세한 경위를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유족 측이 S병원 측의 업무상 과실치사 여부를 수사해달라는 고소장을 제출함에 따라 경찰은 해당 병원을 압수수색하는 한편 병원 관계자를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신해철은 지난달 27일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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