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MBC 월화드라마 ‘야경꾼 일지’의 첫 시작은 위태로웠다. 4일 첫 방송 시청률 10.9%를 기록하며 단번에 월화드라마 1위를 달성했던 ‘야경꾼 일지’이지만 작품에 대한 평은 극과 극을 달렸기 때문이다.
가상의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판타지를 가미한 팩션사극인 ‘야경꾼 일지’는 이무기를 섬기는 용신족과 백두산에 사는 무녀들의 마을 마고족, 그리고 귀신을 잡는 조선시대 퇴마사들의 모임인 야경꾼까지 소재 자체만으로도 호불호가 갈릴 가능성이 높은 작품이었다.
실제 막을 올린 ‘야경꾼 일지’는 어린이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판타지적인 요소에 이무기와의 전투신에서 주로 사용됐던 조잡한 CG,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 어려웠던 아역들의 우물우물한 발성 등은 완성도 면에서 전반적인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유치함에 끌리는 것일까. 여러모로 어설픈 구석이 많은 ‘야경꾼일지’이지만 한 번 보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계속 보게 된다는 평을 받으며 현재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 같은 시청자들의 반응은 시청률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월화드라마 최강자 자리에 오르는데 일조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배우들의 연기는 대중들의 염려보다 괜찮았다. 능청스러운 이린 역을 연기하게 된 정일우는 전보다 성숙해진 연기력으로 극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이끌었으며, 정윤호 역시 그동안의 혹평이 무색하게 과묵한 무사 역을 충실하게 소화하고 있다. 고성희와 서예지 역시 신인치고 자연스러운 연기로 드라마의 인기에 일조하고 있는 중이다.
여기에 시청자들의 지적을 수용한 것인가. 시대 배역이 아역에서 성인으로 넘어가면서 극의 가장 큰 문제였던 CG도 많이 사라지게 됐다. 어색했던 CG가 사라지니 극은 한층 가벼워졌고, 해골병사와 같은 억지설정이 사라지면서 극의 흐름 역시 훨씬 매끄러워졌다.
3, 4회를 맞이하면서 극의 가장 큰 문제였던 CG와 전개, 배우들의 연기 등의 부분을 많이 개선한 ‘야경꾼 일지’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많다. 먼저 전개에 있어 여전히 시청자들에 불친절한 요소가 많다. 이린이 귀신을 보면서 일어나는 다양한 해프닝은 그렇다 치더라도, 적어도 무석(정윤호 분)과 수련(서예지 분)가 무슨 관계인 것인지는 극에서 밝혀야 했다. 무석을 보고 오라버니라 일컫는 수련이나, 그런 수련을 보호하는 무석의 모습은 친남매라 하기에는 성이 다르고, 그렇다고 연인이라고 하기에는 애틋한 감정이 부족하다. 홈페이지에 가서 등장인물 간 관계를 확인하기 전까지 시청자들은 이들의 관계에 대해 알 길이 전혀 없다.
영상미를 찾아볼 수 없다는 것도 아쉬운 부분 중 하나다. 배우들의 작은 티끌까지도 자세하게 보여주는 HD디지털 시대, 유려한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과연 ‘성균관 스캔들’을 만들었던 제작사가 제작에 나선 것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어두침침하다.
이밖에도 ‘야경꾼 일지’는 각 인물 간의 어설픈 연결고리로 완성도면에서 부족하다는 지적을 여전히 듣고 있다. 이 가운데 문정혁과 정유미의 재회, 그리고 tvN ‘로맨스가 필요
조금이라도 재미있으면 그 순위가 급격하게 바뀌는 월화극 경쟁 속, 계속해서 월화극 왕좌를 지키고 싶다면 내부적인 정리가 시급해 보인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