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그룹에게 시간이란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어느새 3년 전이 된 2011년, 가요계를 평정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안고 데뷔한 그룹 엔소닉에게 지난 시간은 때로는 아프고 고된 기억이지만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꿈을 향해 토양을 다져 온 후회 없는 시간이다.
하지만 더블 타이틀곡을 앞세운 따끈한 새 앨범으로 8개월 만에 돌아온 엔소닉의 각오는 남달랐다. 분명한 건 어떤 분야, 어떤 장소에서든 (긍정적인 의미의) ‘1위’에 도전하겠다는 이들이다.
“이번엔 우리가 세운 목표도 있고, 그에 따라 음악적 변화도 있어요. 두 곡을 함께 선보이게 되는데 새로운 도전이라 볼 수 있죠.”(제이하트)
앨범을 준비하면서 좀 더 강해져 간다는 리더의 자평이 이어졌다. “준비 기간이 긴 만큼 다소 해이해질 수 있는데 우린 좀 더 불타오르고 있어요. 1위를 목표로 열심히 자기관리 중이죠.”
감미롭고 세련된 남성미가 돋보이는 곡 ‘미치겠네’와 달리 ‘빠삐용’은 파워풀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이다. 제이하트는 “‘빠삐용’이 기존 우리의 색과 비슷하다면 ‘미치겠네’는 소화하기 쉽지 않았다”고 했다.
신곡 제목처럼 그야말로 ‘미치겠다’ 싶게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친 엔소닉. “데뷔 동기 블락비, B1A4, 에이핑크”가 잘 된 모습을 보면 자극도 받지만 “이젠 우리가 잘 될 차례”라며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이들에게선 밝은 빛이 엿보였다.
“힘든 적도 많았어요. 꿈 하나만 보고 오기엔 벅찬 시간이었죠. 혼자였다면 아마 버티지 못했을 지 몰라요. 일부 멤버가 바뀌고 회사가 바뀌는 시기를 겪으며 힘들었지만, 멤버들을 보며 버텼습니다.”(제이하트)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 당시에는 열정 하나만으로 다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있었다. 참고 올 수 있었던 것 같고. 지금은 잘 될 거라는 생각 뿐이기 때문에. 좀 더 여유가 있어졌고. 좀 확신이 좀 생긴 것 같고. 이번 활동부터는 뭔가 제대로 된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드리고, 진심으로 말씀드리고 소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최별)
“평소에 나름대로 팬들과 소통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활동을 쉴 때도 유스트림 방송을 하고, SNS로 늘 소통하고 있죠. 사실 한국 팬분들을 만날 기회가 별로 없어서 우리는 안달이 나 있는 상태에요. 기회만 있다면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싶은데, 팬분들도 열광적으로 호응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런 팬들이 어떤 분야에서든 이들을 ‘1위’에 올려놔 준다면? “1명을 추첨해서 갖고 싶은 선물을 사주겠다”(시후)는 달콤한 남친 같은 공약부터 “율동공원에서 팬들을 모아놓고, 팬클럽 이름을 부르며 번지점프를 하겠다”(제이하트)는 이벤트가이의 면모와 “몸을 만들어 상남자가 돼 보겠다”(시온)고 은근히 자기만의 목표를 설정하는 영민함까지 두루 갖춘 이들이 바로 엔소닉이다.
이번 국내 활동을 끝내면 엔소닉은 중국으로 건너가 프로모션 일정을 수행한다. 대륙 전체적으로 분포된 수많은 방송 시스템 중 상당 부분을 섭렵하게 된 엔소닉은 어떤 의미에서 ‘위기’를 지나 이젠 ‘기회’를 앞두고 있다.
엔소닉으로서 1위를 달성하는 것 외에 올해 안에 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일까. “치킨 CF를 꼭 찍고 싶어요. 정말 잘 찍을 수 있는데.”(시후) “많이 먹고 싶어서 저러는 거에요 하하.”(일동)
“전 우리 엔소닉 멤버 전원이 함께 예능에 출연하면 좋겠어요. ‘주간 아이돌’에서 불러만 주시면 정말 잘 놀 수 있는데(웃음).”(최별)
“전 ‘식신로드’ 나가고 싶어요. 정준하 선배님이 연말 시상식 때 만나서 한 번 나오라고 말씀 하셨는데, 언제 불러주실 건가요 선배님?!”(제이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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