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가수 나윤권이 2년 공백을 깨고, 대중들 앞에 섰다. 과거 ‘나였으면’ ‘기대’ ‘안부’ ‘약한 남자’ 등 수많은 히트곡을 냈던 만큼, 이번 신곡 ‘이프 온리’(If Only) 역시 가을 감성을 자극하는 발라드 곡이다.
“너무 목말라 있던 상태에서 신곡은 정말 기분이 좋더라고요. 매일매일 인터뷰도 하고, 회의도 하는 게 이전에는 진짜 힘들었는데 말이죠.(웃음) 공익으로 근무할 때는 무대에 서고 싶은데 어떻게 할 수 없으니까 일부러 음악방송도 안 봤어요.”
그는 지난 2012년 ‘나를 불러’를 마지막으로 군에 입대했다가 공익근무요원으로 2년여를 근무했다. 그 의무적인 2년은 그에게 가수로서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일깨워준 시간이었다. 실제 그는 훈련에도 충실했고, 틈틈이 곡 작업, 노래 연습을 해왔다.
“의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그 시간이 저에게는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넘어서 재충전이 되기도 했어요. 앨범 활동하는 데 있어서 마음가짐이 달라진 것 같아요. 대학생들이 그러잖아요. ‘군대 다녀오더니 정신차렸다’고요. 저도 가수라는 직업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지 못했었는데, 다시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해요.”
간절했던 무대에 다시 서게 된 나윤권은 열의에 가득 차 있었고, 그만큼 음악적으로도 더욱 단단해져 있었다. 앨범의 전반적인 부분에 참여하고, 직접 가사를 쓰지 않았지만 과거의 명곡들을 들으며 감정 전달에 더욱 충실하려 노력했다.
“‘나였으면’ 같은 경우, 대중들이 많이 아는 곡이잖아요. 사실 그때는 여자친구가 없었어요. 확실히 지금과 달리 감정이 진하게 묻어나지 않았죠. 노래하는 친구들이 ‘어떻게 노래를 잘할 수 있냐’고 물어보면 전 무조건 연애하라고 해요. 발라드는 거기서 오는 감정이 대부분이거든요.”
그래서인지 이번 신곡은 유난히 가을과 잘 어울리는 감성적인 곡이 나왔다. 노래만 들어도 ‘나윤권표 발라드’라고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그의 색이 진하게 묻어났다. 하지만 오랜만에 내는 앨범이 싱글이라는 것에 조금 아쉬움이 남을 듯 했다.
“사실 정규앨범에서 시간과 돈으로 만들어 놓은 곡들이 그냥 버려지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럼에도 10주년이기도 하고, 지금까지 정규가 2장뿐이라 하고 싶었어요. 팬들도 정규를 기다렸고요. 그런데 빨리 팬들을 만나고 싶은데 정규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아서 먼저 싱글을 발매하고, 내년 3월 쯤 정규앨범으로 다시 팬들을 찾으려고요.”
내년 정규에 앞서 그는 내달 8,9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콘서트를 개최한다. 현재 그는 콘서트에서 팬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연습에 한창이다. 이 콘서트가 끝난 이후 그는 본격적으로 방송 활동에 돌입한다. 특히 그는 현재 서고 있는 음악방송 외에도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얼굴을 비출 예정이다.
“예전에는 음악과는 전혀 상관없이 춤추고 장기자랑하면서 웃겨야 하는 예능이 많아서 출연을 기피했어요. 워낙 편집도 심했고요. 지금은 제 앨범을 내놓고 ‘나는 어떤 사람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아진 것 같다. 약간 여유가 생긴 것 같기도 하고, 겁이 없어진 것 같기도 해요(웃음).”
‘비정상회담’ ‘마녀사냥’ ‘라디오스타’ 등에 출연하고 싶다는 나윤권이다. 갑자기 예능프로그램에 대한 생각이 바뀐 이유가 뭘까. 약간 삐딱한 시선으로 보자면 인지도 상승이 목표인 듯 보인다.
“어느 정도는 인지도 상승을 위한 것이 맞아요. 신비주의도 좋고, 다 좋은데 저라는 사람에 관심을 좀 가져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를 이해해야 제 음악에도 관심을 가져주실 것 같아서 이제 숨기고 싶지 않더라고요.”
예능프로그램 출연 의사를 보이면서 나윤권에서 보인 건은 자신감 결핍이었다. 그는 “사람들이 날 모른다” “노래만 알고 얼굴은 알지 못하더라” “유명하지 않은 가수라 팬들에게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는 이러한 자신의 행동이 과거 예능프로그램에서 낮은 인지도로 인해 받은 상처의 트라우마라고 말했다.
“내가 조금 더 잘됐으면 팬들에게 힘을 줄 수도 있을 텐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