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다큐 3일’은 하나의 장소, 사건, 현상 등 주어진 한 공간에서 늘 동일한 72시간을 보내며 익숙하지만 낯선 일상을 관찰하는 다큐멘터리로 지난 2007년 시작됐으니 벌써 7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 동안 ‘다큐 3일’에서 소개한 곳만 해도 수백가지가 넘는다. 지방 곳곳의 시장도 찾아갔고 움직이는 택시와 버스에도 올라탔다. 지난 4월 일어난 세월호 참사 이후 팽목항을 찾기도 했다.
이렇게 다양한 아이템이 소개된 가운데 선정 기준에 대해 들어봤다. ‘다큐 3일’을 책임지고 있는 김형운 팀장은 “특별한 기준이 없다. 사람들의 삶을 들어가 볼 수 있는 장소라면 ‘이건 안 된다’하는 제약이 전혀 없다. 시기에 맞게 아이템을 선정할 때도 가끔 있지만 시의성 있는 아이템은 잘 선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시장, 학교, 교도소 등 다양한 장소를 찾아가기 때문에 장소 섭외는 기본이다. 장소 헌팅에 고생을 할 것 같지만 ‘다큐 3일’, 프로그램 자체 이미지 덕분에 득을 보고 있다. 김 팀장은 “프로그램 이미지도 좋고 아시는 분들도 많아서 사실 현장에서의 어려움이 있지 않다. 오히려 ‘찍을 게 있냐’며 반겨주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다만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이 출연하는 것이기 때문에 신경써야 하는 부분은 있다. 연출 없이 리얼한 모습을 찍는 것이기 때문에 노출을 원하지 않는 출연자는 모자이크나 편집 처리한다. 일례로 만학도 편에 출연한 한 할머니는 사돈집에서 자신의 학력을 모른다며 촬영 편집을 요구하기도 한다.
여러 다큐멘터리가 있지만 ‘다큐 3일’만의 매력은 단 3일, 72시간이라는 시간, 공간적 제한을 두고 촬영에 임한다는 것이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오히려 영상의 힘을 실어준다. 진짜 딱 3일만 촬영하냐고 묻자 김 팀장은 “정말 72시간만 찍는다. 시간이 넘으면 카메라 전원을 버린다. 그게 철칙이고 안 지키면 우리 프로그램의 근간이 무너진다”라고 강조했다.
‘다큐 3일’ 속 내용들은 여러 번에 걸친 회의와 4~5명의 VJ들 손을 통해 탄생된다. 정확하게 촬영엔 나흘이 투자된다. 월요일 오후에 촬영이 들어가면 목요일 오후에 끝이 난다. 촬영엔 PD, 작가, 서브작가, VJ가 참여하며 정확하게 72시간만 촬영하기 때문에 VJ가 한꺼번에 촬영에 동원된다. 촬영 강도가 높은 대신 원하는 그림을 뽑아내기 위해 자전 조사를 바탕으로 일정을 고려한다.
촬영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후반 작업도 ‘다큐 3일’의 매력을 배가시킨다. 아이템에 맞는 내레이션과 BGM이 더 큰 감동을 선사한다. 김 팀장은 “내레이션 선정 기준은 무조건 아이템이다. 현재는 안정훈 씨가 가장 많이 하고 있다. 프로그램에 맞게 친근하고 다정한 목소리를 찾는다. BGM의 노하우는 모두 음악감독에게 나온다. 다만 PD가 원하는 곡이 있으면 상의를 해서 투입되기 도 한다. 실제로 ‘다큐 3일’에서 가장 많이 나온 곡은 아마 봄여름가을겨울의 ‘브라보 마이 라이브’일 것”이라며 웃었다.
최근엔 교양 프로그램도 극화가 되고 쇼처럼 변모하기도 한다. 하지만 ‘다큐 3일’은 생생한 날 것 같은 방송을 지향한다. 그렇기에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다큐 3일’을 통해 보는 현실이 다르기도 하다. 슬픔으로만 가득찰 것 같은 추모공원은 생각보다 밝았고 청춘의 열기가 가득찰 것 같은 신촌의 거리는 현실로 인해 씁쓸했다. 이런 의외성의 힘이 꽤 크다.
벌써 7년, 나올 수 있는 아이템은 거의 다 나왔다고 봐야 한다. 전국의 시장도 많이 다녔다. 많은 고민이 있지만 앞으로 ‘다큐 3일’의 지향점은 같았다. 변화도 중요하지만 뚝심을 지키는 것.
“사실 7년이 되니까 변화를 생각해야 될 때인가 고민 중이다. 교양 프로그램 중에서 잘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트위터 @mkculture