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예능프로그램의 가장 큰 미덕은 재미다. 아무리 날고 기는 스타들이 출연하더라도, 재미가 없다고 판단되면 시청자들은 냉정하게 리모컨을 들어 가차 없이 채널을 돌리기 일쑤다. 제작진들은 이와 같은 시청자들의 유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아이디어 회의를 거쳐 다양한 주제들을 기획하고, 출연진들은 제작진들이 준비한 자리에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풀어놓으며 프로그램을 이끌어 간다.
하지만 ‘웃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기 때문일까. 출연진들의 도를 넘는 폭로와 과도한 캐릭터 설정은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때가 있다.
↑ 사진=라디오스타, 연애전당포 캡처 |
김영희의 버스 무단방뇨는 공인여부를 떠나, 그 누구도 절대 해서는 안 될 행동이었다. 참을 수 없는 생리적 신호가 오면 버스기사에게 의사를 표한 뒤 이에 대한 지시를 듣는 것이 먼저다. 하지만 김영희는 이와 같은 실수를 했고, 설사 불가항력의 힘에 잘못했더라면, 이는 두고두고 민망해하며 반성해야 할 일이지 절대 우스갯소리로 해서는 안 되는 이야기였다.
그러나 웃겨야 시선을 끌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일까, 김영희는 넘지 말아야 할 폭로의 선을 넘고 말았다. 무단방뇨 사건을 예능 프로그램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털어놓은 것이다. 이에 따른 결과는 시청자들의 비난이었다. 방송직후 김영희의 무단방뇨 고백은 온라인을 휩쓸었고, 김영희는 눈 깜짝할 사이 논란의 중심에 오르게 됐다.
사건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김영희는 16일 자신의 트위터에 공식사과글을 올리기까지 했다. 김영희는 “과거 일로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합니다. 방송이라 재미를 위해 과장한 부분도 없지 않아 있지만 제가 잘못한 것에 대해 공인으로써 반성하겠습니다. 앞으로는 더 조심히 행동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라고 사죄했고, 이후 논란은 소강기에 접어든 상황이다.
16일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 스타’(이하 ‘라디오 스타’)의 ‘전설의 주먹2’ 특집에 출연했던 배우 이동준은 과도한 ‘싸움짱’ 설정으로 호감과 비호감의 경계를 걸었던 주인공이다.
타인과 주먹다짐을 했던 과거를 부끄러워하며 말을 아꼈던 요리사 레이먼 킴, 배우 이재윤, 래퍼 스윙스와 달리 이동준은 주먹자랑을 앞세우며 스튜디오를 압도했다. 주먹에 대한 자부심이 남달랐던 이동준은 “왕년에 러시아 주먹들이 자신에게 ‘형님’이라고 불렀다”와 같은 믿거나 말거나에 가까운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웃음을 선사했다.
유독 조용했던 스튜디오는 이동준으로 인해 떠들썩해졌고, 허세 섞인 허풍에 독하기로 소문난 MC들은 활짝 웃었다. 다만 문제는 지나치게 자기중심이었다는 것이다. 예능에 나와 열심히 이야기하는 것까지는 좋았으나, 다른 출연진이 말을 하면 톡톡 끼어들면서 흐름을 끊었던 것이다. 한 예로 스윙스가 주먹 대신 작년 불거졌던 ‘힙합 디스전’에 대해 털어놓자 이동준은 “오늘은 주먹 특집”이라고 표하며 토크의 맥을 끊었다. 이 뿐 만이 아니라 자신이 모르는 분야의 이야기가 나올 경우 심드렁하게 앉아 있다가, 엉뚱한 주제를 내 놓으며 어떤 이야기를 하더라도 스포트라이트가 자신에게로만 머물게끔 했다. 결과적으로 이동준만 말하는 꼴을 보였고, 다른 이들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꿔다 놓은 보릿자루’가 되고 말았다.
방송 직후 이동준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소싯적에 사람들과 싸웠다고 자랑하는 것이 유치했고, 다른 사람들의 토크를 방해하는 모습이 불편했다”고 불만을 표해내는가 하면, 한편에서는 “웃기기 위해 일부러 캐릭터 설정을 허세로 잡은 것 같다. 예능은 예능일 뿐, 웃기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모습이 멋졌다. 덕분에 재밌었다”고 옹호하는 반응도 만만치 않다.
설정인지 아니면 실제 이동준을 만나기 전까지 알 수 없으나, 확실한 사실은 ‘라디오스타’에서 보여준 이동준의 모습은 분명 호불호가 강하게 갈릴 정도로 ‘싸움짱’ 설정이 과했다는 것이다.
폭로는 자극적이면 자극적일수록, 캐릭터 설정은 과장 되면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