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소속사 KCA엔터테인먼트 측은 유족과 상의한 결과, 서울 가락동에 있는 S병원을 상대로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지난 30일 밝혔던 터다. 이번 고소는 그 첫걸음인 셈이다.
고 신해철의 시신은 이날 서울 추모공원에서 화장될 예정이었으나 명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을 하기로 갑작스레 결정됐다. 애초 유족은 부검까지는 하지 않으려했으나 그럴 경우 의문사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는 동료 뮤지션들의 요청이 있어 이를 받아들였다.
고 신해철은 지난 17일 S병원에서 장협착 수술을 받은 뒤 통증을 호소하다가 22일 심정지 돼 심폐소생술을 받았다. 이후 서울 아산병원으로 이송돼 또 다시 개복 수술을 받았으나 끝내 눈을 뜨지 못했다.
여러 가능성을 놓고 의혹이 제기됐으나 신해철 측은 말을 아껴왔다. 하지만 고인의 발인을 하루 앞두고 아내 윤원희 씨가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신해철이 동의를 한 적도, 설명을 들은 적도 없는 위 축소 수술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주장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반면 S 병원 측은 "고 신해철에게 동의를 구하고 장 유착 박리술 만을 진행했다. 위 축소 수술은 집도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수술 후 필요한 조치도 다 했다"는 것이다.
신해철 측이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한 것은 두 가지로 압축된다. 의료인의 불법 행위(본인 동의 없는 수술)는 민사소송에 해당한다. 이 위법 행위로 환자가 사망이나 상해에 이르렀을 때는 형사 소송(업무상 과실 치사 혐의)이다. 또한 의료인의 문서 위조도 형사소송 대상이다. 시시비비는 법정에서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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