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마’ 첫방②] ‘강남엄마’ 다룬 자극적 소재, 통할 수 있을까

[MBN스타 금빛나 기자] 막장은 없었으나 자극은 있었다. 자녀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펼쳐지는 엄마들의 지나친 교육열이 안방극장에 공감보다는 불편함을 더 먼저 안겨준 것이다.

송윤아의 복귀작으로도 많은 관심을 모았던 MBC 주말드라마 ‘마마’가 2일 첫 포문을 열었다. ‘마마’ 시한부 선고를 받은 싱글맘이 세상에 홀로 남겨질 아들에게 가족을 만들어주기 위해 옛 남자의 아내와 역설적인 우정을 나누게 되는 과정을 그려나갈 예정이다.

남편의 전 여자친구의 아이를 키운다는 설정부터 아이러니한 ‘마마’는 이날 첫 방송에서는 시한부 판정을 받은 뒤 서둘러 한국에 가기 위해 준비하는 승희(송윤아 분)와, 태주(정준호 분)의 현모양처 아내이자 영재로 불리는 딸 보나(조민아 분)를 뒷바라지하며 살림에 임하는 지은(문정희 분)을 중심으로 전개됐다.

부잣집 딸로 자라면서 세상물정을 몰랐던 지은은 결혼 후 어버지의 사업이 망하고 여러 회사를 전전하다가 간신히 자리 잡은 남편을 힘들게 하기 싫다는 이유로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조금씩 빚을 내기 시작한다. 여기에 돈 잘 버는 올케 세나(최송현 분)에게 의지한 채 과도한 교육비를 지출했던 지은은 갑자기 “더 이상 돈을 지원해 줄 수 없다”고 선언하는 세나에 의해 위기에 처하고 만다.

↑ 사진=마마 캡처

이미 고액의 사교육으로 카드빚 연채 독촉까지 받은 지은은 세나의 지원마저 끊기자 좌절했고, 벼랑 끝에 몰린 나머지 누드모델을 선택하기에 이른다. 사진을 찍기 직전 두려움에 도망친 지은은 그곳에서 우연히 승희를 만나며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의 서막을 열었다.

‘마마’는 개연성 없는 출생의 비밀과 불륜 등을 앞세운 여타의 막장드라마와는 달랐다. 드라마이기 때문에 과장 된 부분이 있지만, 현실에서도 극중 지은처럼 사교육에 돈을 쏟다보니 사채 빚을 지고 급기야 성 접대로까지 엄마들이 있다는 소식을 뉴스를 통해 종종 듣고 있기 때문이다. 일명 ‘강남엄마’로 불리기 위해 분수에 맞지 않게 무리를 해서라도 아이를 교육시키고자 하는 지은의 모습은 우리시대 과열된 사교육 열풍을 풍자한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 같은 부분이 지나치게 자극적이고 적나라해서 보기 불편했다는 것이다. 사교육 열풍을 지적한 목적은 나쁘지 않지만, 미안한 기색 없이 올케에게 민폐를 끼치는 지은의 모습을 그리 좋아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허락 없이 남의 옷을 빌려 입는 것도 그렇고, 힘들다 힘들다 하면서도 좋은 집에서 사는 모습은 쉽사리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실제 방송직후 많은 시청자들은 “소재가 너무 자극적이라서 보기 불편하다. 꼭 강남스타일에 맞춰 저렇게까지 해야 되는 건지 이해도 안 가고 기분도 나쁘다.” “일명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주인공이 보기 싫다. 올케가 못되게 그려지는 것 같은데 틀린 말 하나 없다.” “이해할 수 없는 드라마가 또 다시 등장했다.” “문정희 캐릭터가 답답하다” “우리시대 사교육 열풍을 풍자한 것은 좋으나 세상에는 그런 엄마들 보다 형편에 맞는 바른 교육시키는 엄마들 역시 많다. 그런 엄마들은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것 같아 기분 나쁘다.” 등으로 불만을 호소했다.

방송에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연출을 맡은 김상협 PD는 막장으로 흘러가지 않을까 하는 대중들의 염려에 대해 “작가와 대본 작업을 하면서 이 시대 배웠던 보편적 가치가 지금 시대 어떻게 녹아있고 살아있는지 되묻고 싶었다. 모정이라는 강력한 타이틀이 실종된 사회에서 살고 싶어서 풍자하고 싶었다”며 “무조건 자극으로만 가면 분명 논란을 생기게 될 것이다. 무엇을 다루냐 보다는 이를 어떻게 그리고 각 인물들이 어떤 감정으로 소통하는지에 더 포인트를 맞추었다. 사람들이 염려하는 것처럼 막장스럽게 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제 막 첫 발을 내딛었다. 과연 김 PD의 말처럼 처음 자극적인 소재로 눈길을 끌었던 ‘마마’가 막장의 길로 들어서지 않고 개연성 있는 따뜻한 웰메이드 드라마로 남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