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강영국·유용석 기자 |
'종편 1등 채널' MBN이 야심차게 선보이는 특별기획드라마가 주말 예능 프로그램의 판도를 뒤흔들지 관심이 쏠린다. 주말 특별기획드라마 ‘천국의 눈물’(극본 김연신·허인무, 연출 유재원)이 11일 오후 6시 20분 첫 방송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파격적인 편성이다. ‘천국의 눈물’이 방영하는 시간대엔 KBS2 ‘불후의명곡-전설을 노래하다’, MBC ‘무한도전’ SBS ‘놀라운대회 스타킹’이 포진해 있다. 일요일은 KBS2 ‘해피선데이-1박2일’, MBC ‘일밤-아빠 어디가’,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과 대결 구도다.
7일 서울 논현동 파티오나인에서 열린 ‘천국의 눈물’ 제작발표회에서 유제원 PD는 “해당 시간대에 드라마를 선호하는 시청자도 분명히 존재한다”며 “타사 예능 프로그램과 경쟁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우리 드라마를 선택한 시청자에게 그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노력했다”고 자신했다.
즉, 가족들이 모두 모여 편안하게 시청할 수 있는 시간대에 예능을 즐기지 않는 중장년층 시청자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예능에 지친 시청자를 드라마로 끌어들여 인간군상의 희로애락에서 얻어지는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겠다는 각오다.
‘천국의 눈물’은 매몰찬 모정에 두 번이나 짓밟힌 딸과 자신이 쌓아온 공든 탑을 지키려는 비정한 엄마의 대결을 그린 작품으로 어린 시절 버림받은 딸이 엄마에게 복수를 하는 내용이다. 유 PD는 “복수나 갈등을 통해 얻어지는 말초적인 재미보다 여러 형태로 보여지는 모성에 초점을 맞췄다”며 “‘막장’이 아닌 ‘비극’이란 용어가 합당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유 PD의 주관은 뚜렷했다. 그는 “어떠한 갈등 상황이 벌어졌을 때 인물의 대응이 설득력이 있다면 '잘 만들어진 비극'이라고 생각한다”며 “물론 결과와 판단은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의 몫으로 남겨두겠다”고 말했다.
‘잘 만들어진 비극’과 ‘막장’은 종이 한 장 차이다. 그 바탕은 배우들의 연기력과 시청자가 공감할 수 있는 탄탄한 이야기에 달렸다.
‘천국의 눈물’에는 홍아름 외 서준영 인교진 윤서 등 20대 젊은 연기파 배우들과 박지영 윤다훈 이종원 김여진 박근형 박정수 윤주상 등 중견배우들이 출연한다. 참신함과 관록으로 무장한 배우들이 뭉친데다, 사전 제작된 작품이어서 완성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작품의 흥망은 배우들이 내뿜는 에너지를 통해서도 알 수 있는데, 이종원은 “좋은 재료로 만든 작품인데 맛있게 만들었다. 맛있게 드시라”는 환한 미소로 이를 대신했다.
이종원은 “출생의 비밀, 불륜을 소재로 한 드라마는 많다. 우리 드라마 역시 그렇다”면서 “하지만 기존 드라마들과 비교하기 쉽지 않은 작품이다. ‘재미있다 혹은 없다’로 평가하기 어려울 것이다. 정말 좋은 배우들과 연출자가 만났다”고 만족감을 내비쳤다.
이종원과 부부로 호흡을 맞춘 김여진은 “출산 후 첫 작품이 ‘천국의 눈물’이었다. 10여 년 이상 활동하면서 이번 작품을 통해 가장 강렬한 감정을 표현하지 않았나 싶다. 많이 울고 괴로워하고 극단적으로 나를 몰고 간 캐릭터는 없었다. 연기하는 맛이 있어서 쾌감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윤다훈은 “정말 좋은 배우들과 일했다는 게 현장에서 느낀 가장 행복한 점”이라며 “영원히 가슴에 품고 싶은 작품”이라고 흐뭇해했다.
극중 주인공 윤차영(홍아름 분)의 생모 유선경 역할을 맡은 박지영의 악녀 연기가 가장 흥미로운 요소.
박지영은 “실제로 두 딸을 키우고 있는 엄마로서 개인적으로는 너무 하다 싶은 장면도 있지만 캐릭터에 빠져들수록 안쓰럽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했다”며 “시청자는 선과 악을 구분하기보다 인간의 양면성에 대해 생각하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MBN은 지난 6월 종편·케이블 채널 최초로 월간 시청률 2% 고지에 올라선 후 유료방송 역대 최고 월간 시청률 신기록을 세우며 27개월째 선두를 달리고 있다.
MBN의 시청률이 안정권에 접어든 만큼 드라마 장르의 시청자 유입도 커질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 ‘천국의 눈물’이 종편 드라마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fact@mk.co.kr / 사진=강영국·유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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