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지난 7월부터 8월까지, 한 달여의 시간 동안 방송계를 뜨겁게 달군 단어는 바로 ‘변칙편성’이었다.
지난 7월20일 KBS2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의 첫 번째 코너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4시10분에 방송을 시작한다고 명시된 편성표와 달리 7분 앞당긴 4시3분에 방송했다. 그리고 일찍 시작한 효과가 있었을까, 이날 동시간대 시청률 1위는 ‘해피선데이’였다.
이에 반발한 MBC는 즉각 ‘일밤’의 첫 번째 코너인 ‘아빠 어디가’를 기존의 4시10에서 4시로 앞당기면서 지상파 3사의 일요예능 변칙편성 전쟁의 발발을 알렸다. 대중들의 비난은 생각보다 거셌고, MBC는 7월27일 하루만 4시에 방송, 다시 원래의 4시10분으로 돌아가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KBS2는 “기존의 시간대로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MBC가 잠잠해지자 다음 일고 일어난 곳은 SBS였다. MBC와 KBS의 편성시간 논쟁 속에서도 4시15분에 시작했던 ‘일요일이 좋다’의 첫 코너 ‘룸메이트’였지만, 계속해서 떨어지는 시청률 속 시작시간을 10분 앞당기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20일은 ‘슈퍼맨이 돌아왔다’ 그 다음 주인 27일은 ‘아빠 어디가’ 8월3일은 ‘룸메이트’ 각각 한 주씩 분단위로 먼저 방송을 시작하면서 논란을 야기했다.
이와 같은 변칙편성이 일어나게 된 배경으로는 늘 그렇듯 시청률 때문이었다. 작년과 달리 ‘아빠 어디가’의 인기가 시들해짐과 동시에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치고 올라오면서 일요예능의 절대 강자가 사라지고, 1%포인트 차이로 동시간대 1위 자리가 왔다 갔다 하는 치열한 경쟁양상을 보였다. 조금이라도 리모컨을 사수하기 위해, 5분 먼저 2분 먼저 막을 여는 지상파3사의 ‘꼼수’가 발동했고, 이 같은 꼼수는 급기야 10분 뉴스마저 사라지게 했다. SBS 음악프로그램 ‘인기가요’가 시작되기 전 3시55분부터 4시5분까지 전파를 탔던 ‘SBS 뉴스’는 ‘인기가요’가 시작시간을 앞당기면서 편성이 아예 흔적을 감추게 됐다. 예능 하나를 살리기 위해 10분 뉴스를 버리는 결과까지 낳은 것이다.
날이 갈수록 비난이 거세지자 결국 한 자리에 모인 지상파3사 예능국은 8월18일 “일요예능 편성시간을 오후 4시50분으로 합의했다. 오는 24일부터 시행된다”고 발표했다. 지상파 3사는 “최근 지상파 3사는 일요일 오후 예능프로그램의 편성 시간 합의의 필요성을 모두 느껴왔다. ‘해피선데이’ ‘일밤’ ‘일요일이 좋다’는 편성 시간을 오후 4시50분에 시작, 총 185분 편성을 확정했다. 단 추석특집과 관련해서는 특집의 특이성을 인식하여 각 방송사의 재량에 맞게 편성하기로 했다”며
길고 길었던 한 달여간의 논란이 일단락되는 순간이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