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범죄로 변해버린 신들의 놀음판. 그곳에서 목숨을 건 한 수를 벌인 남자가 있다.
프로 바둑기사 태석은 내기바둑판에서 살수팀의 음모에 의해 형을 잃었다. 심지어 살인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서 복역하기에 이르고, 몇 년 후 살수와의 대결을 위해 전국의 내로라하는 선수들을 모았다.
각자의 복수와 마지막 한판 승부를 위해 모인 태석, 주님, 꽁수, 허목수는 승부수를 띄울 판을 짰고, 악명 높은 살수팀을 향한 계획된 승부를 차례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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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진아 기자(이하 손):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세요? 계속 바둑 두며 지내는 건가요?
태석(이하 석): 내기바둑은 아니지만 바둑돌을 놓진 않고 있어요. 계속 단련 중이죠. 바둑이라는 게 참 매력적인 스포츠에요. 때론 식은땀 날만큼 긴장감을 주기도 하고 마음이 혼란스럽거나 잡히지 않을 때 다잡아주기도 하죠.
손: 듣기론 내기바둑판 세계가 단순 내기판이 아니라고 들었어요. 목숨까지 왔다갔다한다는….
석: 아무나 발을 들일 수 없는 곳이죠. 그리고 발을 들이면 쉽게 뺄 수 없는 곳이기도 해요. 말 그대로 목숨도 왔다갔다해요. 저도 겪어 봤고, 제가 아끼는 사람들도 잃어봤으니까요. 소중한 사람들을 잃었을 땐 내기바둑을 두러 갔다기보다는 주먹을 쓰러 갔었죠.(웃음)
손: 그렇게 험난한 곳을 굳이 들어가야 했던 이유가 있었나요.
석: 세상 물정 잘 모르고, 그저 바둑 하나만 바라보고 살았을 때 내기바둑판에서 놀던 형을 잃었어요. 끔찍했죠. 바둑알을 입 안 가득 넣고 물린 채 주먹을 휘두르는 등 끔찍한 광경을 봤어요. 사실 그때 일을 생각하면 가끔 악몽을 꾸기도 해요. 그래도 똑같이 만들어줬으니 뭐.(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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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꽁수라는 분도 아직까지 함께 하고 있나요? 들리는 소문엔 엔터테인먼트를 운영했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석: 하하하. 엔터테인먼트요? 그게 거기까지 소문났나요? 육덕엔터테인먼트 사장이라고 명함 돌리고 다니는데 참 사명과 잘 어울려요. 꽁수는 정말 에너지가 넘쳐요. 입은 또 얼마나 잘 놀리던지 내기바둑판에서 유명했던 사람 중 한명인데 선수라는 사람이 질색하기도 했죠. 화려한 입담은 내기바둑판에서 상대방의 심리를 이용하는 아주 좋은 수단이기도 하죠. 연기는 또 얼마나 잘하는데요? 하하. 꽁수를 만나 함께 작업한 게 신의 한수기도 해요.
손: 그런 험한 세계에서 배꼽과 만나게 된 것도 신의 한수죠?
석: 그게 가장 신의 한수죠.(웃음) 바둑판의 길이가 45cm인데, 상대와 교감이 생길 수 있는 가장 최적의 거리에요. 상대방과 좋은 교감을 나눌 수도 있고, 반대로 기싸움을 펼치는데 가장 좋죠. 많은 상대를 만났지만 배꼽은 가장 좋은 교감을 나눈 상대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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