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기획…‘영화 뒤집기’③] 올 상반기 놓치면 아쉬운 영화들

[MBN스타 남우정 기자] 올 해에도 수많은 한국 영화가 등장했지만 외화들의 물량공세에 그 상승세도 한풀 꺾였다 외화가 강세면서 한국 영화는 다양한 작품에도 불구, 관객들의 혹평과 함께 관객수도 멀어진 작품도 많았다. 반면 100만명을 넘기지 못할 만큼 작은 영화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의 입소문으로 다양성 영화는 상승세를 탔다.

◇ 톱스타도 안 통한다 위기의 한국영화

톱스타들의 오랜만에 스크린 복귀 작에도 불구하고 처참할 정도의 성적을 얻었다. 흥행은 물론 관객들의 평도 만만치 않다. 개인의 취향이라는 호불호 평을 넘어서 ‘절대 내 돈 주고 보지 말아야 할 영화’라는 온라인상 평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영화 흥행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명절 특수를 제대로 공략한 ‘조선미녀삼총사’는 설 특수를 맛봤음에도 관객수 48만명에 그치고 말았다. 더욱이 브라운관에서 맹활약 중인 ‘기황후’의 하지원이 출연하는 것을 홍보에 적극 활용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뻔한 스토리에 액션까지 겸손했다. 왜 중간에 제작이 중단되고 개봉일이 미뤄졌는지 짐작이 가는 작품이었다.

현재 상영 중인 ‘우는 남자’도 장동건에게 눈물을 안겨줄 작품이 됐다. 개봉 3주차지만 59만명의 관객을 모으는데 만족해야 했다. ‘엣지 오브 투모로우’ ‘엑스맨’ 등 대작들에게 밀렸다고 변명을 할 수도 있겠지만 ‘우는 남자’는 ‘아저씨’의 속편이라는 혹평을 평생 안고 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보아의 첫 스크린 데뷔작 ‘메이크 유어 무브’는 1만명의 관객도 모으지 못했다. 댄스를 소재로 했기 때문에 본인에게 딱 맞는 역할로 보여졌으나 제 2의 ‘스텝업’은 아무나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냈다.

‘몬스터’는 포스터는 물론 예고편까지 스릴러의 느낌을 물씬 풍겼지만 완전 반전을 선사했다. 블랙 코미디를 연상시키는 ‘몬스터’의 이야기 전개 방식은 관객들에게 불편함을 선사했고 이민기, 김고은의 호연에도 불구하고 52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데 그쳤다.

◇ 스케일은 작지만 감동은 큰 영화들

톱스타들의 출연작들을 줄줄이 망해갔고 올해 흥행 순위 상위권에 위치한 한국 영화 ‘수상한 그녀’ ‘역린’ 등은 평이 확연하게 갈렸다. 반면 다양성 영화들은 많은 마니아층을 양상하며 오랜 기간 극장에 올랐다. 제작비에 따라 손익분기 지점을 다르겠지만 100만명을 기준으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하는 작품을 골라봤다.

올해 흥행 순위 26위인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77만명의 관객을 동원할만큼 ‘아트 버스터’로 성공을 거뒀다. 세계적인 부호 마담 D의 피살사건을 추리하는 과정을 그린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예술 영화는 재미없다는 편견을 깨준 작품이다. 러닝타임 동안 지루함을 느낄 수 없을만큼 긴장감과 깨알 같은 재미를 선사하며 보기만 해도 감탄사가 나오는 화려한 색감이 영화의 묘미를 살렸다.

올해 다양성 영화의 성공 시작을 알린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에 이은 또 다른 일본 영화인 ‘행복한 사전’은 1만 5000명의 관객을 동원하는데 불가했지만 소소한 감동과 재미를 선사했다. 일본 영화 특유의 느릿한 전개와 따뜻한 색감을 잘 살린 작품으로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 느리게 사전 하나를 만드는 데만 무려 10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특별하지 않았지만 뭉클함을 자아냈다.

국외 영화제에서 큰 상을 수상하며 관심을 모았던 ‘한공주’와 ‘도희야’는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세워줬다. 각각 22만명, 10만명의 관객을 모으며 성공을 거둔 두 작품은 해외에서 극찬을 받은 천우희, 배두나 두 여배우의 열연과 함께 사회적 메시지를 깊숙하게 전달했다.

시작 전부터 원치 않았던 논란이 일어났지만 오히려 입소문으로 작용한 작품도 있다. 김인권 주연의 ‘신이 보낸 사람’은 종교의 자유까지 억압된 북한의 실상을 전하는 작품이었지만 시작 전 뜬금없이 신천지로부터 투자를 받았다는 소문이 돌면서 정치적인 대립이 이뤄지기도 했다. 김진무 감독이 직접 “특정 종교와 전혀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고 42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논란은 뼈아프지만 관심을 받게 됐고 입소문까지 번지면서 나름의 성공을 거뒀다.

‘겨울왕국’이 올해 흥행 순위 1위를 차지할 만큼 애니메이션의 영향력이 커진 가운데 지난 4월 개봉해 38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천재 강아지 미스터 피바디’는 애니메이션으론 드물게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잡았다는 평을 받았다. 애니메이션 명가 드림웍스답게 화려한 색감과 효과를 보여준다. 무엇보다 전 세계 시대를 넘나드는 타임머신으로 교육적 역할까지 톡톡히 해냈다는 평이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