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스크린에서 다소 벗어나 있는 듯 보이지만, 등장할 때마다 존재감을 드러내는 명배우들의 연기가 눈길을 끌고 있다.
‘명량’에서 조선 지배의 야욕에 가득 찬 왜군 수장 도도 역을 맡은 김명곤. 그는 시종일관 신중하고 예리하다. 자신을 자극하는 구루지마(류승룡 분)의 공격에도 하나의 흔들림이 없다. 이순신(최민식 분)과 구루지마의 전쟁을 멀리서 지켜보며 다급해하지 않고 인내하고 또 기다린다. 때문에 관객들에게는 구루지마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미한 해악적 존재’로 인식될 수 있지만, 알고 보면 더 교묘하고 때를 기다려 욕망을 채우려는 인물이다.
↑ 사진=포스터 |
어찌보면 이순신과 구루지마가 육체를 이용한 실질적인 싸움을 펼쳤다면, 이순신과 도도는 정신적인 싸움을 펼쳤다. 나아갈 때와 물러설 때, 그리고 상대에 대한 분노를 조절할 때를 서로가 노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김명곤은 그런 한 축을 단단하게 보여줬다.
김명곤이 예리함과 단단함을 보여줬다면, 문성근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인자함으로 훈훈함을 선사한다.
‘해무’에서 전진호에 숨어 사는 인정 많고 사연 많은 기관장 완호 역을 맡은 문성근은 극 중 가장 인간미가 돋보이는 인물을 선보인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를 이어나가며, 거친 느낌을 선사하는 ‘해무’에서 문성근은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한다.
↑ 사진=스틸, 포스터 |
한편으로는 아직 어린 후배인 박유천의 감성선을 자연스럽게 이끌어
제작자 봉준호는 “그 동안 맡아왔던 역할과 매우 대비되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역시 대배우라고 느꼈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