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강소라는 "부잣집 딸 역할을 맡다 보니 태도에도 변화가 있는 것 같다"며 "사람들이 구두가 이렇게 잘 어울리는지 몰랐다고 하시더라"고 좋아했다.
"'써니' 때는 제가 학생 같았대요. 그때 만난 뒤 지금 다시 본 분들은 제가 여자가 된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헤헤."
최근 끝난 '닥터 이방인'은 남에서 태어나 북에서 자란 천재의사 박훈(이종석)과 명우대학병원 엘리트 의사 한재준(박해진)이 운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남북 최대의 작전을 펼치는 메디컬 첩보 멜로. 시청자들은 "첩보도 기대했는데 그런 재미는 없었다"는 등 호기롭던 초반 소개와는 달리 드라마 전개에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강소라도 이런 지적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나도 후반부에 첩보로 흘러간다고 들었는데 메디컬 쪽이 강조되면서 멜로 이야기가 많아졌다"고 했다. 이어 "만족감이 나름 크다"며 "최선의 방향으로 드라마가 흘러간 게 아닐까 한다"고 짚었다.
사실 메디컬과 멜로가 강조되면서 강소라가 더 눈에 띄었다. 극 중 대학병원 이사장 딸 오수현을 연기한 강소라는 원래 사랑했던 한재준(박해진)과 갑자기 북한에서 왔다며 등장한 박훈(이종석) 사이에서 갈등하고 고민하는 인물로 나왔다.
강소라는 "현실은 반영되지 않았다"고 웃었다. "짝사랑해본 적도 없어요. 그냥 짝사랑하는 여자의 감정에 몰입해서 집중했죠."
현실의 강소라는 두 사람 중 이상형은 없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 모두 여자로서 제어할 수 없다. 부담스럽다"며 혀를 내두른다. "저 같으면 둘 다 버려요. 병원 이사장으로만 만족할 것 같은데요? 일단 전 자상하고 친구 같은 사람이 좋아요. 첫눈에 반한다는 말도 공감 못 하죠. 몇 번의 연애 경험이 있는데 '생얼'부터 시작해 트레이닝복 입고 만나기도 했는데…. 친근해지고 편해지는 게 좋다는 말이랍니다. 하하."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그녀는 '써니'의 어린 춘화로 돌아온 듯 털털한 모습이 공존했다. 남자에 관심 없는 듯했지만 곧 수줍은 여자로 돌아왔다. "음, 두 사람의 좋은 점만 있으면 좋긴 할 것 같아요. 적당한 이성과 뜨거운 마음을 가진 사람이요. 아무래도 내년에는 연애를 해봐야 할 것 같아요. 연달아 작품을 하니 도대체 사람을 만날 시간이 없네요. 내년에는 미리 여러 가지 티켓 좀 끊어 놓으려고요. 회사에서도 허락해 주시지 않을까요?"(웃음)
'써니' 이후 3년. 강소라는 "'써니' 이후 확 잘 됐다면 성격이 안 좋아졌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우리가 모두 아는 그 (연예인)병에 걸렸을지 몰라요. 하지만 주위에서 '너 아직 그 정도 아니거든?'이라고 하는 것처럼 적당한 관심만 받았죠. 그래도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많은 관심을 주신 거죠. '내 밑천이 얼마 없는데 곧 드러나면 어쩌지?'라고 걱정했는데 다행이었어요. 현재까지는 잘 헤쳐나가고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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