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지난 6월, 공 하나로 전 세계를 울고 웃기는 2014 브라질 월드컵이 화려하게 개최됐다. 8강 진출의 부푼 꿈을 안고 떠났던 대한민국이지만 결과는 1무 2패로 조별리그 탈락, 16강 진출에 실패하면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경기 전부터 ‘의리로 선발된 국가대표’라는 지적을 받았던 홍명보호는 1-1 무승부를 기록했던 러시아와 달리, 의욕 없는 축구 경기 운영으로 알제리 전에서 2-4로 패하고 벨기에 전에서는 1-0으로 패하는 등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며 일찍 짐을 쌀 수밖에 없었다. 예상보다도 더 저조한 성적에 국가대표팀은 인천공항에서 ‘한국 축구는 죽었다’는 플랜카드를 든 시민들의 엿 세례를 받으며 쓸쓸히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다.
이번 축구 결과로 인해 입맛이 씁쓸한 사람은 국가대표팀과 시민들뿐이 아니었다. 월드컵 특수 효과와 광고판매를 노리며 2014 브라질 월드컵 중계를 위해 총력을 다 했던 방송사 역시 울상이다. 지상파 3사는 월드컵 시작 전 1000억 원에 육박하는 광고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쳤으며, 이에 한국이 출전하는 18일 러시아전과 23일 알제리전을 비롯해 27일 방송된 벨기에전은 일찌감치 경기 전후 광고가 모두 판매됐다. 하지만 다른 국가 간 경기 중계에 딸린 광고 판매는 저조한 상황이다.
‘아빠 어디가’ 효과 노렸던 MBC, 초반에는 웃었으나…
초반 중계 시청률 전쟁에서 승기를 잡았던 곳은 MBC였다. 8강 기원 한라산 등반 이벤트를 개최할 정도로 월드컵 중계에 대한 의욕을 보였던 MBC는 일찌감치 2014 소치 동계 올림픽 중계로 실력을 인정받았던 김성주와 2002년 4강신화의 주역이자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아빠 어디가’에서 한 차례 호흡을 맞추었던 송종국·안정환이 해설위원으로 합류하며 삼각체제를 형성했다.
안정환은 어디로 튈 줄 모르는 발언으로 재미를 선사했다. 러시아전에서 이근호의 골이 터지자 “오늘 완전 때땡큐다. 땡큐보다 더 좋은거다. 나중에 이근호에게 소주 한 잔 사야겠다”는 안정환의 발언은 이내 유행어처럼 번저나가며 많은 이들을 웃게 했다. 여기에 “더 좋은 거 사세요. 무슨 소주에요”라고 받아치는 송종국의 순발력과 이 둘을 아우르면서 정리하는 김성주의 호흡은 마치 예능을 보는 듯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MBC 중계에 대한 호응은 초반 시청률에서도 나타났다. 지상파 3사가 동시중계 했던 멕시코 대 카메룬(14일) 경기에서 MBC는 2.4%로 집계, KBS(2.0%)와 SBS(1.9%)를 제치고 선두로 올라섰다. 이어 ‘독일 대 포르투갈’(17일)에서도 3.6%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2.9%의 KBS 1.9%의 SBS를 제치는 등 승승장구 했다.
하지만 KBS해설위원 이영표가 이번 2014 브라질 월드컵 중계전의 다크호스로 떠오르면서 판도는 바뀌었다. 철저한 전략분석을 토대로 발표한 이영표의 예측이 실제 결과와 정확히 일치하자 대중들의 관심은 ‘이영표의 예언’에 쏠리게 됐고, 이는 중계에 대한 신뢰도로 이어지게 됐다. 결국 종전까지 시청률 1위자리를 지켜왔던 MBC는 ‘월드컵 중계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대한민국의 경기에서부터 시청률 1위 자리를 KBS에 넘겨주며 눈물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래도 MBC는 절반의 성공은 이룬 셈이다. 이번 월드컵의 특징 중 하나는 바로 개최국인 브라질과 우리나라의 시차가 정확히 12시간이었다는 것이다. 7시에 진행됐던 러시아 전의 경우 출근길에 경기를 보는 이들이 많았고,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을 이용한 DMB의 시청률도 변수로 작용한 것이다.
DMB 시청률조사회사 TNmS에 따르면 러시아전 중계 당시 DMB 시청률은 평소보다 5.8배가량 상승했으며, MBC는 0.142% KBS 0.061%와 SBS 0.081%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제리 전에서도 MBC는 0.119%를 기록, KBS 0.059%와 SBS 0.016%를 크게 앞섰으며, 벨기에 전에서도 0.1
즉 MBC가 DMB시청률에서 앞섰다는 것은, MBC의 김성주·안정환·송종국 조합이 스마트폰을 활발하게 이용하는 젊은 세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